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구 감소와 세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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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구 감소와 세속화
  • 지용근 대표
  • 승인 2021.06.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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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세상 - 123

최근 한국갤럽 통계에서 보듯이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종교 인구가 줄고 있다. 그런데 그 줄어드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04년에서 2014년까지 10년 사이에 종교 인구(19세 이상 성인 기준)가 54%에서 50%로 4%p 줄었는데 2014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사이에는 50%에서 40%로 10%p까지 줄어들었다.

종교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교인의 타락? 종교의 후진성? 각 종교마다 상황이 다르고 이유가 다르겠지만 종교 일반으로 확대한다면 종교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세속화’ 과정 중에 일어난다. 어느 종교나 ‘성’과 ‘속’을 구분하는데 ‘성’의 영역이 점점 줄어들고 ‘속’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 세속화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서양 근대의 역사를 ‘합리화’ 과정으로 규정했다. 막스 베버가 말한 ‘합리화’란 ‘주술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 사회적 행동들이 종교의 규제보다는 정부의 감시와 법률 및 제도적 규제 가운데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종교는 점차 사회적 영역에서 설 자리를 잃게 것이 ‘합리화’라고 보았다. 미국의 종교사회학자 피터 버거는 이를 ‘세속화’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그가 말하는 ‘세속화’는 사회와 문화의 영역들이 종교의 제도나 상징의 지배로부터 이탈되는 과정이다.

그러면 과학이 발달하고 이성이 모든 판단의 기초가 되는 시대에 종교는 종말을 맞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국민의 65%가 현재 종교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세속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은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세속화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종교적 기능을 새롭게 하자고 하는 입장과 세속화에 저항해서 전통적 교리를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어떤 입장을 지지하든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가 탈종교화 국면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교회가 나아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세상의 빛과 진리라고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여전히 하나님으로 우리에게 계실 수 있으며, 많은 기독교인이 참다운 기독교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길을 마련해 주어야 할 책임이 종교 지도자들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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