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도들도 이런 마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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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성도들도 이런 마음이겠지~”
  •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
  • 승인 2021.11.02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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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부천 성만교회)

코로나 이전에 전도부장으로 계신 이효생 권사님을 쫓아 아파트 전도를 나간 적이 있습니다.
“띵동~ 띵동~”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며 전도하셨구요.
얼떨결에 전도를 따라간 저는 매번 불편한 마음, ‘띵동’ 할 때마다 안에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가득했었습니다. 그런데도 너무나 용감하게 전도를 하는 이효생 권사님이 부럽기도 했구요.

요즘 코로나 시대에 ‘무슨 전도?’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마음은 알겠는데요. 사실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이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전도했을까?’ 하는 마음도 들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에 우리 교회는 전도를 하고 있고, 매주 꽤 많은 새 신자들이 등록하고 지금도 전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공들여 전도하는 두 가정이 있습니다.
나름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관계를 맺고 분위기도 좋았는데요.
얼마 전 “우리 교회 한번 오세요~”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좋은 관계를 맺었고, 이제는 무르익었다 생각해 드린 말씀이었는데요.
그 순간 그분들의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목사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도대체 이 목사님이 제정신인가?”
“지금 이런 시기에 교회에 오라고?”
“정상적인 교회 맞아?”  

그 짧은 순간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휘젓게 만드는 거였습니다.
늘 좋은 마음으로 저를 바라봐 주는 성도들을 대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그런 눈빛을 상대하니 저도 당황되기도 했구요.

이러저러한 말로 얼버무리고 “기회 되면 한번 오세요~” 하고 돌아서는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혼자 차 안에서 끌탕하고 자책도 했구요,
좀 더 지혜롭게 말씀드렸어야 했고, 좀 더 좋은 기회에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구요.

그 순간 “우리 성도들도 전도하다가 거절당하면 이런 마음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 스스로에게 “복음을 전하다 거절당하는 것, 이 목사, 너 잘한 거야~”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전도도 못하고 벙어리로 있는 것보다, 전도하다가 거절당하는 게 백번 낫다는 마음도 들구요. 뭔가 이상한 짓 하다가 받는 모멸감의 눈빛이 아니라, 전도하다가 거절당하는 그런 눈빛은 얼마든지 감당해야 하고, 또 감사한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구요.

이러저러한 핑계와 변명으로 주님의 복음을 전하지 못하는 우리가 아니라 거절당하더라도 기꺼이 주님을 자랑하고, 교회를 자랑하는 우리 공동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가득하고, 거절당해 돌아오는 마음이 그렇게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날이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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