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목회하는 조경선 목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구독자 1만1천3백여명을 보유한 유튜버로 변신해 있었다. 일 년 전 만났을 때 막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했는데, 그는 ‘지저스TV 을래강변’을 운영하며 신천지를 알리고 탈퇴자들을 돕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예배를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다가, 그 안에 이단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신천지와 악연도 있었기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지요.”

인천새희망교회는 2015년경 교회 건축 후 큰 홍역을 치렀다. 새로운 부흥을 꿈꾸던 교회에 새로운 교인 30여명이 등록했다. 알고 보니 그들이 교회를 장악하기 위해 잠입한 신천지 교인들이었고, 이른바 ‘산옮기기’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혼란을 수습했고, 조 목사는 그 과정에서 신천지 교리와 교주 이만희에 대해 철저히 연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감염 확산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화가 났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유튜브를 활용해 신천지의 실체를 알리고 탈퇴자를 돕기 시작한 것이다. 

조 목사는 1인 방송국 등록도 마치고 매주 네 차례 한 시간 이상 방송을 하고 있다. 신천지 교리를 파헤치고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기도회도 꾸준히 갖고 있다. 

절박한 심정 때문인지 구독자는 빠르게 증가했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신천지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된 신도들이 그를 찾았다. 한국교회 이단 사역자들과 연대도 하게 됐다. 그의 방송은 신천지 교인들이 탈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유튜브 사역은 대면 사역으로 발전했다. 방송을 듣고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사람들과 ‘신천지탈퇴자회복연대’(리커버)를 결성하고 정식 허가까지 얻었다. 그는 지도목사이자 고문으로 섬기며 신천지 탈퇴자들에게 건전한 복음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는 20명 단위로 2개 그룹을 지도하고 있는데요. 신천지 탈퇴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듯이 괴리감 때문에 사회 적응이 어렵습니다. 특히 교회 적응이 어려워요. 수요일이면 성경공부를 겸해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조 목사는 이단상담소에서 4주 가량 교리상담을 마친 탈퇴자들과 6개월 동안 성경공부를 한다. 이단상담소가  교리 반증에 집중한다면, 조 목사는 탈퇴자들이 다시 성경을 바르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신천지에 빠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성경을 잘 몰라서입니다. 거기서 배운 내용에 매몰되어 있어요. 교주를 지탱하는 구절만 알고 있죠. 저는 이단이 잘 가르치지 않는 사도행전을 강해합니다. 교회의 기능과 역할, 성도의 의무, 신앙 이유를 교육하는 것이죠.”

조경선 목사처럼 탈퇴자들이 일반 교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목회자는 많지 않다. 그는 지역별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한 달에 한번 전체 세미나를 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감사한 것은 우리 교인들입니다. 장로님 세 분이 중심이 되어서 피해자를 돕는 ‘종교피해인권연대’를 만드셨습니다. 저를 대표로 세워주시고, 교인들은 피해자들을 위해 헌금도 하고 있습니다.”

이단대응 사역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사명감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들다. 이단들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데, 조 목사 역시 현재도 2건의 형사고소를 당한 상황이다. 유튜브 계정을 삭제시키려는 취지의 신고도 40번이나 당했다. 

“기도하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점점 기도시간이 길어지고 있고, 이단 반증을 위해 성경을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됩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목회가 힘들어졌는데, 오히려 성경연구와 기도하는 패턴에 집중하면서 본연의 목회를 더 회복해 가는 것 같습니다.”

조경선 목사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이단 전문사역자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단 피해자들을 돕는 목회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했다. 열정이 있다면 그는 누구에게나 가진 자료를 공유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지저스TV을래강변은 오는 16일 청춘반환소송 공청회를 주관하여 신천지 피해자들을 도울 예정이다.
 

이인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