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몸값만 키운 연합기관 통합논의...전광훈 목사 재출마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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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몸값만 키운 연합기관 통합논의...전광훈 목사 재출마설 솔솔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10.12 0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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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점검 // 연합기관 대통합 어디까지 왔나?

한교연 “더이상 만날 일 없다”, 한기총 “이단문제 양보해라”
한교총, 통합 추진 과정서 “한기총 몸집만 불려줬다” 비판도

 

한국교회총연합 기관통합준비위원회 제3차 모임이 지난달 29일 한교총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한국교회총연합 기관통합준비위원회 제3차 모임이 지난달 29일 한교총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소강석·이철 목사)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한국교회 보수 연합기관 대통합의 성공 여부가 오는 30일이면 가려질 예정이다. 한교총이 선제적으로 내걸었던 기한이 이달 30일까지였기 때문이다. 2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안타깝게도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애초에 기대됐던 대통합과는 점차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송태섭 목사)과는 지난달 29일 양측이 각각 7명씩 모여 통합 논의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교연 측은 “두번째 만남은 우리가 주관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만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한교연과의 통합 논의가 무산됐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우선협상 대상으로 거론되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 대표회장:김현성 변호사)와는 아직까지 계속해서 물밑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임시 대표회장 김 변호사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표회장과 통합준비위원장과 별도로 만나고 있다”며 “한교총에서 요구한 한기총 내 일부 단체와 인사에 대한 문제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가 언급한 일부 인사에 대한 문제는 한교총이 최근 한기총에 전달한 한기총 내 이단 명단과 관련이 깊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한교총은 회원 교단들로부터 이단 및 사이비로 결의한 인사들의 명단을 받았으며 그중 7명을 추려 한기총에 보내고 처분을 요청했다. 이중에는 한교연에 소속된 인물도 있다. 

이에 대해 김현성 변호사는 “징계에는 사유가 필요한데 언급이 된 인사들이 자체적으로 행정보류를 해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대상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스스로 행정보류를 해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한기총 임원회에 포진되어 있어 행정보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변호사는 “내 맘대로 행정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며 “통합정신이라는 것은 서로가 조금 달라도 인정하며 가는 것인데 너무 극단적인 걸 요구하고 조금도 양보를 안 하면 통합에 이를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기총 일각에서는 한교총 주도의 통합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일종의 ‘출구전략’도 세우고 있다. 임시총회를 통해 새 대표회장을 선출하고 ‘정상화’ 수순을 밟겠다는 것. 직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현 한교총 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의 이름이 차기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기총 내부의 한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의 경우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한기총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전 목사 측근이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며 “전 목사의 정치적 입지가 가장 컸던 때가 한기총 대표회장 시절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귀뜸했다. 

소강석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설은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한교총 주도의 연합기관 통합이 무산될 경우, 한기총으로 직접 들어가 이단 문제를 해결하고 재차 통합 논의를 진행한다는 가정이다. 

소 목사의 한 측근은 “소 목사가 현재 한기총의 소속 단체(한반도복음화중앙협의회) 총재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에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면서도 “그러나 한교총 현 대표회장이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하는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고, 교단에서도 반발이 심할 것이다. 소 목사 본인도 원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한기총 관계자는 “연합기관 통합 논의 직전까지 한기총은 사실상 고사 직전이었는데 통합 논의 과정에서 오히려 존재감이 부각됐다”며 “통합이 무산되더라도 잃을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새 대표회장 주도로 연합기관 통합이든, 정치적 입지 강화든 새로운 일들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기관 대통합이라는 대전제 아래 시작된 물밑 대화. 하지만 결과는 죽어가던 한기총의 몸값만 높여준 모양새가 됐다. 결국 ‘대통합’의 필요성을 가장 먼저 언급한 한교총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실질적 통합에 이르는 결단을 할 수 있을지 향후 결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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