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계명은 ‘좋은 부모’만 공경하라고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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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계명은 ‘좋은 부모’만 공경하라고 하지 않았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6.2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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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19) 공경받고 공경하는 길

5계명 :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생명이 길리라(20:12)

당신, 혹시 꼰대는 아니십니까?” 기성세대의 권위주의에 대한 반발에서 유행처럼 번진 꼰대. 이제는 기성세대가 오히려 자신은 꼰대가 아닐지 몸을 사리기까지 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아직 자신은 청년이라며 안심하긴 이르다. 나이가 어리다 해도 꼰대같은 행동이나 발언을 했다간 일명 젊은 꼰대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꼰대열풍은 한편으론 우리 사회의 비합리적인 권위주의를 제거하고 세대 간의 장벽을 낮추는데 꽤나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마냥 좋은 면만 갖고 있진 않다. 어른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로운 조언도 이젠 종종 꼰대짓으로 몰리고 만다. 꼭 필요한 조언이지만 귀에는 달지 않은 충고를 들을 때도 꼰대는 무적의 방패로 쓰인다.

꼰대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공경이란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다음세대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존경받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반대로 존경할만한 요소를 찾기 힘든, 진정한 꼰대같은 부모와 어른에게도 5계명을 철저히 지켜야만 할까.

 

입장 바꿔 생각하기

사실 성경은 자녀들에게만 일방적인 순종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제5계명의 의의를 설명하며 부모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훈계와 교훈으로 양육하라고 가르친다. 5계명을 잘못 해석해 무작정 자녀에게 공경만을 요구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녀 역시 부모가 그들의 부모, 즉 조부모에게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배우기 마련이다.

김진흥 교수(시드니신학대학 교회사)그리스도인 부모는 말씀과 기도로 그들을 향한 예언자 노릇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 자녀들에게 참된 효도를 하게 하고 거룩한 덕을 가르치고 거룩한 계명을 지키게 할 의무가 부모에게 있다면서 자녀가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부모의 태도는 영적으로 대단히 어리석고 위험하다. 자녀들은 부모의 태도를 통해 신앙을 배운다. 그리스도인 부모라면 제5계명을 주신 하나님의 뜻을 깊이 묵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인섭 목사(서울 백석대학교회)입장 바꿔 생각하기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5계명을 오늘날의 언어로 풀면 세대 간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자녀들에게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고 말하는 부모에게 정작 자신은 20대 때 어떻게 살았는지 질문하면 말문이 막히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곽 목사는 또 자녀를 둔 장년들도 공경할 부모가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부모님이 잔소리를 하면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또 자신은 부모님을 어떻게 공경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면 좋겠다면서 자녀들 역시 자신들도 언젠가 부모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한다면 5계명을 묵상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런 부모도 공경해야하나요

그런가하면 부모를 공경하라는 5계명을 읽으며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이들도 있다. 누가 보아도 제대로 부모 노릇을 하지 못하는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그렇다. 자녀를 버리고 도망가는 부모, 양육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방치한 부모, 심지어는 폭언과 폭력으로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부모도 있다. ‘저게 어떻게 부모냐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건들이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부모를 다른 어른이나 사회 지도층으로 바꿔 읽어도 마찬가지다. 과연 이런 상황임에도 5계명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걸까.

레슬리 필즈의 책 부모 용서하기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주인공 래리는 결코 화목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고, 그런 아버지와 헤어진 어머니는 스트레스로 인해 어린 아들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아들의 몸에 화상과 흉터를 남기기까지 했다.

훗날 목회자가 된 래리가 용서에 대한 설교를 준비할 때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에 불편함이 가시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를 미워했다고,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어머니와 아들의 화해가 시작됐다.

저자 레슬리 필즈는 공경할 만하지 않은 부모라도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바라본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부모를 존중받는 사람들로 만들어갈 수 있다. 동시에 우리도 공경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서 그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의 유익을 위해 주신 명령,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는 명령대로 사는 것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곽인섭 목사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5계명을 이해하기 보다는 관계 위에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것을 조언했다.

곽 목사는 골로새서 323절은 무슨 일을 하든지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이 구절은 종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말씀이다. 그 당시 종들은 인격적인 대우는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주께 하듯 순종하라고 말씀하신다면서 비록 존경할 수 없는 부모와 어른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께 돌릴 때 분노와 미움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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