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것, 법은 사람이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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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것, 법은 사람이 만든 것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8.11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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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25) 사형제도와 6계명

6계명 : 살인하지 말라(20:13)

생명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고 모든 죄인은 십자가 앞에 구원받을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사형제도 폐지 입법촉구대회 현장.
생명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고 모든 죄인은 십자가 앞에 구원받을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사진은 지난 2019년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사형제도 폐지 입법촉구대회 현장.

올해 초 미국에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의 기독교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 리서치(Pew Research)는 지난 4월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의견을 개신교인과 무신론자에게 각각 물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개신교인이 사형제에 찬성하는 비율은 66%로 미국 성인의 평균(60%)보다 높았다.

십계명 중 제6계명은 단호하게 살인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형태로도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금지되는 것일까. 도저히 용서하기 힘든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에게 법을 근거로 사형선고를 내리고 생명을 거두는 경우라면 어떨까. 쉽사리 판단하기 힘든 사형제도와 6계명의 관계를 살펴봤다.

 

사형제도 존폐, 무엇이 옳을까

십계명과 같은 배경에서 저술된 모세의 율법은 악의를 가지고 손으로 쳐 죽이면 그 친 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니’(35:21)라고 말한다. 사실상 사형제도를 명시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성경이 사형제도를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괜찮을까. 교회 내에서도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사형 존치론자들과 반대하는 사형 폐지론자로 의견이 나뉜다.

사형 존치론자들은 범법자, 특히 살인죄를 저지른 사람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것이니 그의 피 값으로 죄를 갚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약의 보복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하나님이 사랑과 공의라는 양면을 갖고 계시듯 범죄와 처벌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합법적인 사형은 도덕적 의미에서 살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합법화된 사형이 불법적 살인을 억제한다면 사회적으로 유용하다는 의견도 덧붙인다.

반면 사형 폐지론자들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의 범위를 사형제도에도 확장시킨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 속에는 생명을 죽이고 살리는 일이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이라는 의미가 내포돼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기독교를 관통하는 사랑의 계명에 어긋나기 때문에 사형제를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구약 성서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명령과 계명은 사랑인데 이미 대부분 지키지 않는 구약의 율법을 근거로 사형을 찬성하는 것은 보다 큰 하나님의 명령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그리스도의 대속 사건을 부정할 수 있어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그 어떤 죄인일지라도 복음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용서받을 수 있음을 천명한다. 하지만 사형제도는 인위적으로 범죄자의 생명을 박탈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도 박탈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다

이렇듯 개신교인 사이에서도 사형제도에 대한 의견은 갈리지만 그래도 사형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법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살리고 죽이는 문제를 인간이 만든 법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이유에서다.

침신대 김종걸 교수(신학과)아무리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변화될 수 있음을 인정하여야 한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가 믿는 기독교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신앙을 배경으로 보다 조직적으로 사형 폐지 운동에 나서는 단체도 있다.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대표회장:문장식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1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 폐지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들은 이를 넘어 법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형집행 중단 22년 감사예배를 겸한 사형제도 폐지 입법촉구대회에서 이들은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됐지만 법적으로 제도가 존재하는 한 생명의 존엄은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유엔이 권고한 사형집행 유예선언을 공식 공포할 것 사형제도가 위헌임을 헌법재판소에서 판결할 것 20대 국회에서 사형폐지법안을 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사형폐지운동 대표 문장식 목사는 우리 모두 하나님께 용서받은 죄인이다. 생명을 살리는 것이 복음인데 어찌 용서받은 죄인이 또 다른 죄인을 죽일 수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기독교 세계관 안에서 인간은 모두 죄인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죄인일 수밖에 없는 인간이 죄인이라는 이유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빼앗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형제도 폐지와 더불어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책을 마련하고 흉악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장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김종걸 교수는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할 수 있는 사회 문화와 풍토를 교회가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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