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를 사랑했던 장원기 목사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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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를 사랑했던 장원기 목사님 그립습니다”
  • 이영주 목사 원흥효진교회
  • 승인 2020.12.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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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뜻하신 일 헤아리기 어렵더라도.” 찬송가 620장 가사다. 이 찬송가 가사처럼 이 세상 살아가노라면 우리 인간으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고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이 있다.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을 보라 하나님께서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랴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뒤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전7:13~14) 

그렇다. 하나님께서 굽게 하신 일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으며 사람의 장래 일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늘 곁에 계실 것 같았던 장원기 목사님과의 이별이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 

지난 11월 30일 오전 10시 30분쯤 장원기 목사님과 전화 통화를 했었다. “나, 몸살감기로 몹시 몸이 안 좋아.” 그 말씀을 듣고 나는 “그래 형님! 빨리 병원에 가봐 요즘같이 엄중한 시기에 아프면 안 돼”라고 말씀드렸다. 이것이 장원기 목사님과의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장 목사님과 통화 후 사나흘이 지나 사모님께 다시 전화를 드렸더니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하셔서 안심했는데, 12월 14일 새벽 4시 20분쯤 양문교회 이승수 목사를 통해 부고가 전해졌다. “장원기 목사님께서 새벽 3시 30분에 소천하셨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아니 이럴 수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그 길로 인천 인하대학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은 새벽부터 통제가 매우 심했다. 5층 중환자실에서 입관하기 전 형님의 마지막 얼굴을 마주한 나와 유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일주일 정도 전화를 안 하면 궁금해 하시며 “너는 뭐 하느라고 전화도 없냐?”고 타박하던 형님, 내가 목회에 어려움을 토로하면 함께 부둥켜안고 울어주던 형님, 내가 좋은 일을 이야기 하면 자기 일처럼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해주며 격려해 주시던 형님, 이제 이 형님이 이 땅에는 안 계신다. 장원기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품으로 떠나고 나니 그와 함께 했던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고 장원기 목사와 이영주 목사(사진 왼쪽)는 제31회기 총회 총회장과 서기로 섬기며 총회 발전에 힘을 모았다.
고 장원기 목사와 이영주 목사(사진 왼쪽)는 제31회기 총회 총회장과 서기로 섬기며 총회 발전에 힘을 모았다.

2007년 제31회기 총회에서 장원기 목사님은 총회장으로 당선되셨다. 그리고 나는 총회 서기로 선출되어 함께 총회를 섬겼다. 그 해 5월에 우리 교단 처음으로 강원도 홍천 비발디콘도에서 2,000명의 목사님 부부를 초청하여 교역자영성대회를 개최했다. 우리 학교 출신인 윤석전 목사님을 주강사로 초청하여 큰 도전과 은혜를 받았다. 또 개회예배에는 설립자 장종현 목사님의 열정적인 말씀으로 참석자들이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 때 승합차를 경품으로 내놓았는데 서로들 자기 것으로 찜하여 때가 묻었을 정도였다. 

서부산노회 설립을 위해 부산에서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했던 일들, 그리고 32회기 총회가 수원명성교회에서 개최되었을 당시 장원기 목사님의 불굴의 의지로 주요 현안을 모두 처리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3가지 중요한 이슈는 첫째, <합동정통>이었던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변경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장로교단 회기를 함께 사용했던 92회기를 우리 총회 역사에 맞추어 32회기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안건은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여성목사 안수’ 허락의 건이었다. 민감한 사안으로 인해 총대들이 크게 대립되어 교단이 갈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때 총회장이었던 장원기 목사님은 눈물을 흘리면서 총대들에게 호소했다. 총회 개회 전에는 전운이 감돌았는데, 총회가 시작되자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다. 안건들은 일사천리로 통과되었고, 대립과 갈등이 은혜와 평강으로 바뀌면서 화목한 총회로 마무리 됐다. 그 때 총회장 장원기 목사님의 간절한 눈물의 호소는 백석총회로 교단 명칭을 바꾸고 지금까지 성장하는데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고 장원기 목사님은 교회제일주의자이다. 피와 눈물과 땀으로 세운 흥광교회를 지난 10월 총회유지재단에 가입시켰다. 200억 재산을 유지재단에 가입시킴으로 인해 이 교회가 하나님의 것임을 총회와 온 성도들에게 천명했다. 그는 또한 총회를 뜨겁게 사랑한 증경총회장이며 총회 일이라면 항상 앞장서서 헌신한 일꾼이었다. 특히 선교에 큰 비전을 가지고 아프리카에 염소은행으로 설립하여 현지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헌신하셨다. 

장원기 목사님의 마지막 길을 찾은 총회장 장종현 설립자님께서는 “우리 교단에 큰 별이 떨어졌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장원기 목사님은 떠났지만 그의 삶과 신앙, 그리고 그가 펼친 많은 사역들은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12: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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