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일상은 깨졌지만, 운동으로 ‘체력’과 ‘영성’ 다 잡았죠”
상태바
“코로나로 일상은 깨졌지만, 운동으로 ‘체력’과 ‘영성’ 다 잡았죠”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1.10 09:3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코로나로 힘들었지만 ‘오히려 좋아’
‘홈트’ 영상 찍다 ‘득근’한 유누리 목사
WNC ‘클래식 피지크’ 종목서 1등 차지
유누리 목사는 지난 8월 열린 WNC부산대회에서 ‘클래식 피지크’ 종목 1위를 차지했다.
유누리 목사는 지난 8월 열린 WNC부산대회에서 ‘클래식 피지크’ 종목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로 성도 분들을 만나기가 워낙 어려워졌잖아요.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요즘 유행하는 ‘홈트(홈트레이닝, 집에서 하는 운동)’에 빠지게 됐고, 운동 강도를 높이다 보니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까지 하게 됐죠. 코로나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였어요.”

일산 풀향기교회 부목사로 시무하고 있는 유누리 목사. 유 목사가 있는 곳은 어디든지 ‘짐(GYM)’이 된다. 아침마다 교역자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스쿼트를 하고, 청년들을 만나도 간단한 운동부터 시작한다. 함께 모여 스쿼트 100개쯤 하고 나면 땀도 땀이지만 함께하는 사람들 사이에 유대감이 생긴다. 절로 행복한 기운이 감돌고, 호흡 사이로 새어 나오는 웃음은 마스크로도 가리기 어렵다. 

평범한 30대 목회자가 ‘몸짱’이 되기까지, 극적인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코로나 유행이 시작되면서 건강에 관심이 생겼고, 나부터 건강을 회복하자는 마음으로 12주간 ‘홈트 영상’을 제작해 교인들과 나눴다. 작은 변화가 촉발점이 되어서 교회 안에 운동 붐이 일기 시작했다. 걷기 운동도 함께 진행하게 됐다. 지역의 명소를 산책하듯 다녀오는 캠페인이었는데,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면서도 얼마든지 성도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장이 됐다. 심방은 아예 헬스장에서 진행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1대1 만남은 얼마든지 가능했는데, 그 최적의 장소가 헬스장이었던 것. 

“교회에 비만으로 고민하던 분이 계셨습니다. 주일성수도 잘 하지 않던 분이셨는데, 아내 집사님의 권유로 저와 함께 헬스장 심방을 시작하셨죠. 놀랍게도 몸무게가 17kg이나 빠지셨습니다. 정장을 만드는 일을 하셨는데, 살이 빠지면서 옷맵시도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기셨다고 해요. 체력이 좋아지면서 삶의 변화가 일어나고, 신앙도 함께 성장했습니다. 셋째 아이가 생긴 건 덤입니다.”

일련의 변화들을 경험하면서 유 목사에게는 “체력이 영성이다”라는 목회의 슬로건이 생겼다. 그를 만나러 오는 교인들과의 대화 소재도 변했다. 건강과 운동이라는 키워드가 생기니 대화의 폭이 넓어졌다. 

“일상의 이야기가 절로 나오는 거죠. 요즘 건강이 어떤지, 뭘 주로 먹는지, 어떤 운동을 하는지 대화하다 보면 전에는 몰랐던 교인들의 삶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목회자로서 영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삶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저는 주로 물을 많이 마셔라, 깊이 자라, 건강을 위해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자신을 찾아오는 교인들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도 땄다. 필기와 실기는 이미 합격한 상태이고, 실습만 남겨두고 있다. 영양에 관해서도 공부했고, 동기부여를 위해 보디빌딩 대회 출전까지 감행하게 됐다. 월드 네츄럴 챔피언십(WNC) 부산대회에 참가해 보디빌딩 종목 2위, ‘클래식 피지크’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저는 코로나의 어려운 시기에 찾아온 뜻밖의 변화를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목회적 방향이 많이 바뀌게 됐거든요. 믿지 않는 이들도 만날 기회도 활짝 열렸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믿지 않는 남편, 자녀에게 제 사진을 보여주면서 만나보라고 권유하신다고 해요. 이렇게 하면 실제로 만나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교회의 문을 낮추는 접촉점이 된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성경을 연구하면서도 ‘몸’과 관련한 구절들에 관심이 간다. 얼마 전에는 교회 강연을 부탁 받고 체계적으로 내용을 정리하기도 했다. 

“고린도전서 6장 13절을 보면 몸은 음란을 위해 있지 않고, 주는 우리 몸을 위해 계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몸은 하나님의 소유인 것이죠. 19절에서는 우리 몸이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이기에 청지기적인 자세로 잘 관리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육신의 거룩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운동을 하며 실감합니다. 먹는 것도 보는 것도, 우리 입에서 나오는 것도 거룩해야죠.”

유 목사는 운동할수록 더욱 영성이 깊어짐을 느낀다고 했다. 단적인 예로 무게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하다 보면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회복의 과정에서 하나님이 우리 몸을 놀랍게 디자인하셨음을 체험으로 알게 된다. 

“저는 교회는 일종의 ‘인생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실 때 영적인 것뿐 아니라 지적인 면, 관계적인 면, 신체적인 것까지 주셨는데 그동안 이 학교에서 너무 영적인 부분만 강조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체력은 영성과 지성을 담을 그릇입니다. 그릇이 깨지면 안 되겠죠. 코로나로 우리의 일상이 깨졌을지 모르지만, 열심히 그릇을 단련해서 쉽게 깨지지 않을 지성과 영성을 품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누리 목사는 지난 8월 열린 WNC부산대회에서 ‘클래식 피지크’ 종목 1위를 차지했다.
유누리 목사는 지난 8월 열린 WNC부산대회에서 ‘클래식 피지크’ 종목 1위를 차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제성 2021-11-11 20:04:08
우왕굿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