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어디에?
상태바
희망은 어디에?
  • 강석찬 목사
  • 승인 2020.11.04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석찬 목사/예따람공동체

1974년에 제작된 영화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은 138층 빌딩을 건축하고 개관하는 날 발생한 대형화재를 다뤘는데, 1971년 성탄일에 발생했던 대연각 호텔 화재를 참고했다고 한다. 영화의 화재는 값싼 전선을 사용함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날 많은 전력을 사용하여 과부하(過負荷)로 합선되고, 빌딩 전체가 화마에 휩쓸려 많은 희생자가 생기고,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희생을 다룬 재난 영화이다. 부실공사(不實工事)가 큰 사고가 됨을 알려준 영화이다. 배후에 무엇이 있었을까? 불의한 사람들의 물욕(物慾)이다. 1970년 4월 8일 와우아파트가 무너졌는데 부실공사가 원인이었다. 이후에도 비슷한 사고는 계속되었다. 원인은 한결같이 부실공사였다. 부실공사의 내부에는 부정하고 불의한 사람들의 물질에 대한 탐욕이 숨어있었다.

을사조약(乙巳條約) 1주일 전, 고종황제가 무엇을 하였는지를 상세히 밝힌 박종인 씨의 글에 따르면, 고종은 일본공사인 하야시 곤스케(林權助)로부터 2만 원(현재 약 25억 원)을 받았다. 황실 창고에 돈이 마르고, 외국 내빈들을 대접할 돈이 없어서였다고 했지만, 이토 히로부미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이다. 고종은 일제와의 조약을 반대하는 대신들을 파면하였고, 새로운 인사는 “이토 히로부미와 하야시의 충고에 따라” 이뤄졌다. 이와 같은 고종의 태도를 성토하는 상소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으나, 고종은 이들을 궐 밖으로 쫓아버렸다. 고종은 한일의정서 체결 직후, 1904년 3월에도 이토 히로부미에게서 “메이지 천황의 선물”이라며 현금 30만 엔을 받았다. 이토 히로부미는 300만 원을 대한제국 정부의 관료들에게 고루 뇌물로 주어 조약이 성립되기를 꾀했다.

왜 이 나라가 일제에 국권을 빼앗겼는가? 늑탈(勒奪) 당했다고 하지만, 내용을 보면 아니었다. 나라가 힘이 없어서? 아니었다. 백성이 우매하여서? 아니었다. 슬픈 사실이지만, 임금의 배에 황금이, 고종 앞에서 알랑거리는 을사오적을 포함한 관료들의 입에 뇌물이 채워져 있었다. 결국, 대한제국 정부가 나라를 팔아넘겼고, 나라는 망(亡)했다. 그런데 이것을 몰랐던 백성은, 고종의 장례식을 계기로 1919년 3월 1일, 독립 만세 운동을 일으켰다.

요즘 정말 뜨거운 뉴스는, 권력이 개입된 것으로 보이는, ‘라임, 옵티머스’ 사건이다. 온 나라가 벌통을 쑤신 것 같이 뒤죽박죽, 시끌벅적이다. 2조 원에 가까운 현금은 어디로 갔을까? 궁금하다. 사건에 대한 의혹이 끊임이 없다. 이 배경에 무엇이 작용하고 있을까? 황금충(黃金蟲)이다. 역사학자들은 권력과 재물이 합쳐지는 곳에 게이트가 발생한다고 했다. 여러 게이트가 발생하는 것이, 이 나라가 망할 징조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이런 시대에 예언자의 소리를 내어야 할 교회는 어떨까? 교회를 세운 기둥이 어떤 것인가? 기복신앙, 물신숭배의 기둥을 세우고, 주님의 교회로 착각한다면, 무너진다고 했던 예루살렘 성전과 다르지 않다. 기복신앙은 주님의 교회를 세우는 재료로는 불량품이다. 사탄이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실공사로 세운 교회는 무너져 망(亡)한다. 

시론자는 11월 1일 주일예배를, 30여 명의 교인이 대면 예배로 드리는 작은 교회에서 지켰다. 여집사가 ‘우리의 기도’를 드렸다. 교단을 대표하고 한국교회를 대변한다는 큰 인물이 아니었다. 집사의 기도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큰일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기도는 망해가는 한국교회를 바르게 바꾸어가는 기도였다. 작은 소리로, 겸손한 자세로 또박또박 아뢰었다. “코로나로 거리두기를 하던 우리가, 주님의 교회에 거리를 두게 된 것은 아닌지, 우리가 누군가를 주님께 거리 두게 하는 자가 된 것이 아닌지 자신을 돌아보게 하소서.” 바로 여기에서 한국교회의 희망을 보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