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예배당에서 벗어나 소박한 예배로 돌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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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예배당에서 벗어나 소박한 예배로 돌아가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5.2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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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기환연-교회환경연구소, ‘환경주일심포지움 개최’

올해로 38주년을 맞는 환경주일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의 의미와 실천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 공동주최로 ‘제38회 환경주일 심포지움’이 지난 25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 공동주최로 ‘제38회 환경주일 심포지움’이 지난 25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 공동주최로 ‘제38회 환경주일 심포지움’이 지난 25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2050 탄소중립 선언’은 기후 위기와 환경문제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방안으로 2050년까지 개인-회사-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121개 국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하는 등 전 세계의 화두가 됐으며,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주요국의 탄소중립 선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성호 교수(연세대)의 사회로 열린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박용권 목사(봉원교회, 녹색교회 네트워크 총무)가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언과 교회의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박 목사는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선언에 한국교회가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 정책에 대한 호응은 아니다”라면서 “정부나 기업은 그동안 창조세계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성장시켜왔다. 하나님과 재물, 십자가와 영광, 생명과 죽음, 복과 저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하나님의 요구에 신앙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 시대가 맞이한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가 사람의 욕심과 죄로부터 기인된 것임을 지적했다. 박 목사는 “환경오염이나 기후 변화를 초래한 원인은 사람의 기술 부족이 아니라 사람들의 욕심과 죄”라며 “이것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대한 범죄다. 우리가 지금 회개하지 않으면 이 시대 지구 공동체에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환경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의식을 강조한 그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세계의 청지기로 부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지기 역할은커녕 창조세계를 더럽히고 파괴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서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교회가 회개하고 물질적인 욕망에서 자유롭게 되어 세상을 살리는 복음을 전파하는 공동체로 거듭날 때 이 세상에 희망이 있다”면서 교회가 크고 화려한 예배당을 짓는 일을 중단하고 소박한 예배를 드릴 것을 권유했다.

박 목사는 “크고 화려한 예배당은 건축하는 과정을 비롯해 관리하는 것에도 엄청난 탄소배출을 유발한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예배를 중단하자”면서 “값비싼 장비, 화려한 조명,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는 예배는 탄소 배출이 심할 수 밖에 없다. 단순하고 소박한 예배로 돌아가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송진순 교수(이화여대 외래교수)가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언의 신학적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송 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기후 변화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시스템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면서 “화석연료는 인류문명을 단시간에 혁명적으로 발전시켰지만 탄소 중심의 자본주의 경제구조는 지구 자연을 파괴하고 인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효율성과 합리성에 기반한 인간 중심주의와 성장주의, 각자 도생의 삶의 방식, 그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문명이 인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면서 “정부가 제시한 탈탄소사회,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은 단지 삶의 안전과 환경문제에 국한된 것도 아니며 에너지 자원이나 기술변화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의 환경 위기가 “경제 체제의 붕괴를 넘어 인류 생존권과 기본권의 위협, 전쟁과 분쟁, 나아가 에너지의 생산 유통 소비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평등과 부정의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점에서 에너지를 전환한다는 것은 인간 삶을 포함한 사회 체제의 전환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

송 교수는 “기존의 중앙집권적 에너지 체제에서 수동적 소비자에 불과한 시민들이 에너지 전환 정책을 통해 시민 각자가 주체로 서야한다”면서 “공유하고 나누는 행동양식의 전환을 통해 공동체와 지구 생태계를 살려내는 길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진형 사무총장(기독교환경운동연대)이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 제안’을 발표했다. 이 사무총장은 “한국사회가 미리 선제적인 기후 위기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결국 더욱 심각해진 기후 위기의 상황 속에서 더 큰 고통을 감내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에 안간힘을 쓰게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언문’을 계기로 우리에게 주어진 최후의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한국사회를 생태적 전환의 길로 이끄는 길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한국교회탄소중립 캠페인으로 ‘생명의길 초록 발자국’을 펼치며 △생명경제 △녹색서재 △그린에너지 △녹색교통 △기후미식 △슬로우패션 △미니멀라이프 등의 7가지 실천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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