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과 영적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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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과 영적 전쟁
  • 김인영 장로
  • 승인 2021.03.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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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3월이다. 만물이 살아난다. 하나님 섭리에 감사가 저절로 나온다. 생명의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다. 100여 년 전 이 때는 그 기운이 대한독립 만세였다. 그 외침에는 신앙의 선배들이 앞장을 섰었다.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 주동자로 체포된 종교인 가운데 절반은 기독교인이었다. 당시 기독교인 비율이 1 % 대였다는 점을 감안 하면 그 희생이 놀랍다. 

기독교는 일제 강점기에 교육을 통해 지도자들을 배출해냈으며 성도들은 민족 고난의 때 믿음에 따라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함으로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에 비춰보면 오늘날의 현실은 참 부끄럽다. 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에서 기독교는 개신교인만 해도 천 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양적 성장에 비해 교회와 기독교인에 대한 세상의 인식이 분명 예전과는 다른 게 현실이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와 성도들을 빛과 소금으로 인식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교회와 성도들이 희생하고 헌신하는 이미지는 국민들에게 별로 없는 듯하다. 코로나 세상에선 더욱 그렇다. 교회의 모범적이고 아름다운 소식은 별로 없고 교회가 방역을 방해하는 성가신 집단 정도로 비쳐지는 듯 해 심히 억울하고 안타깝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자성과 성찰도 많았다. 기복신앙으로 집약되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교회의 세속화와 성공주의, 비즈니스하듯 교회를 키우면서 드러나는 외형적 성장주의, 세습 문제의 잡음, 세상 권력과의 유착, 교계의 고질적인 분열문제, 일부 목사들의 이탈문제 등등이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교회 안팎에서 끊임없이 지적된 문제들이다. 철저한 회개와 갱신을 통해 교회가 거룩성을 회복하고 성도들이 삶의 현장에서 사랑의 실천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회복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할 말이다.

그러나 보다 더 근본적이고 절박한 문제가 있다. 과연 하나님이 이 세상을 어찌 보실까 하는 문제이다. 공의의 하나님 앞에서 세상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는가 하는 문제이다. 교회를 포함한 이 세상의 구원 문제이다. 죄의 문제요 거룩성의 문제이며 영적 전쟁의 문제이다. 복음주의 신앙 입장에선 세상의 흐름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하나님을 대적하거나 멀리하는 시대적 흐름이 갈수록 더하기 때문이다. 인본주의로 치우치는 영적 환경이다. 기독교 문명을 꽃피운 유럽에서 교회가 쇠락한 지 오래다. 청교도가 세운 미국에선 이제 트렌스젠더의 군입대가 허용될 정도로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도전받고 있다. 공산주의 나라 중국에선 시진핑 체제 들어 교회 허물기가 도를 더해가고 있다. 죄를 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시대적 흐름이 가속화되는 이 세상에서 신앙인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이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기독교를 개독교로 비아냥거리는 세태나 동성애를 동성애라 부르지 못하는 언론의 제약, 차별금지법과 낙태법을 극력 반대하는 교회와 성도들을 광신도처럼 보는 시선, 시대의 대세에 편승해 교회개혁을 내세우며 복음주의 신앙노선을 교묘하게 왜곡 핍박하는 교계의 움직임 등등  영적 환경은 갈수록 우려가 된다.

일제와 분단 그리고 전쟁이라는 고난과 함께 기독교 신앙은 자랐고 기도는 뜨거웠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세웠다. 31운동을 앞장섰던 선배들을 기리며 오늘의 신앙인들은 죽기 살기로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할 때가 아닌가?

노원창일교회·전 KBS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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