“광야의 시간을 기억하며 본질적 ‘감사’ 회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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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시간을 기억하며 본질적 ‘감사’ 회복하기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11.1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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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의 기쁨 나누는 교회
사진설명. 핼로윈데이를 세상 사람들이 누리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추수감사절을 교회의 담벼락을 넘어 이웃과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축제의 현장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어떨까.
핼로윈데이를 세상 사람들이 누리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추수감사절을 교회의 담벼락을 넘어 이웃과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축제의 현장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어떨까.

언택트 시대 ‘추수감사절’ 어떻게 보낼까?

10월의 마지막 밤, 대한민국의 번화한 거리 곳곳에는 기괴한 분장을 하고 괴물 옷을 입은 이들이 길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많은 세상 사람들은 10월 31일을 종교개혁기념일로 기억하기보다는 ‘핼로윈데이’로 기념한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들도 유치원에서 문화행사라는 이름을 한다는 이유로 도깨비와 같은 분장을 하고, 사랑이나 초콜릿을 받아왔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다.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기억하는 절기로 추수감사절을 지키지만, 교회만의 잔치로 끝내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원래 추수감사절은 1620년 영국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으로 이주한 이듬해 처음으로 추수한 곡식과 칠면조를 잡아놓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린 것에서 유래됐다.

미국에서는 1789년 워싱턴 대통령이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을 국경일로 선포하면서 국내 교회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핼로윈데이를 세상 사람들이 누리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추수감사절을 교회의 담벼락을 넘어 이웃과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축제의 현장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어떨까. 언택트 시대를 맞아 추수감사절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감사의 기쁨을 이웃과 나누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 왔음을 기억하라”

성경에서 감사를 고백하는 것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5:16~18)와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5:18)’는 말씀처럼 감사는 성경의 원칙이자, 하나님의 명령이기도 하다.

추수감사절은 ‘연말에 밭에서부터 거두어 저장한 것을 감사해’ 드리는 절기인 초막절(출23:16)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둘 때 맥추절을 제정해 지켰다면, 마지막 수확한 때에 초막절을 제정해 지킴으로 한 해 동안 얻는 것이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기억하고 감사를 고백했던 것이다.

권혁승 교수(서울신대 구약학)는 “성경에 나오는 추수감사절은 한 해 추수를 마친 후 지키는 초막절로 초막절 행사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집 밖에 초막을 짓고 그곳에서 일주일을 지내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성경은 풍성하고 즐거운 추수감사절에 초라한 초막으로 나아갈 것을 명령한 것일까.

권 교수는 “거기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을 하고, 광야에서 40 여년 간 초막에서 지냈기 때문”이라며, “적어도 1년에 한번 초막에서 지냈던 때를 기억하며, 자신도 모르게 잃어버린 감사를 회복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초막으로 돌아가 잃어버린 기도의 골방을 되찾으라는 의미가 있다”며 “추수감사절, 우리가 초막으로 나아가 본질적인 감사를 회복하며 잃어버린 기도의 자리를 되찾아 하나님께 삶의 우선순위를 돌려드리는 영적 회복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나눔으로 진정한 감사 전하길”

‘위드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웃과의 나눔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사랑의 고백을 전하는 교회들도 늘어가고 있다. 추수감사절 강단을 꾸미기 위해 예배당 앞을 장식한 과일바구니를 행사 후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베풀거나 추수감사절 헌금을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서울 영등포 도림교회(담임:정명철 목사)는 추수감사절, 농촌교회가 생산한 쌀을 교인들과 나누는 행사를 가졌다. 교회가 속해있는 교단을 통해 농촌교회에서 생산할 쌀을 구입해 나눔으로써 농촌교회와 농민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목민교회(담임:김덕영 목사)는 추수감사절의 감사와 기쁨을 어려운 이웃에 전하기 위해 최근 복지시설 10개소에 총 300만원 상당의 ‘사랑의 나눔박스’를 전달했다. 남양주광염교회(담임:김세열 목사)는 성도들의 추수감사절 감사헌금을 취약아동의 꿈을 응원하기 위한 운동화 15켤레를 기부하는데 사용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분당우리교회(담임:이찬수 목사)는 3주간의 특별한 ‘감사챌린지’를 실시한다. 8일부터 27일까지 매일 5가지 감사제목으로 100가지 감사를 완성해가는 것으로 교회 홈페이지에서 ‘감사노트’를 다운 받아 나와 가족, 교회와 이웃, 환경과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기도제목을 올려드리는 것이다.

이찬수 목사는 “시대적으로도 그렇고 코로나19의 상황으로 감사를 고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남녀노소, 전 피조물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첫 관문이 감사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개인과 가정, 교회에 감사가 회복되고 은혜 가득한 추수감사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감사, 일상의 고백 돼야”

감사의 고백은 일상 속에서 아무리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다. 도서 ‘평생감사(생명의말씀사)’의 저자 전광 목사는 “성경에서는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한다. 이는 기쁜 일뿐만 아니라 고통스런 일과 고난을 포함하는 것이며, 안 좋은 일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상 속의 가장 작은 것에 대해 감사를 고백하기를 권했다. 전 목사는 “추수감사절이기 때문에 감사를 말할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모든 것에 대해 감사를 고백하면, 모든 일상이 행복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감사는 하나님의 축복을 담는 그릇”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의 절기, 그리스도인이 감사함으로 절제된 ‘풍요’를 누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은선 교수(안양대)는 “풍요가 잘못하면, 향락으로 가고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너질 수도 있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지만, 모든 것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풍요의 마음을 절제 속에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은 모든 것이 너무 풍요롭기에 추수에 대한 의식이 많이 없다. 하지만 전 세계에는 여전히 굶주리고 가난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불평하기보다 감사의 제목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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