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종교박해, 교도소보다 강력한 ‘정치범수용소행’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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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종교박해, 교도소보다 강력한 ‘정치범수용소행’ 최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10.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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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정보센터, ‘2020 북한 종교자유백서’ 발간
탈북민 46.7%, “종교활동 시 ‘정치범수용소’ 보내져”

“북한 종교자유 없다” 99.6%, “성경 본 경험 있다” 4%
탈북민의 현재 종교는? 가장 많은 41.4% ‘기독교’

2007년 이후 우리나라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북한에서 종교 활동을 하다 적발될 경우 처벌 수준에 대해정치범 수용소행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교도소에 보내지는 것보다 강도가 높은 처벌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지난 30일 발표한 ‘2020 북한 종교자유백서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14,832명 중 6,408(46.7%)이 종교 활동을 할 경우 정치범수용소행처벌을 받는다고 답변했다.

가장 낮은 처벌 수준인 노동단련형이라는 답변은 4173%에 불과했으며, 우리나라 교도소에 해당하는 교화소는 1,467(10.7%)이었다.

<종교 활동 시 처벌 수준>      자료제공:북한인권정보센터

2008년 이후 13년째 북한종교자유백서를 발간하고 있는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올해 조사에서 최근 북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2007년 이후 입국자로 한정해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했다.

북한종교자유백서에 실린 북한이탈주민의 실제 인터뷰 내용을 보더라도 북한 당국이 잔혹하게 박해하는 실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

아주머니 한 분을 농장 탈곡장에서 공개 총살하는 거예요. 공장 기업소에서 총살하는데 가도록 해서 구경 갔는데 왜 총살이냐고물으니까 성경을 보관했다고 말했어요. 머리, 심장, 다리 있는데 묶고 총살했어요.” 

“***이가 강제송환을 당해 들어왔어요. 가가 중국에 있으면서 기독교 신자고 기독교 전파하는 일을 조금 했단 말입니다. 아는 사람 만나면 하나님이 좋다,’ ‘하나님 믿으라고 이런 식으로. 같은 고향 사람인데 마지막으로 한 번 보겠음 보라고 해서 만나게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딱히 총살은 아닌데 그저 죽이는 거란 말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문항에 역시나 14,052명이 응답해 99.6%(13,993)가 북한에서는 종교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종교 활동 허용여부 (%)   자료제공:북한인권정보센터
<종교 활동 허용여부>(%)          자료제공:북한인권정보센터

수도 평양의 경우 당국이 인정하는 봉수교회와 칠골교회와 같은 예배당이 있다.

하지만 평양이 아닌 지방에 당국이 인정하는 합법적인 가정예배 처소가 있는지문항에 응답자 14,270명 중 14,075(98.6%)그런 장소는 없다고 응답했으며, 184(1.3%)가정예배 처소가 있다는 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 목격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교회와 같은 비밀종교 참가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1.2%(168) 정도가 북한에서 종교 활동에 몰래 참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68명 중 159명은 북한을 탈출한 시기가 2001년 이후인 것으로 볼 때, 2001년 이후 북한 지역에서 비밀 종교 활동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또 북한에서 성경을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0%(575)나 됐으며, 559명은 탈북 시기가 2000년 이후였고 단 16명만 탈북 시기가 2000년 이전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북한에 성경 유입이 2000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북한이탈주민 중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기독교가 가장 많았다.

종교를 묻는 질문에 14,198명이 응답한 가운데, ‘기독교5,874(41.4%), ‘불교1,520(10.7%), ‘천주교’ 1,385(9.8%) 순이었으며 종교가 없다는 응답자는 3,975(28%), 미상은 1,369(9.6%)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활동을 시작한 시기에 대해서는 국정원(조사시설)에서부터 가장 많아 3,544(34.7%)이었으며, 중국이라는 응답이 3,022(29.6%), 하나원은 2,739(26.8%), 중국 외 제 3국에서부터는 584(5.7%) 순이었다. 북한에서부터라는 응답은 175(1.7%)이었다.

한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NKDB 통합인권 DB’가 보유하고 있는 78,798건의 사건과 48,822명 인물을 분석해 모은 북한 종교박해 사건 1,411건을 분석한 결과도 발표됐다.

종교박해 전체 사건 규모(건, %)    자료제공:북한인권정보센터

종교 활동에 의한 박해가 748(5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종교물품 소지 332(23.5%), 종교전파 146(10.3%), 종교인 접촉 63(4.5%) 순이었다.

북한 종교박해 피해자의 경우 생존 22.2%, 사망 17.2%, 미상 60.6%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종교박해 사건 발생 또는 목격 당시 처벌 수준을 살펴본 결과, 구금이 826(58.5%), 이동의 제한 147(10.4%), 사망 1,216(8.9%), 실종 94(6.7%), 상해 79(5.6%), 추방 및 강제이송 53(3.8%) 순으로 나타났다. DB에서 확인된 자료만으로도 북한 당국이 매우 강력하게 종교박해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에서 종교박해는 기도를 하거나 찬송가를 부르거나 예배를 드리는 것과 같은 종교 활동이 적발돼 처벌받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책과 십자가와 같은 종교물품을 소지한 경우, 중국 등 제3국에서 선교사 또는 기독교인을 접했거나 북한에서 종교 활동을 하는 인물을 접한 경우 순으로 박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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