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은 소모적, 화해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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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은 소모적, 화해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어”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4.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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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총회 화해조정위원장 이종승 목사
증경총회장 이종승 목사는 화해조정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분쟁교회의 고충을 듣고 성경적 화해를 유도하고 있다.
증경총회장 이종승 목사는 화해조정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분쟁교회의 고충을 듣고 성경적 화해를 유도하고 있다.

화해조정위원회가 지난달 22일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화해조정위원회는 현재 총회 임원회에서 이첩된 안건들을 심의하기 위해 분쟁 당사자들로부터 입장을 청취하고 있다. 

화해조정위는 정치국, 규칙국, 감사위, 헌법위, 이단대책위 등 교단 내 핵심부서 수장들이 참여할 정도로 무게감이 상당하다. 위원장 역시 교단 총회장을 역임하고 목회와 연합사업 경험이 두루 풍부한 이종승 목사(임마누엘교회)가 맡았다.

지난 5일 두 번째 회의 후 만난 위원장 이종승 목사는 안타까운 사정들을 직접 듣고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애쓰느라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법적 쟁송보다 화해와 조정이 가능하고 중요하다는 대목에서는 목소리에 힘주어 강조했다. 

“양쪽 의견을 들어보면 억울한 면도 있고 각자 잘한 면도 있지만 하나님 편에서 놓고 볼 때는 내가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런 모습이 부족할 때는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려 한다면 얼마든지 화해할 수 있습니다.”

이종승 목사는 처음에는 화해조정위원장을 맡기 부담스러워했다고 했다. 총회장 임기를 마치고 시무 교회가 있는 창원에서 목회에 더욱 전념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사양하려고 서울에 올라오지도 않았습니다. 10여년 동안 외부사역이 많았기 때문에 교인들과 함께하며 정년까지 열심히 목회하려고 했어요.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교인들을 심방하고 있는데, 그래도 총회가 막중한 책임을 주셨기 때문에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귀한 시간을 들여 화해조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지만 결실이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화해조정위는 당사자 간 중재가 실패할 경우 총회 임원회에서 보고하는 것으로 임무를 마치게 된다. 이후 임원회는 교단 법규에 따라 관련 후속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이 목사는 “합의 이혼을 하더라도 가정법원이 일정 기간 숙려기간을 주는 것처럼 화해조정위는 총회 재판으로 난도질당하고 상처받기 전에 기회를 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기도하고 하나님 앞에 겸손해져서 주님이 주신 마음을 생각하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 후 답답한 마음인 듯 이종승 목사는 조정위원들과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 기도원에 가서 뜨겁게 기도하고 부흥회를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대뇌이듯 읊조렸다.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화해조정이 성립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임무는 끝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인 듯 했다. 그는 “교회 분쟁은 결국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고 단정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성도들에게 상처를 주고, 세상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 하지만 화해를 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것이 총회장님이 재판 없는 총회를 만들고자 하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교단 안에서 법에 대한 교육과 적용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학교에서는 교단 헌법을 제대로 가르쳐야 합니다. 총회는 노회 지도자들이 절차와 근거에 맞게 재판을 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법이라도 잘 써야 합니다. 노회 안에서 법 조문만 가지고 감정과 여론에 따라 재판해서는 안 됩니다.”

이종승 목사는 총회 목회자 1세대가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교회 안에서 분쟁과 갈등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지금부터 총회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늦은 감마저 있다고 우려하면서 복음의 본질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총회와 노회 임원들부터 모든 총회원들까지 분쟁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길 바랍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 좋은 법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재판 없는 교단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 총회가 복음의 본질을 위해 달려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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