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으로 지역사회 신뢰 ‘쑥쑥’…“섬김이 가장 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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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으로 지역사회 신뢰 ‘쑥쑥’…“섬김이 가장 큰 기쁨”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1.02.2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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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로 뛰는 목회자 // ‘모두를 위한 나눔의 은사’ 김종만 목사(하남시 하나로교회)

작은 교회·교단·지역 위해 코로나19 방역활동 펼쳐
“젊음과 노년의 삶을 책임지는 교회 위해 목회해요”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지난 일 년 동안 예장 백석총회의 중요한 교단 행사 현장에서는 새경인노회장 김종만 목사(하나로교회)를 만날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먼저 소독약품을 챙겨와 방역기를 둘러메고 수차례 방역을 반복하며 섬겼다. 전국노회 신임원 워크숍, 강도사고시 등 안전한 교단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기꺼이 힘을 보탰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27년째 목회하고 있는 그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하던 초창기부터 하남시기독교연합회 내에서 코로나19 방역분과위원장을 맡아 수고하고 있다. 방역 사역을 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는 안전한 교단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김종만 목사(하나로교회)는 섬김과 나눔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목회자다.
김종만 목사(하나로교회)는 섬김과 나눔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목회자다.

이미 수년전 연합회장을 역임한 김 목사는  방역분과를 책임지게 되자마자 교회와 지역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사회 전체가 우왕좌왕 할 때 김 목사는 연합회 내 큰 교회와 작은 교회를 하나로 엮었다. 특히 작은 교회들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을 모으고 마스크와 소독약품, 소독기계를 마련했다. 지역의 동료 목회자들은 일이 되게 하는 그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베푸는 일이 되도록 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위임하고 협력해주었다.  

김종만 목사는 우선 작은 교회들을 순회하며 찾아가는 방역사업을 펼쳤다. 동시에 교회가 임대하고 있는 같은 상가 내 점포들도 찾아다니며 일일이 방역을 해주었다. 방역 방법조차 생소해하던 주민들은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교회를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됐다. 

지역 공동체를 위해 꾸준히 방역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아예 방역물품과 장비를 마련해 작은 교회들에게 공급해주었다. 목회자들은 매주 토요일이면 상가를 돌며 요즘도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교회가 자발적이고 철저하게 방역의 모범을 보이자 주목한 것은 하남시였다. 대부분 도시에서 마찬가지겠지만, 하남시 역시 모든 영역을 꼼꼼하게 챙길 여력이 부족했다. 그 때 교회와 방역 협력시스템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시장님과 공무원 분들이 많이 고마워했습니다. 교회가 철저하게 방역을 지킬 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도와주니까요. 지금까지 우리 시에서는 시청과 교회연합회가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같이하고 있습니다. 신뢰가 만들어지면서 시에서는 방역물품도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김 목사는 지자체와 교회가 좋은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데 밑거름이 됐다. 그는 “예수를 믿지 않는 주민들이 교회가 큰 일 한다고 칭찬해줄 때 보람이 크다”면서 “하남시에서는 교회에 대한 편견도 다른 지역보다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하남시는 수도권 다른 지역보다 감염 확진자가 확실히 적은 편이다. 

작년 6월 김종만 목사가 전국노회 신임원 워크숍에 앞서 아무도 없는 집회장소에서 방역활동을 할 때 모습
작년 6월 김종만 목사가 전국노회 신임원 워크숍에 앞서 아무도 없는 집회장소에서 땀흘리며 방역활동을 할 때 당시 모습

지역사회를 위한 김종만 목사의 섬김은 개척할 당시부터 이어온 목회철학 때문이다. ‘젊음의 삶과 노년의 삶을 책임지는 교회’가 그것이다. 

“지금은 신도시가 되어가고 있지만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는 이 지역이 배드타운에 가까웠거든요. 청소년들의 문제도 심각했고, 인근에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도 많았습니다. 삶을 책임져주는 교회가 되도록 하나님께서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김 목사는 지역 내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검찰 청소년분과 위원으로 상담사역을 시작했다.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아이와 부모를 면담해주고, 경찰서를 찾아다니며 청소년들을 빼내와 돌보았다. 

“그 때 상담했던 아이들이 가끔 찾아옵니다. 목사님 때문에 대학도 가고 결혼도 할 수 있었다고 인사하면 뿌듯하죠. 지금 목회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사역을 자원해서 찾아 하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필요한 먹을거리와 물품들을 가능할 때마다 여전히 나누고 있다.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무엇이든 들고 분주히 그는 찾아다닌다.  

얼마 전에는 교회 주변 콩나물공장에서 남는 콩나물을 얻어다 주민들이 가져가도록 엘리베이터에 잘 포장해 놔두었다. 작은 교회에도 보냈다. 교회에서 주는 것이라는 굳이 나타내지 않는다. 그런데 주민들은 김 목사가 나누어준 것이란 걸 다 알고 있다. 마주치면 감사하다고 인사한다. 목회자를 따라 하나로교회 교인들도 나누어주는 데 습관처럼 익숙해졌다. 

그는 주변에 일어나는 어려운 일이나 환경이 내 일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다른 교회의 어려움도 내 걱정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모이고, 후원 물품까지 몰린다. 하남에서 만난 목회자들은 김종만 목사를 만나면 시름을 잠시 내려놓게 된다고 했다. 당장 답을 얻는 것이 아니지만 편안해지기 때문이란다. 그는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려고 직접 발벗고나서는 일도 예사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자주 모이지 못하지만, 수시로 교회 앞마당에서 숯불이 피워지는 이유이다. 

“주변에서 나눌 수 있는 물품을 우리 교회로 자주 보내줍니다. 보내기만 하면 꼭 필요한 누군가에 보내고 그만큼 잘 나눈다는 것이겠지요. 지금 보세요. 얼굴도 모르는 청년사업가가 또 일회용 마스크 10만장을 보내왔잖아요.”

기자가 방문한 날 마스크가 든 상자들이 교회 앞에 쌓였고, 당장 필요한 곳들에 마스크를 나누고 가져다주었다. 또 필요한 곳에는 택배로도 보낸다. 오죽하면 동네 택배사 직원이 좋은 일 한다고 상자 값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을까. 김종만 목사의 작은 섬김에는 끝이 없다. 그의 넉넉한 미소가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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