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섬기니 하나님께서 보내고 싶은 교회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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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섬기니 하나님께서 보내고 싶은 교회가 되었죠”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6.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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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코로나에도 부흥하는 청라 ‘기쁨의교회’
이승원 담임목사는 “깜깜한 밤에 등불 하나에 의지하듯 주님만 바라보는 목회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원 담임목사는 “깜깜한 밤에 등불 하나에 의지하듯 주님만 바라보는 목회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진짜 강소(强小) 교회를 발견했다. 인천광역시 청라국제도시 한 상가 건물에 입주해 있는 기쁨의교회(담임:이승원 목사)는 개척한 지 10여 년에 불과하지만, 큰 교회보다 더 강한 역동성을 발휘하고 있는 목회 현장이었다.

이 교회는 지난 4월초 부활주일에 드려진 절기헌금 1,200만원 전액을 미얀마 난민과 선교를 위해 쾌척했다. 민주화를 열망하는 미얀마 국민들이 연일 TV에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승원 담임목사와 성도들은 무엇이라도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며 기도했다. 그러다 현지 한인 선교사와 연결이 되면서 미얀마를 지원할 수 있었다. 또 말레이시아에 있는 미얀마 난민학교에도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기쁨의교회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부흥과 성장을 더욱 일구어가고 있다. 그만큼 나눔과 섬김도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 교회를 지난 17일 찾아가봤다. 

나눔과 섬김이 일상인 교회 
“개척 첫해부터였습니다. 우리 교회는 부활절뿐 아니라 맥추감사절, 추수감사절, 성탄절까지 절기에 드려진 헌금만큼은 교회 밖으로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고아와 과부를 위해 쓰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처럼 쓰자고 처음부터 결단했던 약속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죠.”

이승원 목사는 성도 한명도 없이 2009년 경기도 부천 중동에서 상가 5층 30평 공간을 빌려 교회를 개척했다. 도움을 받아야 할 개척 초기부터 이웃 교회를 섬기기 시작했다. 수박 한통이라도 나누고자 했던 개척 목회자의 첫 마음이 지금은 기쁨의교회 성도들에게 전수되어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다. 다가오는 맥추감사주일 헌금은 미자립 교회를 위해 보낼 계획이다. 곧 여름 사역을 위해 재정이 필요할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교회는 한해 미자립 교회를 위해 1,000만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이 교회의 섬김은 단지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보육시설 ‘주사랑공동체’, ‘신명보육원’, ‘남부구치소’, ‘군부대 위문’ 등 현장으로 찾아가는 사역이 무척이나 많다. 겨울만 되면 인천 만수동 쪽방촌 등에서 연탄봉사를 펼친다. 겨울 내내 보통 예닐곱 번 정도 교인들은 소외된 이웃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간다.  

비록 코로나19 때문에 지금은 현장 사역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지만, 교인들은 언제든 현장 사역을 재개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찾아가는 사역은 교인들이 미리 자원해서 팀을 꾸리는 방식이다. 부서 중심으로 고착화 되면 교인들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미리 신청을 받아 기뻐하는 이들이 가는 시스템이다. 

특별히 매월 2~3차례 방문할 정도로 교인들은 보육원 사역을 각별하게 여기고 있다. 이승원 목사는 “우리 성도님들은 아이들에게 몇 백 만원의 고기값이 들더라도 최선을 다해 먹이고 있다”며 웃는다. 교인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묻어있다. 교인들은 부족함 없이 먹이고픈 부모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강소교회로서 기쁨의교회는 국내외 현장을 위해 나누고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강소교회로서 기쁨의교회는 국내외 현장을 위해 나누고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설교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는 상가 교회에 큰 어려움을 주었다. 기쁨의교회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새로운 교인들이 작년과 올해 꾸준히 등록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을 기준으로 출석 교인은 청장년 350여명, 아동 청소년은 240여명이었는데, 코로나19를 지내는 동안 등록 교인 수가 오히려 늘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작년에만 50여명, 올해 상반기에도 새신자 20여명이 등록했다. 더구나 대부분 초신자라는 사실도 놀랍다.

“코로나인데도 참 희한한 일이죠?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영혼이 확실히 있습니다. 우리 예배를 온라인으로 접하고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분들이 여럿이더라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보내고 싶은 교회가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고 기쁨의교회가 그동안 비대면 온라인 사역만 하면서 가만히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분명 온라인 예배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승원 목사는 잘 알고 있다. 이 목사는 방역 규정에 맞추면서도 비대면 심방, 온라인 교육, 전도 등 다양한 목회 방법을 도입했다. 특별히 그는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설교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성도들을 위해 설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30~40대가 교인의 80% 차지
이승원 목사는 개척 당시부터 ‘강소교회’라는 말을 참 좋아했다. 또 하나의 큰 교회보다 상가에 있지만 부흥하는 교회의 모델을 꿈꾸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셨던 그 비전을 지금 이루어가고 있다. 

부천 중동에 월세로 입주해 있던 상가의 일부가 경매로 넘겨지면서 2012년 청라국제도시 상가로 교회를 옮겼다. 교인들이 많아지면서 교회 건축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체력도 갖추었지만, 교회는 상가 교회를 떠나지 않기로 했다. 건축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 아니다. 이 목사는 “상가에 있지만 부흥하는 교회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상가 3층과 7층 300평을 사용하다가 최근 8층 전체를 매입했다. 교회를 방문했을 때 이승원 목사와 교역자들은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기쁨의교회는 확실히 젊은 교회다. 교인의 30~40대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담임목사가 40대이기 때문에 젊은 교인들과 소통이 원활한 것도 이유다.

“목회를 하면서 정치나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성경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해야 할 선교와 구제에 충실하니까 교인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목회 사역은 열매가 있어야 한다”
기쁨의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교육부서를 담당하는 사역자는 전임부목사 3명 포함하여 5명이나 된다. 안정적인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부교역자 처우도 매우 좋은 편이다. 

“저는 목회자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남을 돕고 선교하는데 부교역자들이 불행해서는 안 되지요. 사역자들 앞에서 담임목사의 권위를 조금 낮추고 팀으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질서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승원 목사는 부교역자들에게 사역을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목회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사역보고는 특별한 형식이 아니라 메신저로 하고 있다. 사역을 하며 쓸 수 있는 신용카드까지 지급했다. 

“대신 맡은 사역은 부흥해야 하며 사역에는 열매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우리 교역자들에게 자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역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사역하고 있습니다.”

이승원 목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목사가 되겠다고 다짐한 후 단 한번도 꿈이 바뀐 적이 없다. 목사는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 경희대 사회학과에 진학했다. 백석대 신학대학원에 다니면서부터 개척 준비를 시작했다. 다른 동기들이 청빙을 기다릴 때 그는 선배 목회자들을 찾아가 개척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고 개척 목회를 또 연구했다. 대학생 선교단체 CCC에서 배운 전도에 대한 열정은 개척 후에도 계속됐다. 개척 초기에는 하루 10시간씩 거리에 나가 전도했다. 

“저를 목회자로 부르셨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양을 맡겨 주시겠다는 것이지요. 깜깜한 밤에 등불 하나에 의지해 걷는 것처럼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열심히 걸어왔습니다. 중장기 목표보다 바로 앞에 있는 하루, 한달에 최선을 다하는 목회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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