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과감히 도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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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과감히 도전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5.04 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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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코로나’ 준비하는 하남교회 방성일 목사

코로나19 위기에도 끊임없이 새 사역을 발굴
지역 미자립교회 돕기 위해 1억원 헌금 쾌척

“코로나19가 지나고 난 후 교회에서 멀어진 교인들이 모두 돌아올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코로나 이전 교회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할 겁니다. 이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온라인 정도로는 안 됩니다. 완전히 새로워져야 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포스트 코로나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만 같다. 코로나19가 극복된다면 교회의 모습은 어떨지 한국교회 내에서도 많은 토론이 있었다. 대부분 새로운 방식의 목회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일치했지만, 선뜻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데 주저했다. 

경기도 하남시 하남교회 방성일 목사는 달랐다. 코로나 때문에 위축될 때 오히려 새롭고 실험적인 사역을 도입하면서 교인들과 새로운 지경을 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만난 방 목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한 목회철학과 방향에 대해 자신 있게 설명했다. 다양한 목회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하남교회 담임 방성일 목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적극 대비하고 있다. 

‘극장예배’, ‘캠핑처치’ 등 새로운 도전 
“우리는 극장 예배를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교회 오기를 꺼려하는 주민들을 초청해, 극장 내 최고 시스템으로 교회가 만든 좋은 온라인 콘텐츠를 가지고 예배를 드리는 겁니다. 주차장이 많아 접근성도 좋습니다. 현재 해외 교회의 사례를 조사 중인데, 교회를 잘 소개할 수 있는 극장 광고까지 한다면 좋겠지요.”
조심스럽고 도전적인 사역이지만 그의 설명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시대에 맞춰 복음을 전할 수 있다면 하남교회는 새로운 사역방식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남교회는 ‘캠핑처치’를 도입하기도 했다. 양평에 위치한 교회 수양관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성도들은 토요일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한다. 모닥불을 피우고 부모와 자녀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대화하며 추억을 쌓는다. 텐트에서 가족이 하룻밤을 보내고 주일날 아침식사를 마친 성도들은 각 텐트에서 밖에 설치된 화면으로 본 교회 예배를 영상으로 드린다. 

코로나 때문에 대면예배 참석이 어렵다면,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교회 시설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도록 하겠다는 아이디어였다. 물론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방식이다. 답답한 집에서 지내야했던 가족들은 야외에서 모처럼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대면예배가 전면 금지될 때에는 ‘드라이브 인 예배’도 시도했다. 주파수를 기관에서 받는 대신 교회는 각 차량마다 태블릿과 스피커를 나누어주었다. 이런 방식이라면 주차공간이 부족할 경우 시 외곽 공터에서도 예배를 드릴 수 있다. 

주저 없이 새 사역을 도입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하남교회만 갖는 연구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방성일 목사는 부교역자와 교인들이 의견을 제안하면 무엇이든 귀 기울여 준다. 가정예배를 위한 기독교연구소까지 만들어 가정용 신앙교육 교재 ‘오로라’를 만들었다. 내용도 코로나 시대에 맞춰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하남교회는 코로나19에도 굴하지 않고 복음전파 사명을 위한 새로운 사역을 연구하고 도입하고 있다

“담임목사의 전적 위임이 자율성 발휘”
“담임목사로서 질문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아젠더를 주고 각 팀별로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분명히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위임만 해주면 똑똑하고 젊은 인재들이 자율성을 발휘하는 거죠.”

아이디어를 적극 도입하고 교인들과 소통하는 것은 방성일 목사가 한 때 미국에서 이민목회를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구에서 교목 사역을 하다 미국으로 신학공부를 위해 유학을 떠났고, 이민 교회 성장을 일군 바 있다. 그 당시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용하는데는 과감했다.

다른 사람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청소년 사역’(Youth Ministry)을 전공한 것도 일찍부터 한국교회 다음세대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말 그대로 적중이다.

“하남교회 주일학교의 포맷을 조만간 혁신하려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 완전히 아이들을 위한 분위기로 전환하고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예배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온라인까지 최대한 활용하고요.” 방성일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의 보수적 목회를 견지하면서, 시대 변화에는 민감하고 과감하게 새 사역을 접목해 가고 있다. 

대면 예배가 제한될 때 하남교회는 성도가족들이 캠프를 하면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처치캠프를 시도했다.
대면 예배가 제한될 때 하남교회는 성도가족들이 캠프를 하면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처치캠프를 시도했다.

“하남교회는 또 섬기겠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하남교회에 주목할 만 한 점은 또 있다. 바로 이웃을 위해 나누어주는 교회라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하남교회는 하남지역 미자립 교회와 교회연합사업을 위해 1억1천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쾌척했다. 하남시기독교연합회 사역을 위해 1천만원을 헌금하고,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연합회에서 추천한 교회 100곳을 위해 재정 1억원을 드린 것이다. 교회 재정에서 5천만원, 교인들이 5천만원을 헌금해서 ‘선한 이웃 캠페인’으로 동참한 소중한 재정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 교회라고 재정이 넘치는 것은 아니지요. 빚이 있는데도 당회원들께서 적극 협조해 주어서 이견 없이 작은 교회들을 섬길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기 때문에 기회가 되는 대로 교인들과 섬기는 일을 다시 하고 싶습니다.”

하남교회의 섬김은 처음이 아니다. 기회가 되면 전국 미자립교회 목회자들 초청해 최선을 다해 섬기고 있다. 

하남시기독교연합회 김종만 목사는 “하남교회에서 지원한 재정을 받고 우시는 사모님을 보았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교인들은 떠나고 임대료까지 3개월이나 밀려 나가야 할 처지에서 감사의 눈물밖에 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며 “방성일 목사님은 평소에도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해 주었다. 

하남교회는 지역 내에서 제법 규모가 큰 교회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것은 하남교회 정도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일까. 방성일 목사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하면서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격려했다. 

“IMF 때 유학을 하면서 돈이 없어 거리에 나앉아야 하는 처지도 겪어봤습니다.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잘 견디면 유익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며 교회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도전해보세요.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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