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용어 탐방 “오늘 나 ‘캐리’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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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용어 탐방 “오늘 나 ‘캐리’ 했어!”
  • 차성진 목사
  • 승인 2021.03.02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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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SNS 세대와 소통하는 글쓰기

오랜만의 연재라 지난 글들을 짧게 요약하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청년들과의 소통을 원하는 분들께 청년들의 생활 속에 침투한 ‘게임 용어’를 배우라고 권장해 드렸습니다. 그들만의 은어를 습득하는 것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여러 가지 게임이 있지만, 그 중에서 상업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흥행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이란 게임의 용어를 배우길 추천드렸고, 오늘 그 첫 번째 용어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의 게임 용어 : 캐리하다.

실제 용례 :
1)
A : 왜 이렇게 지쳐있어?
B : 이번 학기 조별과제 내가 다 캐리했거든
A : 매번 그러는 걸 보면 너도 병이다.

2)
A : 지금 EPL에서 손흥민의 입지는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B : 토트넘은 사실상 손흥민이 캐리하고 있다고 봐야지
A : 세계 축구 클럽문화를 EPL이 캐리하고 있는 걸 감안한다면… 어마어마하군요.

3)
A : 안돼. 너무 무리한 프로젝트야.
B : 걱정 마십시오. 이번 프로젝트는 제가 책임지고 캐리하겠습니다
A : 자네의 역량은 알고 있지만…

설명 :
롤은 기본적으로 5:5로 이루어지는 팀 게임입니다. 으레 팀 경기가 그렇듯, 팀의 멤버간 역량 차이는 발생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면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팀 멤버가 경기 전체를 이끌어 승리하게 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그런 경우 ‘캐리하다’ 라는 용어를 씁니다. ‘이끌다’는 뜻을 가진 영단어 carry가 그 어원입니다. ‘실력이 뛰어난 한 개인이 팀 전체를 이끌어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을 때 쓰는 말’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캐리가 발생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지요. 협업을 하거나, 한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집단 전체에 이득을 가져다주거나, 스포츠 경기에서 역량이 뛰어난 개인의 주도 아래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그래서 이 캐리라는 용어는 정말 다양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온라인으로 관계를 맺는데 익숙합니다. 그런데 이 온라인의 관계는 그 점도가 참으로 옅습니다. 언팔로우, 혹은 로그아웃 한 번에 쉽사리 사라져버릴 수 있는 관계니까요. 그래서인지 서로 간의 약속이나 1/N된 책임감에 대해서 소홀히 대하는 친구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솔선수범해서 ‘캐리’하는 친구들의 가치는 더욱 더 귀해지는 듯 합니다. 

한 번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사용해 보면 어떨까요?

“초기 기독교의 교리 형성하는 과정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바울의 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 조기 축구에서 아빠가 혼자 캐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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