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교회종교개혁 기념대회
루터(1483~1546)와 어깨를 같이하는 2대 종교개혁자 츠빙글리(1484~1531)를 만나게 하심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츠빙글리가 “개혁교회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여러 이유로 친하게 지내지 못했습니다. 그냥 학기 15주 중 한 주를 할애해서 그를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2017년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루터의 종교개혁 현장과 츠빙글리의 종교개혁 현장 취리히와 그의 빌트하우스 생가를 방문하게 됩니다. 특히 츠빙글리의 종교개혁 현장 취리히 그로스뮌스터 교회와 그를 기념하는 취리히대학교 신학대학을 방문하면서, 나는 새로운 도전을 받습니다.
취리히대학교 신학대학 교회사 교수이며 학장인 페터 오피츠(P. Opitz)와의 만남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위스개혁교회는 2019년에 츠빙글리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2017년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니, 묵묵부답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입니다. 마치 나에게 너는 장로교 개혁신학자인데, 우리와 함께 개혁교회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되묻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으로 떠들썩한 한국교회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당시 독일교회도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습니다. 세계에서 장로교회가 다수인 한국교회가 유일하게 독일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에 열정적이었습니다. 독일 신학생들이 묻기를 왜 너희들이 순례길을 찾듯이 독일을 찾아오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답을 듣고서야 신기한 듯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여러 장로교에 속한 개혁신학자들과 함께 2017년 말 제 연구실에 모여, 2019년 한 해 동안 개혁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를 한국에서 열기로 하고, 대회장이 되었습니다. 우선 츠빙글리를 소개할 책을 여러 학자가 참여하여 준비하고, 기념대회는 전국의 현장교회를 방문하여 일반 성도들이 참여한 가운데 특강식의 기념대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서울, 부산, 광주대회를 비롯한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독일, 미국, 캐나다에서 개혁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를 30회 이상 개최하였습니다.
성령, 성례, 공공신학자
개혁신학의 뿌리 츠빙글리에게서 3가지를 역사적으로 확인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를 2차 자료가 아닌 1차 자료로 직접 만나며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츠빙글리가 성령의 신학자, 성례의 신학자, 공공신학자라는 사실입니다. 개혁신학이 역사적으로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1. 츠빙글리는 성도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영 성령의 역사에 대해서 끝없이 그를 가져오며 그를 의지합니다. 성도의 마음에 믿음이 생기는 것도, 진정한 성도로 살아가는 것도, 성례가 바른 성례가 되는 것도, 하나님 말씀 성경을 이해하고 깨닫게 되는 것도, 바른 예배가 가능하고, 기도와 찬송이 하나님께 상달되는 일에도 성령의 사역만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강력하게 츠빙글리는 성령의 임재를 기다리며 갈망합니다. 신앙이란 성령의 인도로 가능할 뿐입니다. 성화도 성령의 열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