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와 다른 그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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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와 다른 그도 사람이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1.1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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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 있다. 바로 온라인이다.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분노에 찬 게시글, 댓글들을 읽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한숨이 절로 나온다.

주로 타깃이 되는 것은 유명인들이다.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사람들인 만큼 작은 티끌 하나만 보여도 분노의 대상이 되고 만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도 없는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 방송인 들이 포화를 맞았다. 유명인이 아니어도 일단 이슈가 되면 ‘신상털기’가 이뤄지고,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까지 지독한 악플의 대상이 된다. 바이트와 텍스트로 가해지는 돌팔매질은 다음 타깃이 나타난 뒤에야 잠잠해진다.

익명의 그늘 뒤에 숨어 그야말로 무차별적인 가해의 릴레이를 벌이는 이들을 보며 이것이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인지 원래 인간이 이토록 악한 것인지 깊은 회의감에 빠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모습이 자칭 크리스천이라는 이들 사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어쩌면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기도 하는데, 상대를 악마시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잘못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혹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상대를 악의 대리자처럼 낙인찍어 버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해 팀 켈러 목사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기독교인들을 향해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비인간화 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당부했던 말이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성경에서도 “모든 사람에 대해 온유하고, 가르치기를 잘하고 참으며 거역하는 자를 온유함으로 징계할지니 혹 하나님이 저희에게 회개함을 주사 진리를 알게 하실까 하며”라고 가르치고 있다.

지금의 현상이 코로나 때문이기를 바라며, 지독한 팬데믹이 하루 속히 정복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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