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위주의 타파한다며 권위까지 없애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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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위주의 타파한다며 권위까지 없애선 안 된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6.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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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 ⑱ ‘부모’는 모든 권위를 상징한다

5계명 :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

‘부모 공경’은 10계명 속 인간관계에 관한 첫 번째 명령에 해당한다. 이를 지키지 못한 자에게는 다른 인간관계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부모 공경’은 10계명 속 인간관계에 관한 첫 번째 명령에 해당한다. 이를 지키지 못한 자에게는 다른 인간관계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1~4계명까지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명령이라면 5~10계명은 인간들 간의 관계에 관한 명령이다. 하나님께서 인간관계에 관한 법 가운데 부모 섬김에 관한 법을 제일 먼저 주신 것은, 부모를 섬기는 ‘효도’가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5계명을 보면 이 법을 지키지 못하는 자에게는 다른 인간관계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으로까지 확대 해석이 가능하다. 그만큼 성경에서는 부모에 대한 공경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두 번째 돌판 첫 번째로 새긴 말씀 ‘부모 공경’
칼빈, “5계명은 모든 권위에 대한 존경” 주장

 

‘부모’ 공경 너머의 의미

굳이 성경을 통해서 보지 않더라도 사회 통념상 부모에 대한 공경은 모든 문화권을 아우르는 당연한 미덕이다. 인간의 아기는 다른 포유류의 새끼들에 비해 매우 무기력하게 태어난다. 갓 태어난 송아지나 사슴의 새끼들은 출생 직후 바로 뛰어다닐 정도인 데 반해, 인간 아기는 100일 가까이 자기 목도 가누지 못한다. 서서 뛰어다닐 때까지는 1년도 넘게 걸린다. 홀로 먹고 싸고 닦기까지만 치더라도 아기의 생존에 있어 부모의 돌봄은 절대적이다. 

만약 어떤 자식이 자기를 이 세상에 나오게 해주고 그동안 자기를 먹이고 입혀 준 부모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간의 본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아주 혐오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칼빈은 1555년 6월부터 7월까지 계속한 ‘십계명 강해’에서 “우리에게 성경이 없을지라도, 혹은 아무도 우리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 주지 않을지라도, 우리 모두는 자식이 부모에게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생래적으로 알고 있다”고 가르쳤다. 

그런데 칼빈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5계명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 “비록 ‘부모’라는 특정한 대상이 언급되고는 있으나, 하나님은 이것을 통해 우리에게 세상의 모든 권위를 존경하는 것에 대한 일반적인 가르침을 주고자 하셨던 것이 분명하다는 것. 

칼빈은 “하나님이 여기에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를 우리의 본성에 가장 적합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이끄시기 위함이다. 인간은 너무나 오만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라도 쉽사리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며 “순종이 우리의 본성에 그토록 어렵다는 것을 아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아주 온화한 방식으로 이끄시기 위해 우리 앞에 부모라는 상징을 제시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위에 대한 복종은 노력이 필요

이같은 주장은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은 설교자들이 강단에서 기독교 교리를 체계적으로 선포할 수 있도록, 196개의 문답을 정리한 문서다. 사도신경과 십계명, 주기도문을 차례로 해설하고 있는데, 이중 124문은 ‘제5계명에서 ’부모‘는 누구를 가리키느냐’를 묻는다. 

대요리문답은 이에 대한 해답으로 “제5계명에서 ‘부모’는 단지 육신의 부모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와 은사에 있어서 모든 윗사람을 가리킨다. 특히 가정과 교회와 국가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위에 권위자로 제정하신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분명히 답을 내리고 있다. 

혹시라도 칼빈이 살았던 16세기나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이 작성된 17세기에 봉건제의 영향으로 지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5계명을 확대하여 해석한 것은 아닐까. 이런 의구심에 대해 합신대 이승구 교수(조직신학)는 “칼빈뿐 아니라 어느 시대에나 교회는 5계명을 권위에 관한 말씀으로 지켜오고 있다”며 “성경적으로 보면 부모의 권위를 비롯해 모든 권위는 다 하나님으로부터 위임된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권위주의와 권위를 혼동해선 안 된다. 권위주의는 권위가 없음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아무런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를 살고 있다. 권위주의를 없애자며 권위까지 없애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최근 들어 ‘꼰대’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는 현상은 우려스럽다. 본래 이 말은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으나, 최근 들어 자기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형되어 쓰이고 있다. 문제는 ‘꼰대’라는 말이 너무 흔해지면서 윗사람이 선의로 베푸는 모든 가르침까지 소위 ‘꼰대짓’으로 치부해버리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90년대생이 온다’는 책이 등장하고 보궐선거에서 20~30대의 표가 당선의 향방을 가르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기성세대들이 젊은이들의 관심과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백석대 임원택 교수(교회사)는 “세대 간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사람의 본능으로 치면 내리사랑은 너무 본능적인 데 비해, 권세에 대한 복종은 우리 자신들의 죄성을 거슬러 의도적으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십계명에서 5계명을 주신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윗사람에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이 교회에 가서는 은혜 받았다고 말한다면 거짓”이라며 “은혜 받은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기본적 관계에서도 남들과 다르다. 권위를 권위주의로 포장하지 않을 것이고, 윗사람에 대해서도 하나님이 주신 권위로 인정하며 공경의 자세를 취할 것이다. 그것이 구원받고 거듭난 자의 삶”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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