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본 강한 교회 공동체, 세상 향한 공적책임 더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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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본 강한 교회 공동체, 세상 향한 공적책임 더 키워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11.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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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지난 12일 ‘제22회 온택트 전국수련회’ 개최

포스트 코로나19 연구 프로젝트 2차 발표 차원 진행

주제 '코로나19 한국교회의 사회 참여', 유튜브 생중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지형은 목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연기했던 제22회 전국수련회를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했다. 지난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전국수련회를 가진 한목협은 포스트 코로나19 연구 프로젝트’ 2차 발표회도 겸해 진행했으며, 이번 발표회 주제는 코로나19 한국교회의 사회참여였다.

포스트 코로나19 연구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역할과 방향, 위기대응 등을 포괄적으로 연구하는 사업이다. 지난 6월 시작돼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 다섯 차례에 걸쳐 포럼을 열어 전문가들의 연구 성과들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목협 제22회 전국수련회와 포스트 코로나129 연구 프로젝트 제2차 발표회가 지난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가운데,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한목협 제22회 전국수련회와 포스트 코로나129 연구 프로젝트 제2차 발표회가 지난 12일 성락성결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가운데, 유튜브로 생중계 됐다.

“코로나19는 교회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19: 사회 회복과 통합을 위한 교회의 역할주제의 기조발제에서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지만 위기를 변화의 적극적인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사회에 대한 공적 책임, 관행을 깬 새로운 기준을 정립해야 할 때고 방향을 설정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람들 간 협력하는 사회 자본이 약화되어 있고, 지역사회 안에서도 불확실성과 신뢰 하락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때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세상에 보냄을 받은 자로서 이웃을 사랑하며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 역할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따르면, 사회학자 로드니 스타크는 기독교의 발흥에서 초기 기독교는 이교도들과 달리 전염병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해하고 이웃사랑의 규범을 가지고 전염병 환자들을 돌보았고, 이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위대한 종교로 성장했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중세 기독교에 와서는 전염병이 발생하자 사람들을 교회당에 모아 급속하게 확산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모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돌보았던 초기 기독교인과 분명 달랐다면서 오늘날 한국교회가 전염병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먼저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갖는 노력이 요청된다고 전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코로나19 때문에 소득 하위 60%에 해당하는 가구의 근로소득이 감소했지만, 소득 상위 40% 이상은 7.8%나 증가했다. 중소상공인들도 적자에 허덕이고, 취약계층일수록 고용 불안정성은 더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전염병으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중요하고, 신뢰회복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사회 자본이 잘 형성되어 있는 교회 공동체라면서 자기희생의 규범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사회 곳곳에서 공적인 책임과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는 교회 내 소그룹 공동체의 가진 가능성이 주목된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소그룹 모임이 활발한 교회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덜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그룹 활동 속에서 개인 신앙뿐 아니라 섬김과 교제가 더 활발했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가 조직을 대형화하기보다 소그룹 네트워크 형태로 전환해 교회와 사회를 연결해 기독 시민이 사회 참여를 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주민자치운동 차원에서 시도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에 주목했다.

정 교수는 교회가 마을 만들기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지역 사회활동 전략팀 구성 교회 소그룹을 TF팀으로 활용 교회 재정 일정 부분(10% 정도) 지역사회 활동비 소모임과 지원대상자 연결하는 책임봉사제 실시 등을 제안했다.

세상과 소통하는 언어와 태도 가져야
신동아 기자 출신이자 문체부 종무관을 역임한 바 있는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안기석 공동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난맥상이 여러 부분에서 드러났다. 한국교회가 일반 언론과 세상과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태도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안기석 공동대표는 한국교회는 통일되지 않은 채 양 극단의 의견들이 그대로 언론에 노출되면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진원지로 교회가 지목되고 예배 갈등 문제만 언론에 보도되면서 자기 신앙만 주장하는 종교집단으로 인식되고 말았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교회가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을 일반 언론들의 시선으로 바꾸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를 시민사회와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공동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고통을 먼저 배려하고, 방역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 나서는 언어와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지역 사회에서 주민들을 섬기고 다종교 사회에서 이웃 종교인들과 공동선을 실천하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재 트라우마, 십자가에 내려놓도록
코로나19 사회적 트라우마와 치료에 대해 주제발제 한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권수영 교수는 “1895년 콜레라가 창궐했던 당시 올리버 에비슨과 다른 선교사들이 신분을 가리지 않는 아가페 사랑으로 치사율 90%에 육박했던 전염병에서 60% 이상이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한국교회가 그 역사를 기억하며 재난의 중심에서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세월호 사건과 가습기 살균 피해 등을 겪었던 트라우마가 사람들의 암묵기억 속 내재되어 있다가 이번 코로나19 이후 죽음의 공포로 빠져들게 했다고 본다교회 공동체는 이들이 겪는 트라우마를 도외시하지 말고, 피해자들이 신체와 감정이 평안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시대에는 다양한 상처와 트라우마로 인해 극도로 공격적이거나 집 안으로 숨게 되는 이웃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열린 쉼터로서 교회는 숨겨진 상처에 민감해야 하고, 자칫 이들이 이단 종파의 공동체를 유일한 쉼터로 여기지 않도록 막는 일이 중요하다. 신체와 마음 깊은 속의 트라우마를 기억해 십자가 앞에 내려놓도록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목협 온택트 전국수련회는 유튜브로 생중계 됐으며, 연구 발표회 이후 지정토론에 이어 연합과 일치의 예배를 드렸다.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우리는 코로나19 상황 한가운데서 역설적으로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교회가 교회답게 바로 서야 하고, 공의와 상생, 사랑과 평화의 삶을 펼치는 사회참여와 복음전도를 함께 이뤄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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