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존중! 후배 사랑! 아름다운 전통을 세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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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존중! 후배 사랑! 아름다운 전통을 세워갑니다”
  • 수원=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9.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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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노회 좋은 노회 ⑩ 수원노회

40년 역사, 선후배 질서가 잘 정립된 노회
코로나19에도 노회원 간 나눔은 더욱 확산
노회 차원 이중직 목회자 지원방안 모색 중
수원노회 임원들은 이번 회기 주제 ‘사랑하고 존경하는 노회’에 맞도록 최선을 다해 선배 목회자들을 섬기고 후배 목회자들을 돌아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노회 임원들과 증경노회장 홍태희 목사가 함께 웃고 있다. 

“목회 환경은 다르지만 목사님들 모두 같은 믿음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배들 의식하지 말고 어렵게 목회하는 후배들을 먼저 생각해 주세요.”

수원노회(노회장:박희권 목사)는 오는 10월 가을 정기노회에 맞춰 노회 설립 4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한다. 지난달 24일 수원 율전교회(담임:이철우 목사)에서는 노회 임원들이 증경노회장들을 초청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성공적인 기념사업을 위한 폭넓은 대화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증경노회장 홍태희 목사는 이 자리에서 임원을 중심으로 최선을 다해 사업을 추진하되, 현장에서 어렵게 목회하는 후배들에게 초점을 두고 사역을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역사만큼이나 수원노회는 선후배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잘 자리잡고 있다. 간담회에서 노회장 박희권 목사를 비롯해 임원들은 선배 목회자들의 경험과 조언을 정중히 구했고, 선배들은 눈치 보지 말고 임원들은 사역에 집중해 줄 것, 특별히 코로나19 때문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후배 목회자들을 먼저 신경 써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사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수원노회 소속 목회자들도 고난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노회 임원들은 어떻게 하면 노회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줄 지가 최대 현안이다. 

노회장 박희권 목사는 “선배 목사님들이 중심을 잡고 계셔서 흔들림 없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기념사업은 선배 목회자들의 공로에 감사하고 후배 목회자들을 격려하는 기회의 장이 되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원들 간 호흡은 최상이다. 선배들은 역대 가장 일을 잘하는 임원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활한 노회 사역을 위한 노회장의 기도가 큰 힘을 발휘하는 듯하다. 노회장은 임원들 덕이라고 모든 공을 돌렸다. 

부노회장 이진완 목사는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 노회장님은 작년 4월 부노회장을 취임하고부터 지금까지 노회 사역을 위한 산기도를 다니고 계십니다.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도할 수밖에 없다고 하시는데, 기도에 힘입어 노회 사역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습니다.”

사실 박희권 목사의 노회를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1994년 전도사 때 교회를 개척한 이후 27년 동안 노회를 떠난 적이 없다. 2년 전 노회장을 역임한 친 형님 박희종 목사와도 노회 사랑에는 한 마음이다. 그는 교회 개척 초기 형편이 어려울 때 쌀을 어깨에 메고 계단을 올라왔던 선배 목회자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노회장이 된 지금, 후배들을 위한 나눔의 사역을 위해 애쓰고 있다.  

실제로 수원노회는 임원진부터 노회원들까지 나누는 데는 모두가 열심이다. 코로나 때문에 제약이 있지만, 임원들은 수원, 평택, 안성, 오산, 화성 등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노회 소속 교회들을 심방하고 있다. 교회 장비와 물품들도 물려주고 공유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증경노회장 홍태희 목사의 경우 최근 2년 간 은퇴 후 사비 1천만원을 모아 후배 목회자들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한 교회는 일 년 동안 선교사 4명, 교회 6곳에 매월 30만원씩 섬기겠다고 노회 추천을 부탁했고 지난 7월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 또 다른 교회는 미자립 교회 사모의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비용 1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목회와 전도 사역을 돕기 위해 섬김에 나선 것이다. 

수원노회는 오는 10월 노회 설립 4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증경노회장들을 초청한 가운데 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br>
수원노회는 오는 10월 노회 설립 4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증경노회장들을 초청한 가운데 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지난 봄 정기노회 때에는 노회 차원에서 의미 있는 결의를 하기도 했다. 총회 교육이나 노회 행사를 할 때 일체 교통비를 지출하지 않는다는 결정이었다. 후배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목사안수비도 없애고 간소한 기념품으로 대체했다. 

임원들의 경우 회의 때 노회 재정을 사용하지 않고 각자 비용을 갹출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재정은 산하 교회들을 위해 흘려보내려고 노력 중이다. 

서기 이우철 목사는 “선배 목회자들이 흔쾌히 공감하고 지지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이번 4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면서도 증경노회장들부터 우리를 위해 재정을 쓰지 말고 교회들부터 돕자고 먼저 말씀하셨다”며 감사를 전했다. 

40년 역사 동안 노회에는 여러 부침도 있었다. 그래도 큰 흔들림이 없었던 것은 선배 목회자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에 대한 소망은 있다. 노회를 떠난 형제 같은 목회자들이 다시 하나 되는 때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증경노회장 최도경 목사는 “함께 노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고, 우리 교단의 역사를 일구어오는데 역할을 했던 만큼 형제와 같은 목회자들과 꼭 다시 화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소망을 전했다. 

한편 수원노회는 이번 가을노회를 준비하면서 특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중직을 가질 수밖에 없는 노회 소속 목회자들을 어떻게 하면 지원할 수 있을까 방법을 찾고 있다. 

이진완 목사는 “목회를 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면 부끄럽지 않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모델을 발굴하자는 차원”이라면서 “이중직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정리해서 노회 안에서 논의하고, 목회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노회 차원에서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직 목회에 대한 성경적 해석을 정립하고, 좋은 모델을 발굴해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이다. 다만 경제적 문제가 먼저가 아니라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이중직이라는 원칙은 확고하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서는 50인 이하 교회의 담임목사의 절반은 이중직을 경험해본 적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생계 곤란까지 겪는 목회자들의 현실을 위해 노회 차원에서 대안 마련에 나섰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번 수원노회 회기 주제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노회’이다. 수원노회는 주제에 잘 맞게 항해 중인 게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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