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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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장의 무게”
  • 강석찬 목사
  • 승인 2021.09.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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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목사/예따람공동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출마한 후보들이 참 많은데, 각자 처절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깨끗한 선거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흠집 들추기를 앞다투어 다른 후보자의 뒤를 캐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 국민의 눈과 귀로 들어오는 후보자들의 뒷모습이 맑지 못하고 어지럽기만 하다. 국민은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데, 누굴 뽑아야 할지 난감하다. 

9월이다. 교계는 총회장을 선출하는 총회의 계절이다. 나라의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한 표를 행사하여 뽑지만, 교단의 총회장 선출은 간접 선거이다. 노회가 목사와 장로 총대를 선정하고, 총대들이 투표하여 교단의 대표인 총회장을 뽑는다. 그래서 총회장 선거는 총대의 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회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부정한 일이 은밀히 벌어지곤 한다. 공명선거하자고 총회장에 출마한 분들이 서약식까지 하지만, 지켜진 해는 없었다. 올해에는 어떨까? 걱정하는 마음이 총회장의 무게를 달아보자는 제안을 한다.

총회장의 무게? 독자들은 무슨 말인가? 할 것이다. 바벨론 마지막 왕 벨사살이 잔치를 열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한 금, 은그릇으로 술을 마실 때, 다니엘이 하나님의 손가락이 나타나 벽에 쓴 글씨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을 해석했는데, “왕을 저울에 달아보니 모자랐다”라는 뜻이었다. 자신을 하나님보다 높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아니한 왕(단 5:22~27)의 비극을 기억하면서, 교인과 교회, 교단을 대표하는 자리인 총회장이 혹시 하나님의 저울에 달아보았더니 모자란다면, 얼마나 수치스럽고 부끄러운가 하는 걱정 때문에 던지는 제안이다.

총회장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왜 총회장이 되려고 하느냐 묻는다면, 한국교회와 자신이 속한 교단의 부흥과 성장을 위해 헌신적으로 섬기며 일하기 위한다는, 듣기에 좋은 많은 약속과 각오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후보자들의 속셈은 어떤 것일까? 총회장이라는 이름, 명예를 얻고, 교단의 대표 자리라는 교권(敎權)을 얻으려는 것임을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목사는 성직의 본질에 올바르게 따르면 재물이 많을 수 없다. 그런데 총회장에 출마하는 목사는 총대의 수를 확보하려고 거금을 사용한다. 선거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는 것일까? 교인의 헌금일까? 헌금이 이렇게 사용되는 것이 옳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명예, 권력, 재물, 이것은 예수께서 버린 것들이다. 공생애 시작 전, 광야에서 마귀로부터 시험받을 때 뿌리친 것들이다. 예수께서 마다한 것을 얻고자 한다면, 분명히 예수님 따르기, 예수님 닮기와는 거리가 멀다. 

후보자들의 무게를 달아보고, 모자라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하게 된다면 교회에 큰 문제가 생길까? 1년 직인 총회장이 공석이라도, 교단 사무처 직원이 있어 주님의 교회 운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예수님 닮기에 무게가 모자라서 총회장을 선정하지 못했다고, 교회나 교단이 무너질까? 만약 무너지는 교단이라면, 없어져도 될 교단일 것이다. 진정으로 온 교회가 존경하는 목사님이 없다면, 총회장을 뽑지 않아도 좋겠다. 밥상 차렸는데 재 뿌리는 말이라 하지 말라. 코로나로 어려움 겪는 교회가 많은데, 불 지르는 말도 아니다. 이 기회에 우리들의 모습을 정직하게 보자는 말이다. 회개할 것이 많은 한국 교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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