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차, ‘대면총회’ 개최했지만 안건 논의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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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년차, ‘대면총회’ 개최했지만 안건 논의 부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10.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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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정기총회 결산 (중) // 무엇을 다뤘나

전자투표 도입 보편화, 한계와 과제도 확인돼
큰 폭 교세 감소, 충분한 토론 부족해 아쉬워

한국교회 주요 장로교단의 9월 정기총회가 끝이 났다. 코로나19를 처음 겪었던 지난해 급거 온라인 회무를 도입하며 어수선 했던 모습은 올해 상대적으로 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된 가운데서 오히려 차분하게 대면 총회를 무사히 치러냈다는 평가다. 각 교단들은 여건에 맞춰 총대 인원을 축소하거나 거점별 온라인 회무를 진행했다. 회무 일정을 하루로 단축하거나 예년과 비슷한 일정으로 총회를 추진한 교단도 있었다. 그러나 치열하게 전개되어야 하는 총회 정책안과 헌의안들이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일 수밖에 없다. 2021년 장로교단 총회를 결산한다. 

예장 통합 제106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총대들이 상정 안건에 대해 찬반 의견을 표하고 있다.
예장 통합 제106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총대들이 상정 안건에 대해 찬반 의견을 표하고 있다.

효율 극대화 꾀했지만 아쉬움 남아
대면 총회로 추진되는 만큼 교단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작년보다 더욱 방역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의 방안도 미리 마련했다. 
다행히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황희)는 교단의 정기총회는 기업 주주총회와 같이 필수 활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장종현, 소강석, 이철 목사)에 전달했고, 교단들도 사회적 인식을 지키기 위해 세심하게 준비했다. 
개최 수일 전부터 정기적으로 방역하고, 총회장 출입 요건을 강화해 PCR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결과를 보여줘야 입장할 수 있었다. 외부인사도 현장에서 신속진단키트를 실시해야 했다. 다행히 총회가 끝난 이후 현장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
코로나 2년차를 겪으면서 회의 효율을 극대화 하려는 교단들의 노력도 두드러졌다.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되는 임원선거에서는 단독 입후보자가 나온 경우 총대들은 표결 대신 만장일치 지지로 신속하게 협력해주었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전자투표를 도입한 교단들이 대부분이었다. 예전 임원선거는 총대들이 기표소에서 직접 표결을 한 후 개표가 진행됐다면, 이제는 총대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개별암호를 입력한 후 표결을 하게 되고, 투표가 끝나면 전산으로 곧바로 당선자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과제도 발견됐다. 이번 합동 정기총회 목사부총회장 선거에서 개회 성수인원과 투표 참여인원 간 차이가 발생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개회 이후 입장한 총대에 대해 투표 전 확인절차가 빠졌기 때문이다. 
또 투표권이라고 할 수 있는 총대 명찰이 관례대로 노회별로 일괄 지급된 것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회의 효율성 차원에서 모바일 투표는 교단 총회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면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자평할 수 있지만 아쉬움도 있다. 각종 헌의안을 충분히 논의하고 각국 위원회 보고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토론할 물리적 시간 자체가 부족한 것이다. 교단들은 주요 안건들을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위임한 가운데, 현재 교단별로 정기총회 후속조치들이 추진되고 있다. 

교세의 큰 폭 감소 어쩌나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특별히 올해는 거의 대부분 교단들이 교세 감소추세가 강화된 것처럼 보였다. 특히 최근 10년간 확인된 교단별 감소 인원을 파악해본 결과는 충격적이다. 
본지는 교세 통계를 발표하고 있는 교단의 현재 교인 수와 10년 전 교인 수를 비교해봤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합동 총회는 238만명, 통합 총회는 239만명으로 각각 10년 전보다 57만명, 46만명이 감소했다. 
교세 규모로 한국교회 양대 교단이라고 할 수 있는 합동과 통합총회에서 10년 동안 103만명이 교회를 떠난 것이다. 고신총회는 10년 사이 약 6만명, 합신총회는 약 2만명, 기장총회는 10만명이 이탈했다. 올해 상반기 발표된 감리교회의 경우도 10년 동안 36만명이 감소했다. 특히나 올해도 다음세대 감소가 두드러졌다. 교회학교 통계를 공개하고 있는 통합과 합신총회 의 감소폭을 보면, 코로나19 여파는 다음세대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수 연합기관 통합추진 결의 없어
이번 장로교단 정기총회에서 한국교회 보수 연합기관 통합을 추진할 수 있도록 결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사였다. 현재 한교총, 한기총, 한교연 세 기관은 통합추진 기구까지 구성해 협의를 진행해가고 있다. 
특히 한기총 내 이단성 인사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논의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려면 의사결정 최고기구의 결의는 큰 동력이 된다. 더구나 이단 논란이 되는 인사에 대한 정기총회 결의가 살아있는 교단이라면 더욱 그렇다. 
안타깝게도 연합기구 통합을 추진하도록 결의하거나 위임한 총회 결의는 없었다. 임원회 또는 실행위를 중심으로 향후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기총 내 이단성 인사에 대한 총회 결의가 있는 교단들로서는 적잖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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