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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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합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0.12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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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입니다 (28)교회의 맥가이버 관리집사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큰 위로

예배를 위해 교회 문을 여닫는 일을 비롯, 예배처소 및 부속 건물과 비품 일체를 유지·보수·관리하는 이를 ‘관리집사’라 부른다. 과거에는 ‘사찰집사’나 ‘교회지기’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교회에 따라 관리집사들은 전기와 음향시설, 차량운행, 주차 봉사, 청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역을 도맡아 한다. 

전주창성교회(담임:정석동 목사)에서 관리집사로 섬기는 조규혁 안수집사는 결혼 전까지만 해도 교회와는 관계없던 삶을 살았다. 어려서 친구를 따라 몇 번 교회에 나가긴 했지만, 신앙생활로 이어지진 않았다. 결혼 후 본격적으로 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창성맨’으로 살고 있다. 교회가 설립된 지 1년이 지난 87년부터 함께했으니 참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한 셈이다. 

2000년 무렵 “교회에 와서 일해달라”는 김현종 원로목사의 권유로 관리집사를 맡았다. 

“관리집사가 되기 전에도 담임 목사님 비서처럼 7년여를 섬겼습니다. 다니던 직장에서 여러 가지 갈등이 생겼을 때 마침 관리집사 직을 제안받았죠. ‘세상 것도 하는데 교회 일이라고 못 하겠느냐’ 하는 마음으로 수락을 했습니다.”

조 집사는 스스로 “교회 건물을 많이 아끼는 편”이라며 “건물 구석마다 교인들이 이용할 때 편리하게끔 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런 조 집사에게서 “교회 일은 내가 가장 잘 안다”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일이 아닌 ‘사명’으로서 업무에 임한다는 비장함도 느껴졌다. 그는 “이 일은 사명 없이는 못 한다”고 말했다. 

“집사람과 제가 교회에 머물다 보니 아무래도 보이는 게 많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좋은 점만 있는 게 아니고 불편한 일들도 있습니다. 저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까요. 사명이라는 마음이 없으면 낙심하게 될 일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건 역시 ‘신앙의 힘’이다. 

“항상 말씀 안에 있어야 합니다. 세상의 관점으로 보면 저 역시도 보통의 인간이라 좋은 것은 좋다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하고 싶어지는데 그걸 곧이곧대로 다 하는 것이 덕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신앙의 힘으로 입술의 파수꾼을 세우고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애씁니다.”

지나가는 말이라도 감사를 표하는 분들이 있어 행복하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속담이 먼 얘기가 아니다. 

전주창성교회에서 관리집사로 섬기는 조규혁 안수집사.
전주창성교회에서 관리집사로 섬기는 조규혁 안수집사.

“교인들께서 감사를 표할 때가 많아요. 힘들 때 말이라도 애쓰고 수고한다는 말을 한마디씩 들을 때 위로가 되고 피로가 풀립니다. 특히 담임목사님의 역할이 참 중요한데, 너무 선비같고 인품이 훌륭한 분과 함께 사역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목사님께서 한 번도 타인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시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저도 덩달아 겸손해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런 분을 가까이 섬길 수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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