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회 이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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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회 이름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12.0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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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백명씩 발생할 때 국내 유력 매체에 실린 기사 내용이다. 가만히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확진환자가 여러 곳에서 발생했고 대부분은 실제 감염환자 발생 장소를 확인할 수 없도록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유독 한 곳, 교회 명칭만 뚜렷하게 활자로 남아 있다.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자료를 확인해 보았다. 분명 마포구 소재 교회로만 공개되어 있을 뿐 이름은 없었다.

사실 교계기자인 필자에게 이 교회는 낯익다. 성추문으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까지 받은 이가 개척한 곳이며, 기명으로 관련 기사를 많이 쓰기도 했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유독 교회 실명만 기재하면서 낙인을 찍어버렸다. 이 매체는 한국기자협회 소속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지난4월 감염병 보도준칙을 제정해 선포했고, 그 주요 내용에는 “피해자들의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있다.

한 때 일반 매체 기사마다 ‘교회발’이라는 표현이 유독 많이 등장했다. 전체 한국교회를 생각하면 발생 빈도가 많다 할 수 없었지만, 기사를 본 사람들은 교회를 싸잡아 힐난했고 교회에서 코로나19 감염자만 발생하면 기독교인들은 증오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누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현실이다. 방역대책에 소홀했다면 당연히 비판받을 수 있다. 그래도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 매체에서 이런 방식은 분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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