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서공회, 2035년 목표로 새로운 개정판 성경 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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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서공회, 2035년 목표로 새로운 개정판 성경 펴낸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5.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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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서공회, 정기이사회에서 개역개정판 성경 개정 승인
대한성서공회가 최근 열린 제135회 정기이사회에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의 개정 필요성을 역설하며 공개한 영상.
대한성서공회가 최근 열린 제135회 정기이사회에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의 개정 필요성을 역설하며 공개한 영상.

 

대한성서공회(사장:권의현)가 한국교회가 예배용 성경으로 읽고 있는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의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25일 대한성서공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제135회 정기이사회에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개정을 전격 승인했다. 성서공회는 이날 회의에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개정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11분 분량의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읽고 있는 성경의 역사적 의미와 함께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개정 작업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영상을 시청한 이사들은 만장일치로 개정을 승인했다. 

현재 한국교회가 예배용 성경으로 읽고 있는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의 번역 전통은 최초의 완역 성경인 ‘셩경젼셔’(1911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셩경전셔’는 1938년과 1961년, 1998년에 크게 세 차례 개정됐다. 1938년판은 번역을 개정했다는 뜻을 담아 ‘셩경 개역’이라고 했고, 1961년판은 ‘한글 마춤법 통일안’에 따라 맞춤법을 개정해 출판했다는 뜻을 담아 책의 이름을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이라고 했다. 

1998년에 개정된 개정판은 1988년부터 달라진 한글 맞춤법을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에 꼭 필요한 부분을 ‘개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이라고 불렀다. 

110여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개역개정판’의 문체는 경전의 문체로서의 장중함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낭송하기에 좋은 운율도 특징이다. 또한 ‘개역개정판’에 있는 익숙한 교회 용어들은 초기 우리말 역본들을 번역하면서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우리의 신앙 선배들의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얻은 결과물로 인식되고 있다. 

영상에서는 “이러한 경전의 문체와 중요한 교회 용어들은 앞으로 성경이 새롭게 개정되더라도 계속 유지하여 개역성경의 전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면서도 “급변하는 시대에 한국 사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달라지고, 성서학의 발전으로 성경 원문에 대한 이해가 날로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각 시대 일반 독자들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에서는 계속해서 성경을 개정하면서 사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성서공회는 특히 1938년 ‘셩경 개역’이 27년만에 개정되고, 1961년 ‘개역한글판’이 23년 만에, 1998년 ‘개역개정판’이 37년만에 개정된 것을 상기시키면서 “개역개정판이 출간된 지 23년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 이제는 개정을 준비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대한성서공회가 한국교회로부터 ‘개역개정판’과 관련된 수천 건의 질문과 의견을 받아 온 것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 한다”며 “개역개정판의 원고 작업과 감수 작업이 15년에 걸쳐 이루어 졌던 것을 미루어 볼 때, 지금 준비를 시작해도 앞으로 2035년에 ‘개역개정판’의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37년만에 새로운 개정판 성경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성서공회는 새로운 개정판 성경의 특징을 7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1998년 ‘개역개정판’이 1961년 ‘개역한글판’의 원문 편집을 최대한 존중한 것에 비해, 이번 개정에서는 최신의 원문 편집본을 번역 대본으로 삼아 원문에 맞게 개정해 한국교회가 계속해서 함께 읽을 수 있는 예배용 성경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가령 베드로전서 4장 16절의 “만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을 받으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도리어 그 이름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에서 ‘이름으로’를 ‘일로’로 변경한다. 이는 현재 가장 최신 편집본인 ‘그리스어 신약성서’ UBS 5판(2014년)을 대본으로 삼아 개정한 결과다. 

두번째 특징은 개역의 전통인 주요한 교회 용어들과 경전체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우리 시대의 독자들이 그 뜻을 이해하기 힘들거나 오해할 수 있을 때 원문의 뜻을 최대한 살려 우리말 어법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가복음 4장 22절의 “드러내려 하지 않고는 숨긴 것이 없고 나타내려 하지 않고는 감추인 것이 없느니라”는 현재 새번역에서 “숨겨 둔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 둔 것은 나타나기 마련이다”처럼 이해하기 쉽게 개정될 전망이다. 

세번째는 가장 최신 한글 맞춤법 및 표준어 규정을 따른다는 점이다. 창세기 9장 2절의 “~너의 손에 붙였음이니라”는 현행 맞춤법에 맞게 “너의 손에 부쳤음이니라”가 된다. 

이밖에 △지난 개정 작업 때 유지됐던 어려운 한자어나 고어 등은 쉬운 한자어나 현대어로 바꾸고 △현대 독자들이 성경 본문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본문에 문장 부호를 넣고 △1998년 ‘개역개정판’에서 1961년 ‘개역한글판’에 익숙한 독자들을 배려해 어떤 용어나 표현이 모두 사라지지 않도록 기계적 통일을 하지 않은 것에 비해, 이번 개정에서는 원문에 근거해 최대한 통일성을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성서공회는 영상에서 “개역 성경 번역은 한국교회가 함께 지켜 온 자랑스러운 유산이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 나가야 할 소중한 전통”이라며 “개역 성경이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예배용 성경으로, 또 개인의 경건생활을 위한 성경으로 계속 오래 쓰일 수 있도록 하려면, 이제는 개정 작업을 준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해당 영상은 대한성서공회 유튜브 계정을 통해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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