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핍박과 두 번의 전쟁으로 유대인 2천년 유랑 시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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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핍박과 두 번의 전쟁으로 유대인 2천년 유랑 시작돼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0.12.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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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39 -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2

그렇다면 언제 기독교는 유대교회로부터 결별하게 될까? 아돌프 하르나크는 그 때를 60년대 초로 보았다. 조셉 켈리(Joseph Kelly)는 64년 로마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이 유대교와 기독교의 차이를 보여 준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 시기에 로마제국은 기독교는 유대교의 분파나 이단이 아니라 유대교와 다른 종교집단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대속적 죽음 및 부활교리는 결정적 차이점이었지만, 보다 중요한 외적인 차이는 기독교의 이방진출이었 다. 유대교는 민족종교였기 때문에 민족의 한계, 혹은 민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남아 있었다.

물론 소수의 ‘경건한 사람들’, 곧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들이 없지 않았지만 이것은 예외적인 경우였다. 그러나 기독교의 가르침은 인종적 한계를 넘어 이방지역으로 확산 되고 있었다. 이런 현실에서 로마제국은, 기독교는 유대교와는 다른 종교집단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64년 로마시에 화재가 발생했을때 네로는 ‘기독교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이제 기독교인들은 유대인들이 누리던 황제숭배 의무로부터 유예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66~70년의 제1차 유대전쟁(First Jewish War)기에 기독교인들, 특히 예루살렘에 있던 기독교인들은 유대인들의 반 로마항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로써 유대교와의 결별은 보다 분명해졌다. 70년 디도(Titus)에 의한 예루살렘의 함락으로 기독교는 유대주의 본거지를 떠나 이방지역으로 확산된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분리는 주후 90년에 일어났다. 유대 랍비들의 모임인 얌니아(Jamnia)회의는 39권의 구약성경을 확정한 회의이기도 한데, 여기서 유대주의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확정됐다. 이때 기독교인들의 회당에 서의 예배가 금지되고 기독교인들에 대한 저주를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기독교와 유대교는 완전히 분리되었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로마 제국에서 핍박을 받았던 유대인들은 소멸되지 않고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132년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 다시 반란을 일으켰다. 두 번째 반란이었다. 지도자가 바르 코흐바(Bar-Kokhba)였다. 두 번째 전쟁은 3년간 지속되었으나 결국 유대인들의 패배로 끝났다. 이때 유대인들은 영토 국민 주권 모두를 잃었다. 로마와의 전쟁에서 국민 3분의 2가 목숨을 잃었다.

이때부터 2천년에 이르는 유랑의 시기가 시작된다. 135년부터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가까운 어디에도 살 수 없도록 제한을 받았고, 유럽과 북아프리카로, 혹은 제국의 도시에 흩어져 살았다. 유대교인들과 기독교인들은 별개의 종교 신봉자로 상호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살았다. 때로 동일한 목표에는 의견을 같이했으나 때로 대립했다. 그런 가운데서 기독교 지도자들이나 변증가들은 유대교도들과 가상 토론하며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순교자 저스틴(Justin Martyr, 125~163)이었다. 그는 『유 대인 트리포와의 대화 Dialogus cum Tryphone Judaeo』라는 글에서 유대인으로서 기독교인이 아닌 트리포와의 담론 형식의 글에서 구약을 인용하여 우의적(寓意的), 혹은 유형론적(類 型論的) 해석을 통해 기독교의 우월성을 강조하였다.

그 다음시기 오리겐이나 제롬은 유대학자들과 토론하고 연구하였고, 3세기 초 북아프리카의 터툴리안은 『유대인 반박 Adversus Judaeos』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에서 그는 유대인들이야 말로 하나님의 은혜를 거절하였고, 문자적으로 구약을 해석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제 기독교인들만이 구약의 진정한 해석자라고 하면서 율법은 영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에는 공개적으로 반 유대주의적 성향을 보인 교부들도 있었다. 밀란의 주교 암브로시우스(c.339~397) 가 대표적인 경우였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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