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의 해법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데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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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의 해법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데서 출발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1.04.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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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명 교수의 전도서이야기(15) -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전 7:14, 개역한글)

가족은 애증의 대상이라고들 합니다. 가까운 만큼 무례해지기 쉽고, 관심이 간섭으로, 기대가 원망으로 변하기 쉬운 관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위기가 닥치면 가족의 사랑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도 기댈 곳은 식구들이고, 동기가 제일이며,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는 말이 나온 이유겠지요.

전도자가 지혜를 대하며 느끼는 감정은 가족의 애증을 닮은 듯합니다. 지혜를 너무 사랑하지만 그 지혜로도 인생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니 부아가 납니다. 평생의 연구와 저술도 나이 들어 보니 헛짓을 한 듯만 싶습니다. 그래서 6장에서 전도자는 지혜자도 인생의 풍랑을 비켜 갈 수 없고 지혜자나 우매자나 결국 죽기는 매한가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가 정말로 지혜를 멸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7장에 오면서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고서는 스스로 답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혜는 유산만큼 귀하고(11절), 재산이 그러하듯 사람의 보호막이 되어줍니다(12상). 지혜가 답이란 뜻입니다. 돈의 힘은 강합니다. 전도자의 시대에도 그랬지만 오늘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돈이 없어 치료를 미루며 병마에 시달리거나, 빚을 갚지 못해 도피하는 지경에 있는 분에게 지혜의 소중함이 귀에 잘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혜자는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염두에 두고 말합니다. 억만장자도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무병장수한다 해도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결국 진정하고 영속적인 행복은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만 얻을 수 있으니,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해주는 지혜야말로 돈보다도 귀한 자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12절).

그렇다면 지혜란 무엇이며 어떻게 얻을 수 있습니까? 전도자는 우리의 관심을 하나님께로 돌립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을 보라 하나님께서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13절) 정의는 하나님의 본질에 속하는 문제이며, 하나님이 세우신 왕권의 기초도 의로움에 있습니다. 사람이 굽게 한 것은 어떻게든 곧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굽게 하신 것이라면?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이 반드시 우리의 기대와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거나, 우리가 늘 하나님의 뜻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믿는다면 그것은 교만일 것입니다. 

우리는 신학자 라인홀트 니버의 기도문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기품, 바뀌어야만 하는 것을 변화시키는 용기”와 더불어 “이 둘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지혜는 “문제의 해법”을 생각하고 분석하기 전에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살면서 좋은 날과 궂은 날이 언제 닥칠 줄 안다면 불행을 막을 수 있겠고,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 조금만 미리 안다면 억만장자가 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미래는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14절) 히브리어 원문은 “곤고한 날에는 보라…”인데, 모호하면서도 좀 더 포괄적입니다. 형통할 때 기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왜 그것을 명령하실까요? 형통할 때에도 장래 걱정을 앞당겨 한다든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고 뻐긴다든지 하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곤고한 날에는 “보는 것”이 답입니다. 무엇을 봅니까? 그 후의 말씀이 보아야 할 내용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좋은 날과 궂은 날을 주시는 데 우리가 미리 알지 못하게 하신다는 사실을 보라” 우리는 인생의 주인이 아닙니다. 참새 한 마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하나님의 허락하셔야만 되는데 하물며 우리이겠습니까. 그러니 형통하면 기뻐하고 곤고하면 생각해보십시오.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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