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깊어지는 한-일…"화해와 평화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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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깊어지는 한-일…"화해와 평화로 나아가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8.1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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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종교시민사회, 8.15 맞아 공동성명 발표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이 12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15 광복/패전 76주년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이 12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15 광복/패전 76주년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의 종교 및 시민사회 운동가들이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지렛대’이자 화해의 ‘마중물’로서 가교역할을 할 것을 다짐했다.

‘8.15광복/패전 76주년 한일 종교·시민사회 공동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이 12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진행됐다.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공동대표:김경민·이홍정·정인성·한충목·오노 분코·타카다 켄·노히라 신사쿠·미쯔노부 이치로, 이하 한일플랫폼)이 주관한 기자회견은 한국에서는 기자회견의 형태로, 일본에서는 공동성명서 보도자료 배포의 형태로 동시에 진행됐다.

기자회견에서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태호 운영위원장의 사회자로 공동대표인 이홍정 목사(NCCK 사무총장)이 인사말에 나섰다. 이홍정 목사는 “평화와 상생, 통일로 가는 것은 하나님의 선교적 과제이자 보편적 인류애를 위한 과제”라며 “교회는 한반도의 봄을 경작하는 일에 한알의 밀알이 되어야 한다. 폭력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적 화해를 이루는 일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최 측이 공동성명을 낭독했다. 한일플랫폼은 “2021년 동아시아의 상황은 여전히 평화를 향해 나아가지 못한 채 대립과 갈등 속에 머물러 있다”며 “한일 간 대립의 골은 더 깊어지고 확대되고 있어, 한·일 시민사회 곳곳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8.15광복/패전 후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한국과 일본의 전후 질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과거를 덮고 오히려 전략적 동맹자로 삼았으며, 남한을 분할 점령한 미국은 항일 독립운동을 이끌어 온 민족 세력을 철저하게 탄압했다. 결국 8.15광복은 한반도가 두 동강 나는 비극적 분단 76년의 출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스가 정권이 ‘미국과 함께 전쟁 가능한 나라 만들기’를 지향하면서 일본 헌법 9조를 비롯한 헌법 개정을 시도하는 것과 관련해 “일본의 국가주의와 지역패권을 추구하는 극우정치는 한국, 중국, 북한 등 주변 국가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일본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이와 더불어 “일본정부의 퇴행적인 역사 인식”을 꼬집으면서 “일본정부는 여전히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으로 비롯된 과거청산의 과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를 모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집요한 공격, 계속되는 조선학교 차별, 올림픽 욱일기 문제, ‘혐한’ 정사의 확산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동시에 “한국과 중국에서도 국가주의와 애국주의가 점점 힘을 얻어 적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로에 대한 오해나 작은 대립마저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기 일쑤”라며 “이같은 국가주의적 대립은 각국 정부의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한일 양국의 대립과 갈등, 나아가 동아시아 각국의 상호 인식 개선과 평화 공동체 만들기는 시민 민주주의와 평화 세력의 확대를 통해서만 근본적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일플랫폼은 미국에 대해서도 “한미일 군사 동맹 강화를 위해 한일 양국에게 피해자를 배재하고 역사 인식을 유보한 정치적 화해를 압박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는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세력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식민지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동아시아 평화 실현에 필수불가결한 올바른 역사인식의 공유를 위해 한일 양국 청소년과 시민을 향한 역사교육과 평화교육을 확대하고 청년 문화 교류와 상호 방문 등과 같이 작지만 중요한 실천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연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일 화해와 평화 플랫폼은 지난해 7월 2일 양국의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로운 동아시아 공동체를 함께 만든다는 목적 아래 발족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12일에도 ‘8.15 광복/패전 75주년 한일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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