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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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때
  • 김학중 목사
  • 승인 2021.07.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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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목사/꿈의교회 담임

다시는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믿었는데, 다시 ‘락다운’이 걸렸다. 수도권에만 적용되던 저녁 6시 이후 2명까지의 모임만 허용하는 초강력 ‘락다운’이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실 이 상황은 매우 당황스럽다. 백신 접종으로 머지않아 일상을 맞이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교회는 또 다시 비대면으로 예배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렇게 물으면, 대다수의 대답은 똑같다. “유튜브로 예배를 중계해야죠.” 작년에 있었던 ‘락다운’과는 달리, 이번 ‘락다운’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교회들이 별로 당황하지 않는 것 같다. 극소수의 교회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익숙하다는 듯이 유튜브를 틀어서 예배를 중계하기 때문이다. 많은 교회가 이렇게라도 예배를 이어가는 것을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은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과제는 “유튜브로 송출하는 예배 가운데, 무엇을 전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이 질문 앞에서 잠시 다른 분야를 살펴보자. 작년 미국의 코로나 상황이 최악으로 이어지면서, 미국의 스포츠도 한동안 멈추어야 했다. 야구 같은 경우 마이너리그는 완전히 문을 닫았고, 메이저리그는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일종의 자영업자와 다름이 없었던 선수들은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무엇을 했는지 보면 흥미롭다.

어떤 선수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갑자기 닥친 불행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편을 선택했다. 또 어떤 선수는 다른 일자리를 찾았다. 당장에 닥친 경제적인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많은 팬들이 주목하는 선수는 따로 있었다. 바로 기초적인 훈련에 매달리는 선수였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춘 동안, 일부 선수는 자신의 SNS에 기본기나 체력을 훈련하는 영상을 올렸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기본을 잊지 않기 위해, 익히고 또 익히고 부족한 부분을 채운 것이다.

정말 별거 아닌 영상에, 사람들은 왜 흥미를 가졌을까? 그 모습이 화려하든 아니든 간에, 사람은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충실한 것을 아름답게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선을 오늘날 한국교회에 적용해보면, 교회가 갈수록 많은 비난을 받고 있고, 특별히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신뢰도가 더 추락하고 있는 이유를 추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것은 교회가 기본을 잃었기 때문이다.

교회의 기본은 흔히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이 두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스스로 그것을 지켜왔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 맞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실천하는 ‘숨은 영웅’들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상의 시각은 다르다. 무엇을 주장해도 결국 하나님보다는 돈을 사랑하고, 이웃보다는 이른바 ‘교회 카르텔’을 지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대면 예배’를 주장하는 것조차, 사람들은 전혀 순수한 의도로 보지 않는다.

이러한 시선을 바꾸지 않으면, 대면으로 예배하든 비대면 예배를 송출하든, 몇몇 소수 외에는 ‘울리는 꽹과리’가 될 뿐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무엇을 하는 것을 넘어, 기본을 담아내는 것에 주력할 때이다. 무엇이 진정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모습인지, 깊이 고민하고 담을 때이다. 이제라도 그것을 담아낸다면, 이번 ‘락다운’은 교회에게 주어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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