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한 개, 귀는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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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한 개, 귀는 두 개
  • 김학중 목사
  • 승인 2021.10.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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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목사/꿈의교회 담임

필자는 몇 년 전부터 마음이 맞는 목사님들과 함께, 1주일에 한 번씩 합창을 연습해왔다. 코로나로 인해 2년째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지만, 그전에만 해도 아무리 바빠도 정해진 시간만큼은 반드시 구별해서 합창을 연습해왔다. 이러한 필자가 신기했는지, 하루는 어떤 목사님께서  물었다.

“목사님은 바쁘실 텐데, 뭐가 좋아서 꾸준히 합창을 참여하시나요?” 

뜻하지 않은 물음이었다! 그러나 이미 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합창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일어났던 한 가지 사건 때문이었다.

합창을 시작한 첫날, 필자가 힘껏 소리를 지르며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그때 지휘자께서 필자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목사님, 옆 사람의 소리를 잘 들어보세요.” 그리고는 곧바로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합창은 각자 다른 소리가 모여서, 마치 하나의 소리로 노래하는 듯한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합창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냐? 하나로 맞추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옆 사람을 잘 듣고 맞추어서 소리를 내야 합니다. 입은 한 개인 반면에, 귀는 두 개인 이유를 잘 생각해보세요.”

이 말의 울림은 매우 컸다.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의 성공 비결도 먼저 잘 듣는 것에 있었다. 교회 크기에 상관없이 성도의 말을 경청하는 목회자가 인정받았고, 주변 사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결국 인정받았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무조건 시간을 구별해서 합창에 참여했다. 잘 듣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더 잘하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 앞에서 우리 사회를 바라본다. 우리나라는 이미 대선 정국에 들어갔다. 후보마다 ‘이 나라에 가장 적합한 지도자가 바로 나’라고 외치며 지지를 호소한다. 정당마다 ‘이 나라에 가장 적합한 정당이 바로 우리’라며 지지를 호소한다. 그러면서 정당 지지율 숫자에 울고 웃는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발표 뒤에 숨겨진 것들이다.

어떤 설문조사에서는 설문을 시도한 사람의 5~10%만이 응답했다. 그나마 확실한 대답이 가능한 사람이 응답한 것이다. 그런데도 지지 정당이 없다는 부동층이 약 10%가 나왔다. 또 어떤 기관에서는 신중하게 골라서 약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부동층이 많게는 30%로 나왔다. 이 두 가지 조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조차 지지할 정당을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분명하다. 서로 자기 이야기만 하다 보니 충돌이 나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국민의 기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의도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아파트 주민 반상회에서부터 가정에서까지 마찬가지이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소위 ‘가나안 교인’의 수가 최소한 150만 명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점점 늘어날 것이라 말한다. 왜 그럴까? 과거에 있었던 부흥의 영광에 취해서, 교인들의 소리, 세상의 소리에 귀를 닫았기 때문이다. 물론 저마다 양보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해도, 계속 귀를 닫은 교회 공동체는 신뢰받을 수 없다는 것! 이것이 교회의 현실이다.

이처럼 우리는 저마다 목소리를 높인다. 입은 한 개이고, 귀는 두 개다. 이 평범한 사실이 더욱 절실한 때! 먼저 귀를 열어서, 답답함을 풀어주는, 하늘과 땅의 통로, 인간 사이의 통로로서의 교회로 바뀌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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