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는 10만 선교사 파송, 이젠 평신도 동원 운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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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없는 10만 선교사 파송, 이젠 평신도 동원 운동으로”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8.0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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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KWMA·KWMC·Kimnet 사무총장 연석기자회견 열려
새로운 ‘Global TARGET 2030’ 발표, 평신도 선교 자원 동원 중점

10만 선교사 파송의 부푼 꿈을 꾸었던 때가 있었다. 선교사 파송 숫자 그래프는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렸고 한국이 세계 선교사 파송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다는 낭보가 들렸던 때였다. 그때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2030년까지 10만 선교사 파송, 100만 자비량 선교사 파송을 골자로 한 ‘TARGET 2030’을 발표하고 선교사 파송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 선교의 황금기에서 활약하던 선교사들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파송 숫자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올해는 선교사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정리하며 지난해에 비해 약 6천 명 줄어든 22,259명으로 발표됐다. 목표로 했던 2030년을 10년도 남겨두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10만이라는 숫자는 사실상 요원해 보인다.

물론 선교사 파송은 계속되어야만 한다. 전 세계 각지에는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해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있다. 다만 이름뿐인 비현실적인 목표에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선교계 내부에서 퍼졌다.

KWMA도 운전대를 틀었다. 선교지 상황과 선교 전략의 변화를 강제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도 변화의 필요성에 확신을 더했다. 지난달 29KWMA 사무총장 강대흥 선교사와 미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KWMC(Korean World Mission Council for Christ) 사무총장 조용중 선교사, Kimnet(Kingdom Intermission Network) 사무총장 조영훈 목사가 모여 새로운 ‘Global Target 2030’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신도 은사를 선교 자원으로

10만 선교사 파송, 100만 자비량 선교사 파송이라는 숫자에 중점을 둔 타이틀은 평신도 선교 자원 동원 운동으로 이름을 바꿨다. 모든 크리스천의 삶이 곧 선교가 돼야 하고, 모든 크리스천이 선교에 참여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변화다.

강대흥 선교사는 기존의 ‘TARGET 2030’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쉽지 않다. 숫자에 집중하기보다는 한국교회와 모든 성도가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새롭게 설정된 글로벌 TARGET 2030은 모든 평신도의 은사가 선교적으로 쓰임 받게 하고 모든 평신도로 하여금 선교적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자는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KWMA는 평신도 선교 자원 동원 운동에 불을 붙이기 위해 교회와의 협력도 시작했다. 지난달 7일 예장 통합, 합동, 백석, 감리교, 침례교 등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의 선교 담당자들을 만나 이미 논의를 마쳤다. 오는 10월 중에는 각 교단 중진 교회 담임목사를 초청해 평신도 선교 자원 운동에 동참을 요청할 계획이다.

강 선교사는 평신도들이 너무나 뛰어난 은사들을 많이 갖고 계신다. 그리고 그 은사들이 선교 현장에서 너무나 귀하게 활용될 수 있다면서 한국과 외국의 선교 현장에서 선교적으로 필요한 일과 자원의 리스트를 받아 이를 도울 수 있는 교회와 성도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동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디아스포라와 적극 협력

고무적인 것은 국내 교회와 성도뿐만 아니라 미주를 중심으로 한 해외 디아스포라도 평신도 선교 자원 동원 운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점이다. 1988년 시작돼 미주 한인들을 중심으로 4년마다 선교대회를 개최하며 디아스포라 선교운동을 촉진해왔던 KWMC, 그리고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회의 공백을 메우고 삶 속에서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역을 전개하는 Kimnet이 이번 운동에 함께하기로 했다.

KWMCKimnet은 북미 한인 디아스포라의 은사와 자원을 선교에 적극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조영훈 목사는 한인 사업가 한 분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잘 하는 일은 돈 버는 것이고 선교하는 분을 돕고 싶은데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KWMAKWMC, 그리고 Kimnet은 선교현장의 필요를 알고 있고 연결해줄 수 있다면서 교회에만 의존해서 할 수 있는 사업은 한계가 있다. 선교적 자세를 가진 평신도들이 선교에 쓰임받을 수 있도록 연결한다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목사는 또 사회에 내 시간과 달란트를 제공하겠다는 발론티어 의식은 아무래도 미국에 더 보편적으로 퍼져있다. 젊은이들은 사회정의와 그것의 실현에 기여하는데 관심이 많은데 크리스천이라면 그것이 선교적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지역마다 편차가 있지만 IT기업이 집중된 곳의 젊은이들에게는 자원이 풍성하다. 다이렉팅만 잘 이뤄진다면 선교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전 KWMA 사무총장으로 섬기며 TARGET 2030의 역사도 함께했던 조용중 선교사는 “100만 자비량 선교사 운동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한인 디아스포라를 염두에 뒀다. 770만 한인 디아스포라가 선교적으로 동원될 수만 있다면 엄청난 선교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는 조직을 만들어서 이끄는 시대가 아니다. 평신도가 참여할 수 있는 운동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선교단체들과 교단의 연합인 KWMA와 미주를 중심으로 한 KWMC, Kimnet 모두 역사는 깊지만 본격적으로 손을 잡고 협력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KWMA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한인 디아스포라와도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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