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남매 육아 어떻게 하긴요~하나님이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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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남매 육아 어떻게 하긴요~하나님이 하시죠”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5.10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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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선물' 키우는 CCC 박성관 공종선 간사 부부

푸른 초장 가족명명출산과 육아가 우리의 신앙 고백

저출산, 다자녀 가정들 행복한 모습만 보여줘도 해결될 것

평균정상프레임 떠나 성경적 철학 고수하며 홈스쿨링

 

박성관 공종선 간사와 다섯 자녀들. 스스로를 ‘푸른초장 가족’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얼마 전 다섯째의 100일을 맞아 가족사진을 찍었다.
박성관 공종선 간사와 다섯 자녀들. 스스로를 ‘푸른초장 가족’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얼마 전 다섯째의 100일을 맞아 가족사진을 찍었다.

 

20년 후엔 가정의 달’ 5월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55일이 되어도 마트 장난감 코너는 한산하고, 어버이날이 되어도 카네이션을 달아줄 자녀가 없어서 조금은 썰렁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이 워낙 아이를 낳지 않다보니, 자녀를 둘만 낳아도 사람들은 농담반 진담반 섞어 애국자라고 부른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CCC 십대선교부를 섬기고 있는 남편 박성관 간사와 아내 공종선 간사(사모간사), 그리고 다섯 명의 자녀는 슈퍼 애국자쯤 될 것 같다. 아내 공종선 간사는 자녀들과 함께 성경이 말하는 풍성함을 누리며 살고 있다그것만으로도 감사한데, 하나님께서 우리의 격을 확 높여주셨다. 나라를 구한 적도 없는데, 거리를 지나다니면 애국자소리를 듣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일곱 명의 사랑스러운 가족들이 오순도순 살고 있는 경기도 수원의 푸른 초장에 다녀왔다.

 

출산계의 그랜드슬램

박 간사가 서른 셋, 공 간사가 스물아홉 살이던 지난 2007년 첫째 동하가 태어났다. 자연분만을 원했지만 16시간의 기나긴 진통 끝에 제왕절개를 했다. 둘째 진하는 브이백(제왕절개를 했던 산모가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것)으로 자연분만을 했다. 주변의 염려와 달리 수월한 출산이었다. 셋째 주하는 파송 받은 선교지 필리핀에서 낳았다. 녹록치 않은 선교훈련도, 장거리 비행도 거뜬히 이겨냈지만, 한국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의 분만은 문화적 충격이 컸다. 넷째 선하 역시 필리핀에서 낳았는데, 셋째와 달리 집에서 낳았다. 마침 주변에 캐나다에서 온 여성 산파 선교사가 있어서 그에게 도움을 받았다. 선교사가 준비해준 Birth pool(출산용 튜브) 와 산소통까지 만반의 준비를 갖춘 뒤 가족들이 참관한 가운데 감격스럽게 넷째를 낳았다.

제왕절개와 브이백, 해외출산에 수중분만까지, 이만하면 출산계의 그랜드슬램이라 할 만한 경험을 한 공 간사였다. 그리고 6년간의 필리핀 사역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원래 계획도 넷째까지였던 만큼 더 이상의 출산은 없다고 다짐했던 두 사람이지만, 지나가는 아기들만 보면 한 명 더?’ 하는 마음이 샘솟았다. 주변에 다자녀 가족이 여덟째를 낳는 것을 보면서 은근한 경쟁심도 생겼다. 결국 넷째와 일곱 살 터울의 다섯째가 올해 태어났다. 이번엔 노산이 문제였다. 매번 키우는 것보다 낳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할 만큼 출산은 고된 일이었지만, 이번이야말로 가장 힘이 들었다. 그렇게 100일이 흘렀고 최근에는 일곱 명이 완전체로 예쁜 가족사진도 찍었다.

박 간사는 새벽에 아내가 수유를 하면 그동안 기저귀를 간다. 서로 말을 안 해도 척척이라며 돌아보면 육아는 첫째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땐 내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돕는다는 마음이 컸다. 그게 힘들었던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공 간사는 첫째 때는 서툰 게 당연한데도 내심 남편이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이제는 남편이 육아의 전문가가 다 되기도 했지만, 아내 입장에서도 갈수록 유연해지는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조력자라고 말했다.

 

가정은 최고의 선물

남편 박 간사는 갈수록 결혼과 출산, 육아를 기피하는 세태를 안타까워하면서 이 세 가지는 크리스천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갈 최고의 학교라고 말했다. 아무리 입으로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말해도 그것을 온전히 깨닫기는 쉽지 않다는 것. 그러면서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과 지지고 볶고 살아가면서 다름을 극복하고, 아내가 생명을 걸고 자녀를 낳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엄마아빠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야말로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부부는 가정을 이루는 모든 과정 안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하고 있다.

저희가 아이를 다섯 명 낳았다고 하면 주변에서 부자신가봐요하는 말을 자주 합니다. 아이 한 명 키우는데 드는 돈만 해도 엄청날 거라는 계산에서 하는 말 일 테지요. 아시다시피 선교단체 간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남들보다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도 경제적으로 늘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놀라운 방법으로 부족한 재정을 채워주셨습니다. 옛날 어르신들이 아이는 자기가 먹고 살 것을 가지고 태어나니까 걱정 말라고 하셨는데 키워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 신앙적인 관점에서도 하나님께서 부어주심을 경험합니다.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먹이시고 입히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체험합니다.”

아내 공 간사 역시 육아를 통해 신앙적인 성숙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연약한 아이가 주변의 있는 자, 가진 자, 풍성한 것처럼 보이는 자를 부끄럽게 함을 느낍니다. 진정으로 사랑을 베푸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께 의지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오히려 배우게 되죠. 아이를 통해 인생의 가치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사랑을 베푸는 데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삶이 연약한 자 중심이 되고, 연약한 자를 기준으로 맞춰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것들은 일상에서는 쉽게 배울 수 없는 것이죠.”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을 좇아

박성관 공종선 간사는 자녀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자신들의 가정에 푸른 초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푸른 초장은 가족의 이름인 동시에, 다섯 자녀들의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의 이름이기도 하다. 부부는 공교육에 맡기는 대신 홈스쿨링으로 아이들을 키운다. 교육의 목표도 대학 진학이 아닌 올바른 진로 설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아이 스스로 신앙 안에서 남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지금의 대학은 직업을 준비하는 학교지, 학문을 위한 과정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들에게는 대학을 권하지 않습니다. 다자녀 가정이라 국가장학금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가려고 한다면 말릴 이유도 없지만요. 다만 아이가 초등학생 나이일 때는 학습태도를 잡아주고 문해력과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려고 합니다. 이정도면 중학생 과정까지는 충분히 커버가 가능합니다.” 박 간사의 말이다.

뚜렷한 교육 철학을 가진 부부지만 이따금씩 흔들리기도 한다. 한국사회 특유의 정상평균프레임 앞에서 혹시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부부는 서로 잡아주며 의연해지도록 부단히 애를 쓴다.

우리나라가 유난히 남들에게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홈스쿨링을 선택한 것은 아이를 정상이나 평균이라는 잣대에 넣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였어요. 자녀들에게 바라는 것은 정말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해서 또 하나의 그리스도인 가정을 이뤄나가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풍성함을 누리는 삶이길 바랍니다. 세상이 요동치고 어떠할지라도, 단단해져서 그 풍성함을 온전히 누리는 아이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두 부부는 끝으로 결혼과 출산, 육아를 두려워하는 청년들에게 수치화된 세상적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돈으로 겁주고 포기를 권하는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아 달라. 그 이면에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행복과 깨달음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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