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귀는 눈을 어둡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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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는 눈을 어둡게 만든다
  • 양병희 목사(영안교회)
  • 승인 2021.03.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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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희 목사 / 영안교회 담임
양병희 목사 / 영안교회 담임

1991년도에 구소련이 붕괴되었을 때, 알마타에서 타슈켄트까지 18시간을 차로 이동한 적이 있다. 가는 도중에 수백 마리씩 양을 목동이 치는데, 길가에 가끔 양이 죽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왜 이렇게 양이 죽었냐고 목동에게 물었더니 하늘을 가리킨다. 큰 독수리가 수십 마리씩 양떼 위를 날고 있었다. 독수리들이 잡아먹고 버린 양이었다.
그곳은 고산지대라 해가 지면 몇 분 사이에 날이 어두워진다. 이 때, 목동의 시야에서 멀어지거나, 무리에서 이탈한 양을 독수리가 쏜살같이 내려와서 공격을 하는데, 독수리가 양의 등을 날개로 탁탁 친단다. 양이 적을 보는 순간 독수리는 양의 두 눈을 찍어버린다. 두 눈을 잃은 양은 분별없이 달려가다가 바위나 나무에 부딪쳐 쓰러지면 독수리가 와서 먹고 버린 양이란다.

그렇다. 원수 마귀도 성도를 공격할 때, 독수리처럼 눈을 어둡게 만든다. 신앙의 눈이 어두워지면 영적 분별력이 없어지고, 방향을 잃게 된다. 나실인의 비밀을 토설하고 힘을 잃은 삼손을 블레셋은 손발을 자른 것이 아니라, 두 눈을 뽑았다(삿 16:21). 엘리 제사장도 눈이 점점 어두워갈 때 하나님을 보지 못했다(삼상 3:2). 엠마오로 내려가는 제자들도 눈이 가리어져서 부활의 주님이 동행하시는데 알아보지 못하고 주님을 향해 주님의 소식을 묻는 영적 무지를 볼 수 있다(눅 24:15~16).

지금 우리 사회도 눈을 잃은 양처럼, 정직과 상식, 법치정신의 저울추가 공정하지 못하고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회도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생명과도 같은 예배에 대한 갈급함이 무뎌지고, 영적 지도자들도 올곧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영적으로 혼돈된 시대에 라오디게아 교회의 책망처럼 안약을 사서 병든 눈을 치료받고 영안(靈眼)이 밝아야 한다(계 3:18).

영안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눈이다. 육안과 지안만으로는 영이신 하나님을 볼 수 없다. 주님이 성경을 풀어줄 때, 제자들의 가리어진 눈이 열리고, 주님을 알아보았고, 마음이 뜨거워졌다(눅 24:31~32). 사순절을 보내며 가리어진 눈을 열어달라고 기도하자. 하나님을 바라보는 영안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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