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영혼의 만족을 주는 설교는 반드시 생명으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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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영혼의 만족을 주는 설교는 반드시 생명으로 이끌어”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2.09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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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이 만난 사람 // 금천설교아카데미 원장 김진홍 목사(청주 금천교회 담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지 1년. 목회의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신앙공동체 구성원들이 마음껏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신앙생활의 많은 부분을 온라인이 대체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비대면의 시대, 성도들을 바른 신앙으로 이끌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역시 ‘설교’라는 사실이다.

설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설교아카데미를 이끌어온 금천교회 김진홍 목사를 만나 목회와 설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진홍 목사는 “온라인 시대에는 목회자가 더욱 철저히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홍 목사는 “온라인 시대에는 목회자가 더욱 철저히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1년이었습니다. 금천교회는, 그리고 목사님은 어떻게 힘든 시간을 이겨내셨는지요?

- 백신이 보급되고 코로나가 진정된다고 해도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목회도 달라져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과거의 경험과 지식만으로 미래를 맞이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세상의 흐름을 보면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마지막 때의 징조들이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목회적 기준은 ‘마지막 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뜻을 이땅에 이루며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면서 참된 영성을 잃어가는 교회와 성도들의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무척 안타까운 현상이죠. 그래서 저희 교회는 교회 안에 영성이 충만하고 성도들의 심령에 깊은 영성이 살아 꿈틀대는 목회를 하고자 합니다. 그래야 교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께서는 오랜 시간 ‘금천설교아카데미’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목사들을 위한 설교 카운슬러로 잘 알려져 계신데요, 목사님께서 강조하시는 설교의 대원칙이 있으신지요?

- 지난 37년 동안 목회를 하면서 정리한 7가지 목회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는 인간관계고, 둘째는 영성, 셋째는 설교입니다. 그리고 넷째는 전도, 다섯째는 양육, 여섯째는 분위기이고요, 마지막은 목사의 단순한 삶입니다. 목사는 기도하면서 양을 돌보는 일에 집중해야 하고 설교 준비에는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바쁩니다. 
그리고 7가지 원칙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설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목회의 우선순위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에 있는 것이죠. 제 나름대로 설교 준비에 원칙도 있습니다. 설교를 ‘쉽게’, ‘좁게’, ‘깊게’하고 ‘논리적’이되, 성도들의 마음에 ‘들리는’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쉽게는 말 그대로 설교를 쉽게 하는 것이고, 좁게는 주제와 목적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깊게는 설교에도 영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사실 기도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기도하고, 또 준비한 설교를 많이 읽고 계속 수정하며 깊고 쉬운 문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죠. 좋은 설교가 준비될 수 있도록 성령의 기름부음을 사모해야 하고요. 논리적이지만 들려지는 설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서 언급된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의 융합인데요, 설교자의 인격(에토스)과 듣는 사람의 입장과 수준(파토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로고스)이 잘 어우러져야 성경을 통하여 성령께서 말씀하시도록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설교자는 나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비대면 예배가 장기화되면서 목회자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무엇보다 온라인의 집중도 때문에 설교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 온라인 예배는 교회와 목회의 경계를 무너뜨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님들의 설교 준비 부담은 대면예배만 드릴 때보다 훨씬 커졌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어느 때보다 더 철저히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 더 오랜 시간 말씀을 묵상해야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새벽에 일어나면 기도를 1시간 이상 하고요, 1시간은 운동을 합니다. 건강을 잃어봤던 경험이 있어서 목회자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침식사 후에는 성경을 열 장씩 읽고 묵상합니다. 성경 묵상이 끝나면 그동안 준비해놓은 설교들을 다시 읽고 수정하길 반복합니다. 이처럼 기도와 말씀, 그리고 깊은 묵상을 할 때 비로소 설교를 하기 위한 준비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사용하는 순서나 경건의 방법은 목사님들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목회자의 삶은 이처럼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중 가장 오랜 시간을 설교 준비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본을 잘 지킨다면 온라인 예배의 시대에 설교자로서 더 성장하고 영적 부흥을 경험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설교는 ‘쉽게-좁게-깊게’ 준비하되 오래 기도하며 수정 반복해야
교회와 예배의 경계 무너진 온라인, 더 철저한 설교로 사로잡아야
선포된 말씀은 삶의 적용 이끌고 하나님은 ‘진정한 예배자’ 찾으셔

