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의 일상 파고드는 ‘스테디셀러’ 내놓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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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들의 일상 파고드는 ‘스테디셀러’ 내놓기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7.20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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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서점의 문화 주도해 온 생명의말씀사

70여 년간 6,000여 종의 신앙서적 발행하며 선도
출판으로 성도들의 신앙과 영적인 수준 향상 기대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출판계의 오랜 불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손에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종이책’이다. ‘이북’(E-BOOK)이 등장하면서 누군가는 종이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종이책의 여러 이점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전자북의 활자보다 한장한장 종이를 넘겨가며 책을 읽을 때, 책이 주는 감흥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손때가 묻을 수록 빛을 발하는 성경처럼 말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반대로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전체 서적의 판매량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러한 출판계의 호재 역시 온라인에 국한돼 있으며 직접 서점에 방문하는 인구는 현저히 줄었다는 점에서 기독서점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16일 서울시 광화문 구세군회관 1층에 위치한 ‘생명의말씀사’ 광화문점에는 무더위를 피해 기독서점을 방문한 독자들의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지난 16일 서울시 광화문 구세군회관 1층에 위치한 ‘생명의말씀사’ 광화문점에는 무더위를 피해 기독서점을 방문한 독자들의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전국의 7개 직영점 운영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7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기독교 대표적인 기독서점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출판사가 있다. 생명의말씀사는 현재 출판과 함께 광화문, 강남, 일산, 구로, 의정부, 노원, 분당 총 7개의 직영서점과 라이프북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1953년 ‘건강하고 바른 복음을 전하기 위한 문서선교의 사명’을 안고 설립된 생명의말씀사는 70여 년 동안 6,000여 종의 신앙서적 발행했다. 생명의말씀사 광화문점은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국교회 양서 보급에 큰 역할을 해왔고 기독교서점의 대형화를 시도하는 등 기독교서점의 문화를 주도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16일 방문한 서울시 광화문 구세군회관 1층에 위치한 ‘생명의말씀사’ 광화문점에는 무더위를 피해 기독서적을 찾은 독자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여름엔 만화지!>라는 이름으로 이무현 작가의 ‘만화 사도행전1의 한 눈에 보는 12제자’와 최철규 작가가 그린 ‘천로역정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와 포토존이 설치돼 있었다.

한쪽에는 기독도서들의 진열과 함께 다양한 기독교 팬시용품이 진열돼 있다. 과거 출판계 호황기 시절에는 기독교 문구와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었기에 서점가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기독교 출판계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250여개의 회원사가 소속돼 있는 한국기독교서점협의회(회장:박종호)는 2015년과 비교해 30여개의 기독서점이 폐업했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기독서점 10여 곳이 폐업했다고 전했다.
 
책을 통한 ‘놀이문화’ 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의말씀사는 대표적인 기독교서점의 명성을 이어오며 전국에 7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통처가 다양화되면서 구매자는 분산되고 있지만 서점이 주는 아날로그적 향수를 느끼고자 하는 새로운 고객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생명의말씀사 최지언 홍보팀장은 “우리의 목적은 책을 잘 파는 것(?) 보다도 독자와 책, 오프라인 서점과 책을 미디어와 책을 잘 연결해야 한다는 ‘연결성’에 대한 고민도 안고 있다. 그러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15)’의 말씀에서 방법을 찾았다. 독자들이 즐거워하는 곳, 그리고 독자들의 슬픔이 있는 곳에 함께 머물며 그들의 언어로 책의 메시지를 담아 소통하는 것이 우리의 소통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의 위기로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지침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곳들 중 하나가 오프라인 서점이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생명의말씀사 서점에서도 다양한 독자 이벤트를 전개하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요즘 세대의 놀이 문화와 책에서 꼭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를 접목해 독자와 함께 책으로 재미있게 노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생명의말씀사가 준비한 ‘여름엔 만화지! 만화 대전’ 여름이벤트도 이러한 맥락에서 시도됐다. 방학기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 이들에게 인생에서 꼭 만나야 할 만화로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들을 소개하고 싶었던 것. 그는 “첫 시도인데다 공간이 한정적이라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앞으로 7개 직영서점에 이슈에 맞는 테마존을 설치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책을 통한 다양한 놀이 문화를 만들어 갈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

생명의말씀사는 여름이벤트로 '여름엔 만화지!'를 진행하고 있다.
생명의말씀사는 여름이벤트로 '여름엔 만화지!'를 진행하고 있다.

시대에 맞는 ‘변화’ 시도

생명의말씀사를 방문하는 이들이 주로 찾는 책은 어떤 분야일까. 생명의말씀사 광화문점 김정석 지점장은 “기독교 진리를 다룬 스테디셀러의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성경적 해석을 찾기 원하는 독자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책들도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초기에는 ‘대유행병과 기독교’(황을호), 사명자의 입장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사명의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코로나 이후 3년 한국교회 대담한 도전’(최현식) 등 현재 사회이슈와 관련된 책이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했다. 

갈수록 도서출판계가 어렵고, 기독출판업계도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생명의말씀사는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가고 있을까. 김정석 지점장은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물건을 내 집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서점을 방문해주시는 한 분 한 분이 참 많이 감사하다”면서 “민감한 시기에 서점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책을 읽지 않는 시대를 향해 어떻게 책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또한 서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생각하고 서비스의 질을 더욱 넓히기 위해 간편결제 방법 모색, 도서 택배 배달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생명의말씀사는 한 권의 책을 카드뉴스로, 영상으로, 챗봇으로 오프라인 전시 공간 등으로 다양한 캐릭터로 만들어 내면서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시대의 이슈에 맞는 온ᆞ오프라인 큐레이션 서비스도 강화했으며, 최근에는 라이브 커머스도 시도했다. 라이브방송으로 책 소개와 저자를 소개하고 현장에서 사인북도 판매했다.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신학생들에게 장학금(총 2천만 원 상당)지원을 위한 ‘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김남준) 독후감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 생명의말씀사 유선영 편집부 부서장은 “바른 신학이 결국 바른 신앙으로 이끈다는 믿음으로 책을 보급할 것”이라면서 “딱딱하고 어렵더라도 성도라면 꼭 알아야 하는 책들은 평신도에게는 다소 접근이 어렵지만, 현 시대가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생명의말씀사의 모든 양서들은 ‘잘 팔리는 선수’와 같은 베스트셀러 보다도 성도들의 일상에서 진리의 균형을 잘 잡고 있는 스테디셀러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온라인채널 외에도 7개의 직영서점을 통해 ‘비대면과 대면’ 두 가지 기회를 모두 활용,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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