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숙 권사님의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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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숙 권사님의 카톡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1.01.1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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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39)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최재숙 권사님은 지금 팔십이 훨씬 넘어 관절 수술도 하시고, 몸도 많이 약해지셔서 주일예배, 안나 구역 기도모임만 겨우 나오시지만 제 목회 여정엔 늘 우리 권사님이 계셨습니다.

삼십 대 초반 개척할 즈음, 최재숙 권사님은 오십 대 후반으로 삼성생명 보험회사 소장직을 퇴직 후 여의도에서 부천으로 이사와 우리 교회에 등록해 저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후 10여년 넘게 신실함과 지혜로움으로 전도사 역할을 감당해 주셨습니다. 철모르는 목회 초년시절에 권사님은 저에게 많은 인생 가르침을 주셨는데요. 사실 저는 저를 가르치신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게, 지혜롭게 배려하며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함께 심방 가며 단 둘이 있을 때 “목사님 제가 보험회사 소장 교육을 받을 땐데요. 강사로 오신 분이 ‘리더는 저 호숫가 백조와 같아야 한다, 백조는 항상 우아하게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계속 쉼 없이 움직인다’며, ‘리더는 곁에서 보기엔 조용하고 분잡스럽지 않게 보이지만 계속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거였는데요, 그때 리더는 그래야 되는구나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하시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어린 자매 둘을 키워내느라 허덕이는 사모가 시간이 없을 땐 그림자처럼 저를 따라 다니셨구요. 젊은 여집사들이 제게 상담이라도 할라치면 꼭 곁에 함께 해 주셨습니다. 심방 갈 때에도 제 아내는 못 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권사님은 언제나 함께 해 주셨기에 저 자신도, 우리 교회 지체들도 편한 마음을 갖도록 해 주셨습니다.

그리곤 우리 권사님과 똑 닮은 진명자 전도사님, 정순애 전도사님이 사역을 시작할 즈음에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이고, 다음은 두 분이 목사님을 도와 드릴 차례입니다” 하시며 사역을 내려놓고 뒤에서 기도해 주시는 자리로 돌아가셨구요.

얼마 전 떡 선물이 와서 조금 보내드렸더니 최재숙 권사님으로부터 카톡이 왔습니다.

“떡 보내 주셔서 예쁜 집사님들과 맛있게 먹었습니다. 참! 인사가 늦어서 죄송해요. 제 행동이 자꾸 느려지네요. 그리고 늙은 권사를 찾아 주셔서 감사하구요. - 중략 -  언젠가 성경필사 하다가 요한복음 1장에 예수님이 제자를 만나는 장면,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 내가 보았노라’ 그 말씀이 그 무화과나무 아래는 우리들의 삶의 자리일수도, 교회 안의 어느 작은 직분으로도 예수님은 보실 수 있는 그곳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무화과나무는 성만교회였어요. 우리 예수님이 저를 보시고 제가 주님 앞에 섰을 때 이찬용 목사와 웃고 있는 널 보았다 하실걸요.

목사님 감사합니다. 늙어 잘 걷지도 못하고, 말도 어눌해 졌는데도 젊은 권사들이 찾아와 함께 주의 일을 하게 하심을 …. 목사님과 함께 있었음이 은총을 받는 자리였구요, 그 은혜를 감사합니다. 목사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이 아침 권사님의 카톡은 제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네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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