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문화 선도하는 각당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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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문화 선도하는 각당복지재단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3.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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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시대…아름답게 살아야, 아름다운 죽음 맞이해”

“죽음준비 교육은 결국 삶의 준비교육이며, 삶과 죽음은 연결되어있습니다. 죽음은 하나의 관문을 넘어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인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질병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람들에게 큰 두려움으로 찾아온 가운데, ‘웰다잉’ 문화를 선도하는 단체가 있다. 1986년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이사장:라제건)은 한국 최초의 자원봉사자 전문 교육기관이자 호스피스봉사자 교육기관으로 한국 최초로 죽음준비교육 지도자 과정을 개설했다. 각당복지재단은 죽음 준비교육을 통해 죽음은 끝이 아니며, 새로운 삶을 향한 여정이자 하나의 관문으로서 해석하며 새로운 죽음준비 문화를 선도해가고 있다.

왼쪽부터 각당복지재단 오혜련 신임회장, 김옥라 명예이사장, 라제건 이사장.

‘죽음’을 공론에 부치다

올해로 103세를 맞이한 각당복지재단 명예이사장 김옥라 박사는 “죽음에 대한 준비교육은 곧 삶의 준비교육”이라며, “사람이 태어날 때보다는 죽을 때 더 아름다울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각당복지재단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가 ‘죽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된 것은 1990년 남편 故 라익진 박사의 갑작스런 타계 때문이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 앞에 절망하기보다 큰 슬픔을 신앙과 학문으로 승화시키는 길을 택했다. ‘죽음’에 대한 주제를 터부시 여기던 시기, 본격적으로 죽음을 공론화하며 연구하기 시작한 것.

김 박사는 “남편의 죽음으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죽음을 기피하지 않고 탁상 위에 놓고 공론에 부치라’는 마음을 얻고 한국 최초로 죽음준비교육인 ‘웰다잉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1981년 세계감리교여성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세계 각지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그는 “세계를 두루 다니며 죽음준비전문가들을 만났고, 죽음은 삶의 연속이라는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됐다. 살아온 데로 죽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독교 정신으로 염려하지 말고, 근심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붙들고 믿음으로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3만 명의 자원봉사자’ 배출

각당복지재단은 존엄한 삶(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을 기본 주제로 35년 역사 속에 한국 최초의 비행청소년 상담, 호스피스 자원봉사, 죽음준비교육, 애도상담전문가교육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시작해 약 3만 명의 전문자원봉사자들을 배출했다. 그중에서도 1991년 창립된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의 죽음준비지도자과정을 통해 2,500여 명의 수료생이 전국에서 웰다잉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에 10개의 기관과 협약을 맺고 있다.

올해는 각당복지재단은 직제를 개편해 오혜련 신임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웰다잉’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문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4일 신임회장에 취임한 오혜련 회장은 “팬데믹 시대 죽음의 위기에 처해있는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인 각당복지재단 교육프로그램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 회장은 “배출된 3만 여명의 전문 자원봉사자들이 사회의 어두운 곳을 조용히 변화시키고 있다. 국내 최고의 우수 강사진으로 구성된 2021년 봄학기 프로그램이 온라인교육으로 마련됐으며, 수료 후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각당복지재단은 올해 삶과죽음연구소를 개설하고, 애동심리상담센터를 활성화함으로서 삶과 죽음에 관한 연구조사 및 자료를 구축하고 한국 사회의 바른 애도문화 확산과 치유를 위한 자격과정을 운영해 전문상담가 양성에 집중한다.

오 회장은 “죽음이 무엇인가에 대한 지적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회복하게 된다”며 “이제까지 사회에서 도움만 받는 사람이라고 여긴 이들이, 이제는 이 사회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가 ‘웰다잉’ 문화 이끌어야

‘웰다잉’ 문화의 확산을 위해 교회와 기독교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김옥라 박사는 “죽음은 누구나 무서워하며, 고통스러운 것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죽음 후 생명에 대해 배우지도 않고 공부하지 않는 것”이라며, “죽음준비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목회자들이 삶과 죽음에 대한 확실한 개념을 갖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당복지재단은 김리회신학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감신대는 이번 학기부터 ‘죽음준비교육’을 교양과목으로 시작했다.

그가 한 세기(世紀) 이상을 살아가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도 죽음을 두려워하며, 덮어두기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준비했기 때문일 것이다. 백세 건강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지금도 왕성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공부하며 책을 읽는다. 또한 늘 감사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천지를 창조한 하나님과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일”이라며 이웃사랑의 삶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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