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의 ‘칭의와 성화’ 교리 제시하며 신앙의 핵심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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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의 ‘칭의와 성화’ 교리 제시하며 신앙의 핵심 설명
  • 장종현 목사
  • 승인 2021.03.23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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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7년 10월 15일 대요리문답이 완성되었고, 한 주 뒤인 22일 하원에 제출되었다. 근거 성구를 달아 제출한 것은 이듬해인 1648년 4월 14일이었다. 소요리문답을 제출한 것은 1647년 11월 25일이었고, 성구와 함께 제출된 것은 1648년 4월 14일이었다. 총회는 의회가 그들에게 준 주제들은 충분하게 토의했다. 길고 긴 토론과 회의를 거친 결과물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원이 두 문답을 정밀하게 검토하고 난 후 1648년 9월 15일에 공적으로 사용하도록 출판을 명령했다. 이 당시 찰스 1세는 화이트 섬에 피신 중이었는데, 많은 간청을 받은 후에 소요리문답을 허락, 동의하고 적절한 서문을 주었다.

한편 대요리문답 필사본은 1647년 7월 스코틀랜드 총회에 제출되었다. 약간의 수정 후에 1648년 7월 20일 스코틀랜드 총회의 승인을 받았다. 소요리문답도 승인을 받고 그 다음해에는 영어를 할 수 없는 많은 스코틀랜드인들을 위해 게일어로 번역 출판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이 교리문답은 오랫동안 널리 애용되면서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자유교회(장로교단)는 소요리문답 107문, 모든 문제에 대해 한 번에 답을 할 수 있는 어린이에게 성경을 선물로 주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총회는 교리문답에 어떤 내용을 담았는가? 중세 후기 로마 가톨릭 교리문답은 사도신경, 주기도문, 십계명, 7성사를 가르쳤다. 루터는 십계명을 타락한 인간이 죄악을 깨닫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보았기에 먼저 십계명을 다루었고, 계명을 깨트린 죄인이 죄의 대가를 자각하여 구세주 그리스도에게로 이끌기 위해 사도신경을 다루었다. 그리고 죄인이 죄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주기도문을 포함하는 회개의 기도를 드리고, 또한 성례에 참여하도록 구성했다.

17세기까지 개신교의 교리문답은 루터처럼 대개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성례 네 개의 테마로 전개되었다. 칼빈, 영국 성공회의 기도서의 교리문답도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교리문답에는 사도신경을 한 단위로 다루지 않는다. 왜 사도신경을 뺐을까? 17세기에 출간된 청교도들의 교리문답의 절반은 사도신경을 제외했다. 그들은 내용에서 사도신경의 내용을 다루기에 굳이 중복해서 넣을 필요가 없다고도 생각했을 것이다. 사도신경을 빼고 교리문답을 구성할 때는 사도신경에서 설명할 수 없는 가르침들을 쉽게 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예를 들면 선택과 예정, 타락과 죄의 성질, 행위와 은혜의 언약, 칭의와 믿음에 대한 정의, 구원의 서정 등과 같은 개혁주의 특유의 강조점들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사도신경이 성경에 없기 때문에 성경에 있는 주제들과 같은 차원에서 다룰 수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어떤 학자들은 당시 열광적인 개신교인들이 사도신경은 로마 가톨릭이 사용함으로 오염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혹은 의미도 없이 사도신경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으로 왜곡했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만 하는 사실은 사도신경을 빼고 교리문답을 저술한 많은 저자들이 사도신경의 가치와 권위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총회 대표들도 사도신경을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의 처음과 끝에 삽입했다.

대요리문답은 개혁신학의 칭의와 성화 교리를 명쾌하게 제시하는 70~77번 문항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신앙의 핵심교리를 탁월하게 설명하고 있다. 대요리문답은 특히 십계명에 대해 넉넉하고 충분하게 설명한다. 대요리문답에서는 소요리문답에는 거의 빠져 있는 교회론도 충분히 다루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은 196문항 중 59문항이 율법에 관한 내용이고, 소요리문답은 107문항 중 43문항이 율법에 관한 내용이다. 소요리문답의 경우 문항 수로만 본다면 율법 관련 문항 수가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 기도, 성례 등 다른 중요한 주제들을 합친 문항 수보다 많아서 율법이란 주제가 소요리문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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