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신앙생활 줄어든 청년들, “청년 맞춤 콘텐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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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신앙생활 줄어든 청년들, “청년 맞춤 콘텐츠 필요”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3.11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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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세계관이 흔들린다 - ③코로나 시대, 기독 청년들의 신앙관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크리스천 청년들의 신앙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청년들은 기성세대보다 발 빠르게 온라인예배의 환경에 적응하고 있지만, 그에 맞춰 신앙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 교회연구소(소장:정재영 교수)가 기독 청년남녀(19세부터 39세 이하)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년들 39.9%가 향후 10년 후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는 잘 안 나갈 것 같다”고 응답했다. 청년 53.3%만이 ‘기독교 신앙도 유지하고 교회도 잘 나갈 것 같다’고 응답해 절반을 조금 넘는 수만이 교회에 여전히 잘 나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10년 후 한국교회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의 신앙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위기가 예측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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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개인 경건생활 줄었다

코로나19 전후로 청년들의 교회 생활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 이후의 교회 생활 변화를 묻는 질문에 ‘예배 참석 횟수’가 55.1%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다른 교인과의 교제는 59.1% 감소했고, ‘전체적 헌금 액수’ 역시 38.6% 감소했다고 답했다.

청년들의 ‘방구석’ 신앙생활을 수치로 알아볼 수 있는 질문도 있었다. ‘기도하는 시간’은 “코로나 이전보다 늘어났다”가 10.7%, “코로나 이전 보다 줄었다”가 32.4%, “비슷하다”가 40.9%, “하지 않는다”가 16.0%였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예배를 드린 경험은 68.0%가 “예”라고 답했으며, 32%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현장예배를 드릴 수 없는 시점에 진행된 설문조사라는 점에서 현 크리스천 청년들의 신앙생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온라인예배를 드리는 청년들의 자세는 어떨까. “집중하면서 온라인예배를 드린다”는 48.1%에 불과했으며, “온라인예배를 드리면서 핸드폰을 보거나 가족과 이야기한다” 30.7%, “다른 일을 하면서 온라인예배를 드린다”는 21.2%였다. 절반 이상의 청년들이 온라인예배를 드리면서도 예배에 집중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지난해 7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진 이후 교회에 가지 못하고 있는 김민정 씨(36)는 “주일마다 온라인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집에서는 집안일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예배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시간이 날 때 QT와 기도는 하고 있지만, 교회에 나가서 예배할 때만큼은 열정적이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온라인으로 신앙생활의 확장해야”

그렇다면 ‘코로나 사태’는 청년들의 신앙생활에 필연적인 걸림돌이 될까. 한국교회탐구센터 송인규 소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청년들의 신앙은 좀 더 퇴보하거나 약화된 듯하다. 현장예배의 참석 횟수는 크게 감소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 경건생활에 있어 눈에 띄는 진보나 발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송 소장은 “코로나 사태가 청년들의 신앙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부분적으로나마 청년들의 신앙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시대 코로나가 왜 발생했는지, 질문을 던져보고, 이것이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관점에서 스스로 돌아보고 회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청년층이 디지털 기반 트렌드에 민감한 MZ(밀레니얼-Z세대)세대라는 점에서 온라인 기술을 통해 신앙생활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욱 크다. 비록 전통적 모임에는 못 미친다고 할지라도 온라인 소그룹을 활용한 소그룹 활동의 진행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청년들의 거리를 좁히고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청년층의 상호교제와 전인적 참여, 예수님의 임재가 온라인 소그룹모임을 통해서도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라며,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기상 조건이 안 좋거나, 해외에 출국해 있는 경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동이 어려운 소그룹 구성원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앙생활 영역의 확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청년 맞춤 ‘온라인 콘텐츠’ 필요

‘청년을 위해 맞춤화된 예배’를 통해 청년들이 참여하고 싶은 매력적인 ‘청년부 예배’를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교회의 온라인예배를 드리면서도 청년부 예배는 따로 드리지 않아 청년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도 요청된다.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청년부 비대면 사역’의 위기를 진단하기 위해 번개탄TV와 알파코리아가 함께하는 번개탄TV와 알파코리아가 함께하는 한국교회 교회학교 ‘START UP’ 세미나가 지난 1월 유튜버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청년을 위해 맞춤화된 예배’를 제안한 서유진 목사(한소망교회 청년팀장)는 “코로나 이전 청년부예배에 잘 참석했던 이들이라고 할지라도 온라인예배에는 별도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을 다시 청년부예배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들의 삶의 필요에 대한 공감과 위로, 믿음을 지지해줄 수 있는 설교가 있어야 한다”며, 청년에 시선을 맞춘 설교로 그들에게 다가갈 것을 요청했다.

비대면 환경에 따른 제약 속에서 단순히 예배를 생중계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해 생산하면서 청년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교회도 있다. 부천동광교회(담임:류재상 목사)는 청년들이 QT 묵상을 각자 SNS를 통해 공유하게 했으며, 청년층을 겨냥한 ‘웹드라마’를 제작해 청년부 유튜브채널에 공유하는 등 지속적으로 청년을 위한 맞춤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청년부 담당 최정훈 목사는 “매주 같은 본문으로 큐티말씀을 묵상하고, 이를 SNS에 공유하면서 풍성한 나눔을 펼치고 있다. 현 시대 청년들의 필요에 맞는 메시지로 설교시리즈를 만들었고 웹드라마를 만들어 미디어로 복음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대일 심방”으로 마음 두드려야

대다수 교회들이 비대면예배의 흐름에 맞춰 미디어사역을 강화해나가고 있지만,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소형교회와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소속된 청년들이다. 21세기 교회연구소 청년신앙인식 설문조사에서는 대형교회 청년의 온라인예배 경험률이 90.4%로 거의 모든 청년이 온라인예배를 드렸지만, 소형교회 청년은 66.4%밖에 온라인예배를 드리지 못했다. 한국교회 양극화가 온라인예배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으며, 코로나 시대 기독 청년들의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현장예배가 멈춰진 지난해 7월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가 예장통합 담임목사 11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예배를 운영한 교회는 39.3%로, 코로나 이후 온라인예배를 실시한 교회는 코로나 이전(27.3%)과 비교해 12%밖에 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코로나19 이후 경제와 디지털 격차에 의해 타격을 입는 계층들이 발생하고 있다. 먼저는 신학교가 이러한 교역자와 신학생들에게 디지털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작은 교회들이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거나 온라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연합하고 연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시대, 집단의 만남이 어려워졌다고 해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만남을 통해 전달되는 ‘마음’이다. 교인 다수를 한 번에 만나지 못하더라도 ‘일대일 심방’을 통해 성도들의 필요를 살피는 목회자의 역할이 요청된다. 최정훈 목사는 “온라인을 통해 성도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남이 어려운 때일수록 직접 대면해 일대일로 만나 안부를 묻고 삶을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직접 손편지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기도 하고, 전화 심방도 하면서 청년들의 삶이 어떠한지 지속적으로 살펴 보았다. 최 목사는 “삭개오를 만나고, 수가성 여인을 만났던 예수님처럼 직접 만날 때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읽고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많은 비대면 사역, 미디어 사역도 중요하지만 일대일 심방은 청년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귀한 사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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