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주님이 사용하시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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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주님이 사용하시는 그릇
  • 이병후 목사
  • 승인 2021.03.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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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후 목사 / 가양제일교회 담임

교회에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시찰회를 참석했는데 어느 목사님이 차 사발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산청과 문경에 무형 문화재 도자기 장인들이 대를 이어 가며 차 사발과 여러 가지 도자기를 만드는 현장을 탐방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그릇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도공들의 수고와 땀의 결과였습니다. 필자는 작품을 보는 안목이 없어서 모두 비슷비슷해 보였지만 도자기 명장들은 어떤 것은 작품으로 선택하고 그 외에 작품성이 떨어진 것은 버려진다고 하였습니다. 무형문화재 장인들이 만든 그릇들의 값도 매우 비싼 값에 팔려 나가는 것도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그릇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릇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필수 생활 도구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사울을 다메섹에서 부르실 때 아나니아에게 환상 중에 사울을 소개하시면서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행9:15)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울을 그릇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보다 ‘무엇이 담겼는가’를 더 중요하게 교훈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그릇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은 재료일 것입니다. 집에는 다양한 재료로 만든 그릇들이 있습니다. 성경 말씀에도 이렇게 소개합니다.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 뿐 아니라 나무그릇과 질그릇도 있어”(딤후 3:20) 이처럼 그릇은 다양한 재료와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울이 바울로 살아갈 때 자신을 금 그릇도 아니고 은그릇도 아닌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고후4:7)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울은 좋은 집안에서 공부도 많이 한 사람이지만 그는 언변이 뛰어나지 못했고 건강하지 못했으며 그리스도인들을 심하게 박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겉모습을 보신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외모에 민감합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과시하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있습니다. 질그릇처럼 약하고 깨어지기 쉬운 사람들은 자존감이 약합니다.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이 사용하시는 그릇은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진 그릇인가를 보지 않습니다. 그릇의 본래의 용도대로 그 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가를 보시고 사용하십니다. 

하나님이 택하시고 사용하신 그릇은 그 안에 보배이신 예수님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약하고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이라 해도 보배이신 예수를 담고 있다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 귀하게 사용됩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 4:7)

어린 시절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목회자로 40여년을 사역해 왔습니다. 사역해 오는 동안 아름답고 비싼 그릇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내 안에 임재하신 보배이신 예수님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릇에 관심 갖지 않고 남은 사역의 시간에 좀 더 많은 시간을 내 안에 보배로우신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고 맡겨주신 사명의 길을 새롭게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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