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共感)하는 복음의 능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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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하는 복음의 능력으로
  • 조병성 목사
  • 승인 2021.05.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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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조병성 목사
조병성 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봄날의 생기가 가득한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저희 한국밀알선교단에는 매달 발행하는 월간 ‘밀알보’가 있습니다. 최근 한 장애아동 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장애유아를 키우는 어머니의 글을 기재 했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하며 오늘 칼럼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죽고 나서도 우리 가족이 다같이 만날 수 있는 세계가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화에서 “하늘에서 기다릴게 나중에 만나자”고 하잖아요. 거기는 아픈 사람이 아무도 없겠죠. -중략- 

아직 9개월이니 누워만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나중엔 그렇지 않겠죠. 어쩌면 제 평생에 저희 딸이 걷거나 뛰거나 말하거나, 밝은 세상을 예쁜 눈으로 쳐다보며 웃는 걸 못 볼 수도 있겠죠. 그래서 꼭 하늘나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중략- 

우리 딸이 하나도 아프지 않은 모습으로 “엄마 보고 싶었어”하며 웃으며 뛰어오겠죠. 그럼 모두 반기며 “잘 왔니, 이제 안 아프니, 건강한 너는 이런 모습이었구나, 너무 예쁜 아이였네”라고 하겠죠. 그때 처음으로 우리 딸은 우리 가족들의 얼굴을 알게 될까요. 우리 딸은 손을 꼭 잡고 걸으며 꽃도 보여주고 하늘도 보여주고 아빠랑 언니랑 숨바꼭질도 하고요. 가끔은 언니랑 말다툼도 하며 우리에게 달려와 서로 자기편 들어 달라고 투덜대다가 금세 ‘하하호호’ 웃기도 하고, 그 모습을 아주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하늘에서나마 보고 싶어요. 꼭 건강한 모습으로, 얼마나 예쁠까요, 눈물 없고 항상 밝은 저인데 이 밤에 눈물이 흐르네요. 정말 다들 아무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위 글에서 장애아동의 어머니는 장애를 겪고 있는 딸을 ‘아프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아픔은 육체적인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겠지만 이 가정이 자녀를 통해 겪고 있는 사회적, 환경적, 심리적 그리고 장애와 함께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자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부모로서 느끼는 그 마음을 ‘아프다’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상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감사의 조건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모든 이들과 이웃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바울 사도는 로마서 12장 15절~18절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말라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이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고 타인이 느끼는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고자 하는 공감능력(共感能力)이 필요합니다. 종종 공감하는 마음 없이 섬긴다는 명목으로 타인의 아픔에 함께 하는 분들을 접하게 되는데 아무리 선한 동기라 할지라도 자신의 판단이 앞서게 되고 그로 인해 타인의 감정을 건드리게 되어 오히려 상대방에게 더 깊은 상처로 더한 고통을 주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가정의 달 5월, 여전히 우리 곁에는 장애를 겪고 살아가는 이웃과 장애를 겪는 자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파하는 많은 가정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소망하는 하늘나라가 죽어서만 가는 나라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경험되어지고 누릴 수 있는 하나님의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공감하는 복음의 능력으로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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