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성공과 번영이 아니라 ‘하나님 영광’ 위한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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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성공과 번영이 아니라 ‘하나님 영광’ 위한 예언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1.09.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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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 “그 날에 여호와께서 홀로 높임을 받으시리라” (사 2:11)

예언서가 묘사하는 ‘여호와의 날’은 기대와 두려움, 축제와 애통처럼 모순된 단어들을 동시에 떠올리게 합니다. 이스라엘에게 구원을 베푸시는 날이 여호와의 날이고, 그들의 죄악을 심판하시는 날도 여호와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예언자들이 거듭해서 ‘여호와의 날’은 너희의 죄를 심판하는 날이라고 경고하는 것을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날을 구원의 날로만 기억하고 싶어 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물론 여호와는 이스라엘을 건지시는 구원자이십니다. 애굽을 벗어나 시내산에 백성을 모으신 후 언약을 체결하시면서 주신 일성이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였습니다(출 20:2).

우리의 신앙도 구원자 하나님을 만나며 시작됩니다.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 파탄난 가정과 무너진 사업을 되살려주시길 호소하며 하나님 앞에 엎드리곤 합니다. 만사가 순조롭고 평탄한 내 인생 생각하니 누구에게 감사드려야 할지 몰라 이런 종교 저런 철학을 섭렵한 끝에 기독교로 귀의하게 되었다… 그런 간증을 들어보신 적이 있던가요. 자신의 연약함, 죄와 번민을 안고 몸부림치다가 주님을 만난 경험이 훨씬 더 흔하기 마련입니다. 이집트의 지배에서 우리를 구원하신 여호와! 이것이 이스라엘이 고백한 ‘여호와 신앙’의 근간이듯, 가망 없는 죄인을 살려주신 예수님! 이것이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들의 공통된 고백입니다.

그러나 구원자 하나님은 또한 거룩하신 하나님이시기에, 구원받은 주의 백성은 거룩한 백성이되어야 합니다.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45) 이것은 이스라엘을 위한 성결법전의 조항일 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은 우리 모두를 향한 명령입니다.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이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기록되었으되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하셨느니라”(벧전 1:15~16) 이스라엘을 억압한 이방 나라들을 심판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죄 역시 심판하십니다. 그래서 여호와의 날은 승리와 환호의 날이자 두려움과 애통의 날이며, 예언 안에 심판과 구원이 맞물려 있는 것입니다.

이사야서는 시작부터 이러한 복합성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여호와의 날에 임할 영광과 기쁨이 2:1~4과 4:2에 생생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날에는 이방 백성들이 여호와 하나님을 칭송하며 그분 앞으로 몰려들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예루살렘은 정화되며,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백성은 거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 본문에 둘러싸인 2:5~4:1은 긴박하고 무서운 심판의 광경으로 가득합니다. 이방인과 언약을 맺고 우상을 섬긴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날에 그분의 위엄을 두려워 바위 틈으로 몸을 숨깁니다(2:10). 이사야는 그들의 죄가 “여호와를 거역하여 그의 영광의 눈을” 범했다고 선언합니다(3:9). 하나님의 심판으로 예루살렘은 황폐해지고 장정들이 모두 죽어 여인 일곱이 한 남자를 붙잡고 제발 혼인해달라 애원하게 되리라고 묘사합니다(3:26~4;1).

이방인들이 환호하며 몰려드는 영광의 도시 예루살렘(2:1~4), 아름답고 영광스런 시온(4:2)의 모습과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요. 그러나 그것이 정확한 서술입니다. 하나님 백성에게는 번영도 오고 재난도 임합니다. 다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이 모든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는 사실입니다. “여호와께서 홀로 높임을 받으시리라”(2:11) 우리의 성공과 번영을 위해 하나님이 계신 것이 아니라 그분의 영광을 위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그 사실을 잊지 말라는 하나님의 나팔소리가 바로 예언입니다.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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