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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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이 사라졌다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1.03.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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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45)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지난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 저녁 온라인·오프라인 부흥회를 했습니다.

박대우 조은영 아들 6살 박지한, 정우 전보미 아들 7살 정하평, 이인창 임선미 아들 7살 이시현. 이 세 녀석들은 자기 부모 따라 교회 집회에 왔는데요. 집회 마치고 기도하는 시간이면 강단에서 기도하고 있는 제게 왔다가곤 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참! 신기한 게요. 자기들이 순서라도 정한 것처럼 한 녀석이 왔다 가면 다음 녀석이 오고, 아주 정확하고 절묘한 타이밍에 한 명씩 강단에서 기도하고 있는 제게 왔다가는 겁니다. 첫날은 멋쩍게 시작했지만, 이튿날부터는 아주 자연스레 강단을 들렀다 가구요. 하평이 여동생 5살짜리 하희도 이튿날부터는 자기 오빠 따라 강단에 올라왔다 내려가더군요.

하루는 지한이가 쵸코렛 ‘자유시간’ 두 개를 커다란 봉투에 넣어 흔들며 다가왔습니다. “목따님 이거 제가요~ 목따님께 드리는 선물이예요”

봉투는 한 50개도 더 들어가게 크두만… 녀석은 먹지 않고 참고 참다가 제게 갖고 온 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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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는 이번에 처음 강단에 올라왔던 시현이가 종이 팽이와 종이 로켓트를 갖고 올라왔습니다. 자기 엄마 말로는 첫날 강단을 바라보고 갈까 말까 무척 고민하다가 결심하듯 올라가는 게 보였다나요. ‘죄송하다’며 엄마가 놀라 강단으로 올라와 시현이를 데리고 내려가려는 걸 제가 말렸습니다. 좋은 시간 방해하지 말라고….

“목따님 이거 제가 만들었어여.”
“우와~~! 디게 잘 만들었는데, 이거 목사님이 가져도 되니?”
“그럼요~~ 제 선물이에요.”

마지막 금요일은 사실 몸이 좀 버겁더라구요. 녀석들 세 명이 올라왔다 내려가서 조금 일찍 강단을 떠나 제 사무실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를 향해 오려고 하던 5살 하희 공주님이 강단에 제가 없는 걸 본 겁니다.

자기 엄마한테 “목따님이 사라졌어~~” 하며 울더라나요.

다행히 제 사무실로 올라가는 길에 하희를 만났습니다. 밝은 모습으로 저를 반겨주는 꼬마 공주님이 고마웠구요.

녀석들에게 저는 목사가 아니고, 자기들 친구일 겝니다. 저도 예배 끝나고 기도하는 시간엔 ‘오늘은 녀석들이 안 오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구요. 저 친구들이 성인이 되면 강단에 저와 함께 했던 순간이 기억나길 기도했습니다.

교회가 참~! 좋은 곳이고, 목사님이 참~! 좋은 분이고, 예배 시간이 참~! 좋은 시간이었음을 추억하는 아름다운 기억이 나길 말입니다. 목회! 참 재미지지 말입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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