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40도에 육박하는 맹더위 가운데 있노라면 조그만 그늘만 만나도 반갑다. 실내 카페나 은행에 들어가 에어컨 바람이라도 맞으면 횡재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에어컨이 있는 환경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 감사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드는 생각이 잠깐의 에어컨 바람마저도 쏘일 수 없는 이들이다.
많은 교회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이웃을 돌보는 사역 현장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났던 이들이 걱정이다. 미로처럼 꼬인 쪽방촌, 2평도 안 되는 방에서 겨우 발만 뻗고 누워있던 그 남자는 한낮의 더위를 어떻게 피하고 있을까. 단칸방에 사는 마포의 독거어르신은 무료급식 시설도 잠정 폐쇄됐는데 잠시 갈 곳이 있을까. 코로나까지 겹쳐 거리급식을 못하면 상계동의 그 청소년들의 끼니는 어떻게 해결할까.
그래도 별일이야 있겠냐고 속으로 위안삼아 보지만, 전화통화를 했던 현장 사역자들은 전혀 괜찮지 않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방역지침도 지켜야 하는데 이웃들에 대한 후원과 관심은 크게 줄어들었단다. 사실 선명하게 제시할 만한 제안도 마땅치 않다.
그러나 우리가 노력했으면 좋겠다. 코로나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 내 주변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작은 실천을 했으면 좋겠다. 교회의 돌봄사역이 위축되어 버렸다면 조금씩 몸을 풀어봤으면 좋겠다.
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나누기 사역을 해온 교회가 있다. 예전 해오던 그대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은 그렇게라도 오늘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여전히 딱히 구체적으로 제안할 것이 없다. 그래도 코로나와 맹위 때문에 힘겨워하는 이웃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부터 한번 해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지 답이 들려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