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교회가 먼저 ‘탈탄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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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교회가 먼저 ‘탈탄소’ 합시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3.19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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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출범, 집행위원장 이진형 목사 인터뷰

비상행동이 필요한 때가 됐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고 시급하다는 얘기다. 날이 갈수록 선명하게 다가오고 있는 기후 변화라는 위기 앞에 그리스도인들이 팔을 걷어 붙였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비롯한 교계 단체들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한 교회들이 손을 잡고 지난 9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을 출범했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에 뜻을 같이 하기로 한 단체만 24, 교회는 37개 교회다. 기후위기 대응에 함께 하겠다며 개인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그리스도인도 82명에 이른다. 실질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요구되는 시기에 출범한 비상행동의 행보에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다. 기후위기의 현실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기 위해 지난 18일 비상행동 집행위원장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를 만났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집행위원장 이진형 목사.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집행위원장 이진형 목사.

핵이 더 비싼 거 모르셨죠?

올해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있고 10주기가 되는 해다. 지난 7일에는 비극적인 사고의 10주기를 기억하며 핵에너지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하는 탈핵 연합 예배가 드려졌다. 후쿠시마 현지에선 아직도 사고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지만, 가장 가까운 나라 한국에서는 핵 발전의 위험을 그다지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건을 정리하고 회고하는 느낌의 10주기라기보다는 이제 겨우 10년이 지났다는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100, 혹은 1000년을 고생할지도 모르는 미래 앞에 고작 10년의 시간이 지나간 것이죠. 아직도 핵폐기물 문제로 국제사회가 고민하고 주민들은 핵 난민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다지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교회에서조차 핵 발전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한 교계 단체에서 개최한 포럼에서는 핵에너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는 대부분 핵에너지가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이 목사는 대중들의 인식과는 달리 재생에너지가 핵에너지보다 더 경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핵 발전을 통해 나오는 핵폐기물 처리 비용은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재생에너지가 훨씬 더 경제적이지요. 사실 핵에너지에 대한 지지는 종교적 신념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성적 판단을 내리면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핵을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교회가 먼저 탈탄소합시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에는 소위 환경단체들만 참여하고 있지 않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등 기독 환경단체들은 물론 성서한국, 기독교문서선교회, 한국교회다음세대전략연구소 등 환경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단체들도 이름을 올렸다.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한국교회 안에 기후위기에 대한 목소리가 너무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봅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과 대응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던 단체와 교회, 성도들이 비상행동 출범을 계기로 결집하게 된 것이죠. 아직 기대보다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함께할 수 있는 단체와 교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비상행동은 앞으로 교단 총회에 가서 왜 기후위기 대응을 교단의 과제로 삼지 않는지 묻고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할 계획이다. 연금재단과 같은 교단 내 연기금이 탄소 배출 관련 산업에 투자되는 것도 문제다. 이 같은 실태를 알리고 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비상행동의 역할이다.

교단과 연합기관에서는 환경 관련 기구와 부서를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미 환경 관련 부서가 있는 곳도 있지만 활동이 미약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교단에서 시작해 노회나 연회, 개 교회에서도 환경 관련 부서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막아내는 일에 출발점이 되리라 봅니다.”

운동을 일으키는 동력이 되는 것은 분위기다. 결국 시민사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대응의 필요성을 느낄 때 기업과 정책도 달라진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에 교회가 선봉장이 됐으면 하는 것이 이진형 목사의 바람이다. 물론 이는 교회부터 먼저 환경을 생각하는 공동체가 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국가적 과제입니다. 하지만 교회는 먼저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2050년까지 기다릴 것 없이 2040, 2030년에라도 교회가 먼저 탄소 배출 제로 공동체가 됐으면 합니다. 그래야 교회가 사회에게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위기 대응에 동참하자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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