목사님께서는 본지에 ‘목회와 설교’를 연재하면서 다양한 설교방법을 공유하셨는데요, 다양한 설교방법을 훈련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많은 목사님들이 여러 설교 유형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십니다.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어도 여러 유형의 설교를 완벽히 소화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죠. 여러 유형의 설교를 하는 것에는 장점이 있습니다. 성도들에게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다른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설교를 끌고 가기 때문에 계속해서 긴장감 있게 설교를 전개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도들로 하여금 설교에 기대감을 갖고, 모든 성도들이 설교에 참여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어느 본문이든지 자유롭게 설교를 준비할 수 있고 깊이 있는 설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코로나 시대에 가장 효과적인 전도는 바로 설교입니다. 설교는 영적 기근에 빠진 성도들에게 영성을 채워주는 힘이 있습니다. 은혜롭고 좋은 설교 한 편이 전도지가 되기도 합니다. 온라인으로 설교를 듣던 사람도 나중에는 성전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영혼의 만족을 채워주는 설교는 생명력이 있어서 결국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죠.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대언으로 말씀의 선포는 성도들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예배와 설교를 강조하는데 비해 성도들의 삶에서 신앙의 실천, 삶의 예배가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요?

- 한국교회 강단을 바라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바로 ‘적용’이었습니다. 설교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이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도들의 삶의 자리에서 고민하게 하는 것입니다. 성도들의 직장과 가정, 학교, 나아가 새로운 공간인 온라인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은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도들의 삶을 알아야겠지요. 그래서 저는 성도들의 삶을 돌아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개업하는 성도, 형편에 따라 작은 집으로 이사하는 성도, 입시를 앞둔 자녀를 둔 성도, 맞벌이 성도 등 그들의 삶을 듣다보면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감동이 옵니다. 성도들의 삶을 돌아볼 때 구체적인 적용이 나타나고, 그 설교가 성도들을 움직이는 생명력있는 말씀이 되기 때문입니다.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설교는 죽은 설교입니다. 설교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적용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금천교회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지역 주민을 위해 다양한 섬김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은 어떠해야 할까요?

- 지난해 저희 교회는 창립 35주년을 맞았는데요, 의미있는 일을 찾던 중 하나님께서 구제 사역에 대한 강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구제사역도 막연히 목사의 리더십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상황을 살펴야 합니다. 첫째는 성도들의 상황입니다. 코로나 위기는 성도라고 피해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진행하기보다 성도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헌신이 필요합니다. 우리 교회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라면을 선택했습니다. 1상자에서 10상자까지 성도의 형편에 따라 기부하게 했고, 총 1천500상자(2천만원 상당)를 청주시에 기탁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유의점은 구제의 대상과 범위인데요, 가까운 이웃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다른 나라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필리핀의 경우 나라 전체가 통제가 되어 성도들은 교회에 갈 수 없고 현지 목회자들은 사례비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6개월 동안 특별헌금을 드려 현지인 목회자 50명에게 매달 10만원씩 후원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우리에게는 큰 돈이 아닐 수 있지만 도움받는 분들에게는 단비와 같을 것입니다. 성도들의 요청으로 필리핀 목회자 지원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분들에게 용기를 준다는 점에서 구제 사역은 코로나 시대 교회가 반드시 감당할 책임입니다. 

마지막으로, 설교를 듣는 성도들의 자세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성도의 자세, 무엇보다 비대면예배를 드리는 온라인 성도의 자세를 어떠해야 할까요?

- 예배자의 핵심은 ‘나는 진정한 예배자인가’를 돌아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지금 예배자의 마음가짐과 예배의 자세는 더욱 중요합니다. 성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선 ‘코람데오’의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두려움으로 예배를 드리라는 뜻이죠. 이 두려움은 하나님의 거룩함과 광대하심 앞에 엎드린 피조물로서 우리 자신을 발견할 때 오는 두려움을 말합니다. 온라인 예배도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시간입니다. 이 중심을 잡게 되면 다른 것들은 자연히 준비되죠. 집에서 혼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더라도 정결하게 씻고, 단정한 옷을 입고, 온라인 화면에 집중하여 예배를 드리게 되죠. 마음으로 말씀을 받게 되고 찬양하며 기도하고,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예배자의 자세입니다. 

둘째는 예배에 집중하는 환경입니다.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더라도 주변을 정리하고 성경책과 헌금을 준비해야 합니다. 스마트폰보다는 집중력이 더 큰 노트북이나 TV를 연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는 홀로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가족이나 가까운 구역 성도와 함께 예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온라인 예배는 목회자에게도 성도에게도 시험대와 같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자인지 점검할 수 있는 기회죠. 다른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온전히 하나님을 예배하는 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온라인 예배조차도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이 될 때, 신앙의 영적 깊이는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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