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부터 개강까지가 ‘크리스천 대학생’ 세울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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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후부터 개강까지가 ‘크리스천 대학생’ 세울 ‘골든타임’”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2.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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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사역단체-캠퍼스 선교단체 연결고리 역할 자처한 ‘고프레쉬’
온라인 강의 시작으로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어져, “매년 지속할 것”

그렇게 신실하고 착할 수가 없다고 칭찬받던 우리 아이였다. 교회 학생회 임원을 도맡으며 봉사와 섬김에도 열심이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청년부에 꼬박 출석하며 어른들의 칭찬을 받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수능을 치르자마자 연기처럼 사라져 교회에선 코빼기도 찾아볼 수가 없다. 지역 교회 학생부·청년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스토리다.

안 그래도 잡기 힘든 스무 살 청춘들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 한 해를 잠식했다. 3월 새 학기마다 신입생을 만나기 바쁜 캠퍼스 선교단체들도 지난해에는 텅 빈 교정을 바라보며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몇몇 대형 선교단체들을 제외하곤 서울 전체 중소 선교단체들이 접촉한 신입생이 10여 명에 불과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 교계에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청소년 사역단체도, 대학생을 위한 캠퍼스 선교단체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문제는 이 두 단체 사이에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이다. 수능이 끝나고 대학교가 개강하는 3월까지의 짧은 몇 개월. 방심하는 사이 아이들은 세상이라는 급류를 탄다. 이 빈틈을 선교한국(상임대표:이대행 선교사)이 포착했다. 선교한국은 올해 ‘2021 랠리를 진행하며 고프레쉬’(Go Fresh)를 통해 고등학교와 대학교 사역단체들의 징검다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아이들의 고삐를 잡아라

이제 바다 건너 다른 나라만이 선교지가 아닙니다. 새벽이슬 같은 청년들이, 내일의 대한민국을 이끌 다음세대가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학교와 캠퍼스 현장을 해외와 같은 선교지로 인식해야 합니다.”

선교한국 총무 이웅용 목사는 사무실에 붙어있을 날이 없다. 전국 학교를 찾아다니며 교사와 학생들을 만나 고프레쉬로 이끌기 위해서다. 이 목사가 발로 뛴 결과 올해 2월 시작된 고프레쉬에는 대학 입학을 앞둔 36명의 신입생들과 18명의 대학생 봉사자가 참여했다. 지난해 중소 선교단체들이 서울에서 불과 10여 명의 신입생을 만났던 것을 떠올리면 상당한 규모다.

고프레쉬는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모임 두 가지 형태로 펼쳐진다. 먼저 2월 한 달 동안 매주 월요일 줌(Zoom)을 이용해 학생들을 만난다. 주제는 자기관리와 이성교제, 대학생활과 관계의 문제 등 신입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신앙 정체성을 지키도록 굳건히 세운다는 계획이다.

4차례의 온라인 강의 이후에는 오프라인 아웃팅 모임이 이어진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고려해 한 조는 단 3명으로 편성했다. 지역별로 2명의 신입생 멘티와 선교단체에서 훈련받은 대학생 한 명이 멘토로 참여해 팀을 이루게 된다. 이들은 3월 한 달 동안 지역 선교 역사를 탐방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교제를 이어가게 된다. 크리스천 신입생이 갖고 있는 고민들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올해 고프레쉬에는 고등학교 미션스쿨과 선교단체 대안학교, 탈북민 대안학교가 중심이 돼 MK 선교단체와 개인 참여자들이 함께한다. 이들을 만나고 연결하기 위한 역할은 청소년 사역단체인 십대지기선교회와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이 도맡았다. 온라인 강의와 대학생 조장 역할을 위해서는 캠퍼스 선교단체 JOY, JDM, SFC, ESF가 발 벗고 나섰다.

 

캠퍼스 사역의 시작은 고3부터

선교한국 2021 랠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고프레쉬지만, 단지 올해만의 일회성 이벤트로 끝낼 생각은 없다. 내년에도 대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교회와 캠퍼스 선교단체들의 어려움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웅용 목사는 “2월 고프레쉬를 마친 이후 미션스쿨과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연결 사역을 이어나가려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년 2월 두 번째로 진행되는 고프레쉬를 위해 올해 최소 300명의 학생들을 만나 접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당장 현장의 반응만 살펴도 한 번으로 끝내긴 아쉬운 사역이다. 미션스쿨과 대안학교 교사들은 고프레쉬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학교에서 정말 필요로 했던 사역이라며 환영했다. 일반 학교의 기독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첫주 강의를 접한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웅용 목사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그룹 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생들과 관계를 이어온 덕이다.

청소년 사역단체로 참여하는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의 최새롬 목사도 지속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목사는 생전 처음 보는 대학생 선배가 선교단체에 들어오라고 권유하는 것보다 고등학교 시절 만났던 형·누나, 언니·오빠가 자신이 속해 있는 선교단체에 함께하자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면서 아이들을 신앙으로 세우고 자연스레 캠퍼스 선교단체에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또 보통 캠퍼스 선교단체의 사역은 3월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야 한다. 수능이 끝나는 11월부터 아이들은 고삐가 풀린다. 11월이 최종기한이라는 생각으로 고3 생활을 시작하는 4월부터 아이들을 만나며 관계를 형성하고 고프레쉬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고프레쉬를 기점으로 청소년 사역단체와 캠퍼스 선교단체의 접점이 늘어나 선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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