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예배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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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예배의 의미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8.1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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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2주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나마 가뭄 속 단비와 같은 소식은 대면예배가 금지된 거리두기 지침에서 조금은 완화되어 9일부터는 교회 규모에 따라 10%, 최대 99명까지 대면예배가 허용된다는 사실이다. 대면예배가 가능해졌지만, 어디까지나 제한적 조치라는 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마저도 형평성에 맞지않다며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네티즌들도 보인다. 마치 교인들과 교회를 사회악인 것처럼 매도하는 몇몇 댓글들도 눈에 띈다. 그리스도인의 예배를 취미생활 정도로 여긴다면 타당한 주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숱한 박해와 핍박을 이겨내고 신앙의 선조들이 지켜낸 예배를 과연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선 물음이 남는다.

코로나19 확산의 주된 원인이 비말감염인 것으로 확인된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고, 성도 간의 간격을 유지하고 사적인 대화나 모임을 금한다면, 충분히 예배를 드리면서도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 과연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작은 공간에서 밀집해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식당과 커피숍에 비교해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취재에서 프랑스 떼제공동체의 예배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깊은 마음 속 울림을 주었던 ‘침묵기도’ 시간이었다. 단순한 곡조가 반복되는 찬양과 함께 말씀을 읽은 후 시작된 기도시간에는 깊은 침묵이 이어졌다. 그동안 화려한 찬양과 통성기도에 익숙한 기자에게는 오히려 고요한 침묵의 시간이 와 닿았고, 마음에 우러나는 깊은 고백을 주님께 올려드릴 수 있었다. 한국교회도 예배에 대한 무조건적인 권리를 주장하기 이전에, 이웃에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예배의 방법과 형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에 앞서 정부의 형평성 있는 방역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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